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차재원의 정치평설]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

  •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
  •  |   입력 : 2023-08-24 18:44:03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이달 첫 주말, 한 TV 방송 시사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했다. 이날 최대 이슈는 시설 미비, 준비 부족, 운영 미숙으로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대회’. 최대 인원을 보낸 영국이 조기 퇴영하고 미국은 아예 입영을 거부하는 등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었다. 두 차례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 여기다 30년 전 똑같은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던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출연자 모두 혀를 차면서도 나름의 대책을 제시했다. 당장 원인과 책임을 따지기보다 국가적 역량을 모아 일단 대회부터 무사히 치르자는 의견이었다.

말미에 눈이 마주친 앵커가 불쑥 질문을 던졌다. “이번 세계 잼버리 파행으로 부산엑스포 유치가 힘들게 되지 않을까, 걱정도 드는데요.” 당초 대본엔 없던 얘기. 오는 11월 말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떠올린 모양이었다. 여기다 필자가 부산 출신이라는 점도 고려했을 게다. 순간 떠오른 답변 논리는 전화위복. “정부, 다른 지자체, 기업에다 국민도 힘을 보태고 있는 만큼 잼버리 뒤엔 ‘역시 한국이야’라는 말이 나올 거라 믿는다. 모두 하나 돼 위기를 극복해 온 대한민국 저력만 발휘된다면 부산엑스포엔 오히려 긍정적 결과가 될 것이다.” 실제 잼버리는 이후 태풍 내습, 야영장 조기 폐쇄 등 돌발상황에도 무사히 끝났다. 여러 지자체와 기업의 도움으로 4만 명이 넘는 스카우트 대원 전원을 수용할 대안 시설이 거짓말처럼 뚝딱 마련됐다. 아울러 경쟁적으로 쏟아진 다양한 대체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 청소년들은 잼버리 이상의 추억까지 만들었다. 귀국길 인터뷰에 나선 대원들도 대체로 만족감을 피력했다. 몇몇 나라는 체류를 연장해 ‘한국 심층 체험’에 나서기도 했다.

이 정도라면 전화위복까진 몰라도, 부산엑스포가 잼버리 악몽쯤은 떨어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 김한규 의원의 생각은 달랐다.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잼버리 파행으로 부산)엑스포 유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한 것. 당장 국민의힘이 발끈하고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유치 실패를 바라는 “민주당의 속셈이 들통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부산의원들은 규탄 기자회견에 이어 국회 윤리위에 징계안까지 제출했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그 흔한 유감조차 표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말꼬리 잡지 말라”며 되받아쳤다. 원내 대변인이기도 한 그의 막무가내에 민주당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당 소속 3명의 의원도 침묵했다. 다만 그중 한 명으로 국회 엑스포유치지원특위 위원장인 박재호 의원은 우회적으로 김 의원을 반박했다. 지난 17일 국제신문과의 회견에서 “잼버리와 달리 엑스포는 전 세계적인 국가적 행사”라며 부정적 영향 가능성을 부인한 것. 왜 이런 생각을 진즉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했을까. 당내 최고 엑스포 전문가인 그가 바로 따끔하게 한마디 했다면 김 의원도, 당도 다른 처신을 보이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당심 하나 제대로 모으지 못한 채 나선 외국 상대 유치전에서 그의 말발이 먹히기나 할까.

