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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고령 정치인 논란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3-09-14 19:18:50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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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는 아테네와 고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도시 국가였다. 아테네가 평등한 시민으로 구성된 민주정치를 편 반면 스파르타는 60세 이상 귀족으로 구성된 장로회의가 통치했다. 장로는 단순히 나이가 많은 게 아니라 연륜에 맞게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덕과 능력이 높은 사람이었다. 철학자 플라톤은 ‘장로는 통치하고, 청년은 복종해야 한다’며 스파르타의 정치 체제를 옹호했다.

정치는 젊은 혈기보다는 연륜과 지혜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각 나라에서 고령 정치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고령 정치인에 반감이 크다고 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고령 정치인들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건강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상 최고령 현역 대통령인 조 바이든은 이미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가 재선에 성공해도 임기를 마치면 86세다. 트럼프 전 대통령 나이도 77세로 적지 않다. 공화당 상원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올해 81세다. 올해 83세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도 내년 총선에 도전한다. 상·하원에 80대 이상 의원만 21명일 정도로 미국 정치에서는 노익장을 과시하는 고령 정치인이 많다.

하지만 미국 유권자들은 고령 정치인 전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유권자 1329명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결과 75세 이상 정치인에게 강제적인 정신 능력 테스트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하자는 의견에 응답자 76%가 지지했다. 응답자들은 또 대통령, 상·하의원직에 나이 상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여의도 정가에도 고령 정치인들이 혈기왕성하게 일하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중 최고령은 76세의 김진표 국회의장이다. 역대 최고령 국회의원은 14대 국회에 84세로 입성한 문창모 전 통일국민당 의원이다.

올드보이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 복귀를 노리고 있다. 박지원(81) 전 국가정보원장 정동영(70) 전 통일부 장관 천정배(68)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출사표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에선 65세인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 회장이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출마 결행 여부는 미지수다. 내년 총선의 이야깃거리임은 분명하다.

젊은 정치인들의 혁신과 활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올드보이들의 도전이 마뜩잖을 게다. 하지만 원로들이 갖춘 지혜와 통찰력, 전문성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나이가 경륜을 보장하지 않듯 젊다고 다 참신한 것은 아니다. 올드한 정치가 문제다. 고령사회 아닌가.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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