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대통령과 언론의 자유

수사기관, 언론 잇단 강제수사…압수수색 영장청구 1년새 급증

한국 언론자유지수 4단계 하락, 정부 비판 언론 대상 ‘언론 위기’

  •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
  •  |   입력 : 2023-09-17 19:50:16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검찰이 지난 14일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소속 기자 2명, JTBC를 압수수색했습니다. 뉴스타파를 강제수사한 것은 지난해 3월 대선 직전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사이에 오간 대화 보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김 씨에게서 1억6000여만 원을 받은 대가로 인터뷰했고 이를 보도,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JTBC는 대선을 앞두고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다룬 것이 윤석열 후보를 비방해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지녔다는 것입니다.

검찰이 명예훼손 혐의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느냐를 두고 뒷말이 나옵니다. 수사권 조정으로 부패·경제 범죄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경찰이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미 수사중인 사건과 증거·피의자가 같으면 직접 수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이 수사하는 사건, 경찰이 송치한 사건과 관련해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라면 수사할 수 있다는 검찰청법 제4조 1항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후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언론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MBC 양모 기자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습니다. 경찰은 이보다 앞선 지난 4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시민언론 더탐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최근까지 17번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이 정부에서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34만7431건의 영장 청구가 지난해 39만6671건으로 5만 건가량 증가했습니다. 물론 문 정부에서도 영장 청구는 해마다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그 증가량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한 것을 고려할 때 올해는 지난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올해 대한민국의 언론자유지수는 세계 180개국 중 47위입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매년 산출하는데 우리나라는 올해 4단계 하락했습니다. 기자회는 한국 언론이 정치인과 정부 관료, 대기업의 압력을 받는다고 진단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41~43위였으나 윤 대통령이 집권하자 다소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 헌법 21조에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은 언론의 자유를 가지고, 언론에 대한 허가나 검열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방송·통신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책임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명예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안 되고,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배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자유의 신봉자입니다. 대통령 취임사와 8·15 경축사 등 연설을 할 때마다 ‘자유’를 많이 사용합니다. “공산 전체주의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 “위대한 국민, 자유를 향한 여정”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다” 등 자유를 그 어느 가치보다 중시합니다.

잇단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보면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는 언론의 자유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언론의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입니다. 기자는 오보할 수 있습니다. 매일 기사를 써야 하는 직업 특성상 늘 오보에 노출돼 있습니다. 그래서 확인하고 또 확인해 기사를 써야 합니다. 물론 고의로 명예를 훼손했을 때는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합니다.

권력자에 대한 언론의 감시 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는 최대한 자유를 보장해야 합니다. 권력을 비판했다고 해서 강제수사한다면 언론의 자유는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오보로 명예가 훼손됐다면 언론중재위에 피해 구제 중재를 신청하거나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게 순리입니다. 그게 언론중재 및 피해 구제에 관한 법의 취지이기도 합니다. 정부와 대통령이 앞장서 고소·고발하고 수사로 이어진다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입니다.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기자와 국민이 목숨을 걸고 싸워온 것이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입니다. 강제수사가 진행되는 요즈음, 역사의 퇴행을 보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의 조처는 언론 자유의 폐해를 치료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과정에서 언론을 죽일 위험이 있다는 허친스 보고서를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일독하길 권합니다.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후자를 택하겠다는 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의 말이 생각나는 작금입니다.

최현진 디지털부문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3. 3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대 마을버스뿐
  4. 4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5. 5[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6. 6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9. 9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10. 10“미래대응기금 조성, 교부세 축소 안 돼”
  1. 1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4. 4[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5. 5"법령 검토해 결정하겠다"던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6. 6[2026 국감 브리핑]조경태 “최고 시스템 갖춘 건기연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침하 연구해야”
  7. 7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8. 8이 대통령, "생애 첫 연금 지원사업 신청한 사람만? 실질적 불평등"
  9. 9이 대통령 "관행·절차 얽매이지 말고 주택 공급 전격전 펼치길"
  10. 10통일부. 北 대남확성기 재개 위협에 “문제 해결 노력에 호응” 촉구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뭐라노] 금양 부활할까
  4. 4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5. 5내년 주목할 세계 여행지 톱10에 부산… 국내 유일
  6. 6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7. 7"원전 사업자 한수원, '안전 미준수' 과징금만 5년간 338억원"
  8. 8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9. 9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10. 10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대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6. 6“미래대응기금 조성, 교부세 축소 안 돼”
  7. 7이번에는 진짜 가야할 때…‘부캉이’ 다시 바다로 보낸다
  8. 8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9. 9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10. 10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발가벗겨진 사우디
“난 짜장”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LCC 통합 때 약속한 부산 허브 구축, 정부가 이행하라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무색, 제도적 미비점 보완 시급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