이제 엑스포 유치까지 남은 시간은 3개월 정도. 판세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오락가락하는 국가에 대한 집중공략에 초점이 맞춰진다. 부산시 정부 국회는 물론 민간까지 나서 막판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반드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이번 논란에서 보듯, 국내 여론과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노력이다. 사실 ‘김한규의 망발’에 중앙언론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중계방송만 했다. 국가적 현안에 대한 정략적 접근을 질타하기보다 그저 여야 정쟁으로만 다뤘다. 그 바탕에는 부산엑스포를 ‘부산, 그들만의 잔치’쯤 여기는 시각이 깔려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세계적 행사를 유치하는 지역에 대한 싸늘한 시선이다. 이번 잼버리가 파행하자 중앙 매체들은 이른바 ‘먹튀론’으로 일제히 공격하고 나섰다. 전북도가 잼버리라는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으로 대변되는 대규모 기반시설의 거액 예산 따내기에 급급하다 사고를 냈다는 것. 이런 삐딱한 눈총은 언제든 부산엑스포로 옮겨올 수 있다. 2년6개월 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될 때 “매표(買票) 공항”이라며 딴지를 걸었던 게 서울 신문들이었다.

사실 서울올림픽과 평창올림픽, 모두 지방정부가 유치한 행사였다. 그러나 누구도 이를 서울시 강원도 ‘그들만의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대한민국 경제와 미래, 그리고 국민적 자존심이 걸린 자기 일마냥 생각했다. 그래서 민심이 하나가 됐다. 당연히 유치도, 성공적 개최도 가능했다. 부산엑스포도 ‘대한민국엑스포’라는 점을 분명히 각인시켜야 한다. 물론 ‘김한규 비판’도 필요하다. 절대 이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 부산시든, 국민의힘 부산의원이든 적극 반론권을 행사하시라. 부산엑스포가 한국 발전과 국민 개개인에 어떻게 보탬이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시라. ‘썰전’의 스타, 박형준 시장도 직접 대국민 홍보 총대를 메시라. 기존 신문 방송뿐만 아니라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뉴미디어 인플루언서도 적극 활용하시라. 어쨌든 잼버리 파행 불똥은 이미 튀었다. 그냥 발끈하기보단 이럴수록 역발상이 필요한 법. 이렇게 국민 지지를 모을 수 있다면, 부산엑스포로선 전화위복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김기현 측근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총선 출마선언 10일 만에 번복 왜?
  2. 2내달 부산시 고위직 물갈이 촉각…2·3급 최대 4명 바뀔 듯
  3. 3시립미술관 대개조…430억 신축급 공사
  4. 4아쿠아파크 부실…기장군의회 “오규석 前군수 책임” 吳 “흠집내기”
  5. 5김기현 “기득권 내려놓겠다” 정면돌파…당내 책임론 공방
  6. 6[단독] 장제원 "제가 가진 마지막 카드, 불출마하겠다"
  7. 7경남도, 가덕신공항 배후도시 청사진 개발 착수
  8. 8총선 레이스 시작…“얼굴 알리자” 정치신인들 앞다퉈 등록
  9. 9금태섭·류호정 “女도 병역의무 이행을”
  10. 10경찰, 제보자도 못 찾았다…도시공사 비위수사 한달째 스톱
  1. 1김기현 측근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총선 출마선언 10일 만에 번복 왜?
  2. 2김기현 “기득권 내려놓겠다” 정면돌파…당내 책임론 공방
  3. 3[단독] 장제원 "제가 가진 마지막 카드, 불출마하겠다"
  4. 4총선 레이스 시작…“얼굴 알리자” 정치신인들 앞다퉈 등록
  5. 5금태섭·류호정 “女도 병역의무 이행을”
  6. 613일 부산 찾는 이재명…이번엔 ‘산은법’ 응답할까
  7. 7민주 1호 영입 환경변호사 박지혜…첫 청년공약 ‘월 20만 원 기숙사 5만 실’(종합)
  8. 8유권자도 어깨띠 매고 선거운동…인터넷 게시판 익명 댓글달기 가능
  9. 9‘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의 신성장동력으로
  10. 10텃밭·무주공산으로 몰리는 후보군…부산 지역구 양극화
  1. 1‘연말정산’ 식대 비과세 한도 月 20만 원으로↑(종합)
  2. 2제2금융 대출자는 상생금융 제외? 시작도 안 했는데 삐걱
  3. 3불안불안 부동산PF, 대출잔액·연체율 동반 상승
  4. 4주가지수- 2023년 12월 11일
  5. 5연말 술자리 부담스럽네…부산 맥주·소주 가격 상승세(종합)
  6. 6정부 "국내 주유소 97% 요소수 비축…가격도 평시와 유사"
