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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논란 빚는 ‘공교육 멈춤’, 교사 본분 명심하길

정부·정치권 교권보호대책 마련 중…학습권 침해하며 강행할 명분 없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3-08-28 19:11:26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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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유·초·중·고 교사들이 월요일인 다음달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서울 서이초등학교와 국회 앞에서 집회를 추진하다 취소했다. 교육부가 이를 사실상 불법 파업으로 보고 강력 징계를 예고한 데 따른 움직임이다. 하지만 집단 병가 및 연가 움직임은 여전하다. 이날은 서이초 교사가 사망한 지 49일째로, 숨진 교사를 추모하고 교권 회복 대책을 촉구하는 게 목적이다. ‘9·4 공교육 멈춤의 날 동참 서명인원 집계’에 따르면 28일 현재 전국 1만800여 학교에서 8만2600여 명이 동참을 선언했다. 여기엔 교장 교감도 700여 명 포함됐다. 부산에선 459곳, 2192명이 서명했다. 재량휴업일로 지정한 학교도 전국 484곳이다. 집단 연가에 대한 교육부 대응이 주목된다.

학부모 민원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새내기 교사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지 않은 국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죽음을 추모하는 방식이 꼭 교사들의 집단 행동이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사망한 교사의 49재 형식이 논의되던 한달 전과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무너진 교권을 개탄하는 여론이 빗발쳤고 이를 발판으로 정부와 정치권이 법과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섰다. 이미 발표된 학생생활지도고시와 교권보호종합대책에 상당 부분 개선책이 반영됐고, 이를 완결하기 위한 관련법 10여 건 개정도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걸 못 기다리고 교사가 집단으로 수업을 빼먹겠다는 건 되돌려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참여 의사 교원 중에 교장과 교감이 수백 명이라는 사실은 놀랍다. 교장은 기관장이다. 학생이 교사를 때리고 학부모가 교사를 농락하는 공교육 붕괴의 1차 책임은 그들에게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담임이나 주요 보직 등 힘들고 어려운 일은 저연차나 기간제 교사에게 떠맡기는 불합리하고 무책임한 학사 운영의 결과가 지금 같은 사태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을 곱씹어 봐야 한다. 교사의 집단 행동을 막아야 할 교장 교감의 동조는 자칫 교육부의 민원대응팀 일원화 지침에 대한 저항으로 비칠 수 있다. 교육 현장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추모 집회엔 지지 운운하는 일부 교육감 행태도 어이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권한만 누리고 책임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직위의 사람들이 면피에 그치지 않고 선동까지 하는 모양새다.

정부와 정치권이 내놓은 대책이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는 의견 개진과 토론으로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 교권 침해의 학생부 기재 같은 사안은 강행이 옳은지 교사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교사의 본분은 교육이고, 아이들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교권이 아무리 중요해도 학생의 학습권 보다 앞설 수는 없다. 그걸 망각하는 순간 지금까지 교사들이 호소해온 교권 회복 명분은 상당 부분 빛을 잃게 된다. 교육부도 파면이니 고발이니 자극적인 언사를 거두고 원칙에 따라 차분히 대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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