  7. 7가성비와 프리미엄… 연말 소비 양극화 뚜렷
  8. 8대성문 ‘시청 아틀리에 933’ 분양
  9. 9팍팍한 부산 신혼부부, 1억 이상 빚 있는데 연소득 5800만원
  10. 10길어지는 HMM 새 주인 찾기… 막판까지 진통
  1. 1내달 부산시 고위직 물갈이 촉각…2·3급 최대 4명 바뀔 듯
  2. 2아쿠아파크 부실…기장군의회 “오규석 前군수 책임” 吳 “흠집내기”
  3. 3경남도, 가덕신공항 배후도시 청사진 개발 착수
  4. 4경찰, 제보자도 못 찾았다…도시공사 비위수사 한달째 스톱
  5. 5예산 없다며…노동자 몫은 깎고 업체 돈은 다 챙겨준 지자체
  6. 6대학 선택의 폭 넓은 중위권, 환산점수 유리한 전형 지원해야
  7. 7착용만 허용된 선거홍보물, 손에 들고 흔들면 위법(종합)
  8. 8도시공사 도시창조본부장 공모절차 돌입
  9. 9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국민, 신속한 재판 받을 권리있어”
  10. 10오늘의 날씨- 2023년 12월 12일
  1. 1토트넘 6경기 만에 승리 안긴 손캡…8연속 두 자릿수 골
  2. 2이정후 연봉 1500만 달러 거론…토론토도 참전할까
  3. 3한국 여자핸드볼 결선리그 전패 수모
  4. 4BNK 썸 맏언니 김한별 복귀에도 4연패 수렁
  5. 5리디아 고, 데이와 우승 합작
  6. 6‘의사 복서’ 서려경, 태국 선수에 TKO승
  7. 7아이파크 통한의 역전패…4년 만의 1부 승격 불발
  8. 8정보명호 아시아야구선수권 3위
  9. 99200억 다저스맨 오타니, 내년 서울서 김하성과 대결
  10. 10황인범 세르비아 데뷔골…복귀한 김민재는 혹평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유산에 대한 오해 풀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두바이 기후회의와 한국의 역주행
수학의 점과 물리의 점
국제칼럼 [전체보기]
‘지식 콘텐츠 챌린지’에 도전하기
기고 [전체보기]
나를 가치 있게, 세상을 가치 있게
대전환의 시대, 북극 협력 새로운 길 모색하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해외국인노동자센터 예산삭감 재고를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이재명 대표께
꼰대세상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안고 죽는다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연례행사 노벨상에 유감 있다면
양말 뒤집어 신기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음악 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예술과 공간이 만난 신개념 방중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035 재도전 합리적 검토를
노인을 위한 공연장은 없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스트림플레이션
오타니의 만화야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밤과 몽블랑
참새구이와 어묵
사설 [전체보기]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 속도전 필요하다
혁신 대신 버티기…민심과 더 멀어지는 국민의힘
세상읽기 [전체보기]
축제 도시 부산을 위하여
부산 해사법원 설치 더는 미룰 수 없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국가 정치가 절실한 이유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저무는 11월에 - 턴 투워드 부산
환대에 대한 생각들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중세 고려의 소와 소고기
사라진 낙동강 뱃길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오! 홍범도
야만의 과학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펫팸족과 신성장동력 펫코노미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진짜 ‘영남 스타’가 되려면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처음이란 무엇인가? 조지아 와인
사랑의 묘약,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된다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미니멀 음악
12음기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도상봉의 격조 있는 ‘달 항아리’
윤재 이규옥의 ‘고진감래’
CEO 칼럼 [전체보기]
호모 프롬프트 시대와 부산 MICE 산업
스타트업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