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 하순봉 작곡가
  •  |   입력 : 2023-08-06 19:23:43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여름은 무덥고 불편한 계절이지만 미지의 여행이나 일탈을 꿈꾸는 그런 즐거움이 있다. 음악계도 이 시기는 완전히 시즌 아웃이다. 그러나 이 시기야 말로 온 세계의 음악축제가 시작되는 진정한 시즌이기도 하다.

작곡가 바그너. 독일 바이로이트 음악제는 바그너의 오페라만 연주한다.
모든 음악가는 대학이나 소속된 기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기획된 축제 등에서 다양한 연주를 하게 된다. 청중도 평소 보지 못했던 거장과 악단을 색다른 장소와 프로그램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 음악축제들은 대부분 그 나라와 지역을 대표하는 무형의 랜드마크이다. 이런 문화적 가치 때문에 오늘날 모든 세계의 축제들이 저마다의 선명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차르트를 기리는 잘츠부르크 축제는 1920년 R. 슈트라우스가 주축이 되어 시작했고, 이후 역시 동향의 카라얀이 이 축제를 빈필과 함께 이끌며 오늘날의 세계적 축제로 만들었다. 지역과 작곡가가 둘 다 돋보인다. 영국의 에든버러 축제는 2차 세계대전 후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축제로, 1947년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역시 온 세계인의 축제가 되어버렸다. 미국에는 1937년 시작된 탱글우드 음악제가 유명하다. 특히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아론 코플랜드와 일본의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가 이 음악제를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기도 했다. 탱글우드는 특히 여름 아카데미가 유명한데 이곳을 통해 새로운 음악가가 많이 발굴되었다. 이런 음악제는 단순히 일회성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경향이나 음악의 교류에도 큰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독일의 다름슈타트 현대음악제이다. 1946년 시작된 이 작은 도시의 음악제는 이제 현대음악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여기서 발표된 음악들은 바로 현대음악의 새로운 사조가 된다. 윤이상도 이 음악제에서 주목받으면서 세계적 작곡가의 반열에 서게 되었다.

이런 축제들 중 그 역사가 가장 오래되고 특기할 만한 것은 역시 독일의 바이로이트 축제일 것이다. 이 축제는 우선 1876년 시작된 가장 오래됐고 특이하게 작곡가 바그너의 오페라만을 연주한다. 바그너는 생전 자기의 오페라를 연주하기 위한 전용극장을 루드비히 2세의 후원으로 이 바이로이트란 작은 소도시에 직접 짓는다. 그리고 완성에만 28년, 전 곡 공연에 15시간이 소요되는 필생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를 이 극장의 개관음악회에서 초연하게 된다. 극장 내부는 의외로 소박하다. 화려한 바로크식 극장을 경멸했던 바그너는 그리스의 원형극장같이 객석을 만들어 놓았다. 그의 오페라에 대한 생각을 잘 알 수 있다. 이 축제는 2차 대전 후 히틀러의 후원을 받았다는 문제로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시 바그너의 후손들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바그너는 호불호가 극명한 작곡가였지만 그가 당시 끼친 음악적 영향력과 업적은 아무도 부인할 수가 없다. 지금도 이 바그네리안들은 성지순례같이 해마다 바이로이트에 모여 그의 음악을 듣으며 그를 추모하고 있다.

이제 부산에도 곧 세계적인 규모의 오페라하우스와 국제아트센터가 설립된다. 어언 개항 150주년을 앞둔 지금 부산의 음악계에 새로운 전환점인 것 같다. 이제는 우리도 부산의 특징인 역동성 다양성 포용성 등을 잘 살려서 온 세계가 공감하는 그런 정체성의 음악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앞선 그런 축제들의 반열에 우리도 설 수 있을까? 네덜란드의 로열콘서트허바우나 독일의 게반트하우스오케스트라 모두 그 발기인이 상인이었다. 먼저 기업과 시민의 음악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음악인의 노력이 함께 해야 한다. 그럴 때 부산도 세계의 음악유목민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순례지가 될 것이라는 간절한 희망과 소망을 해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2. 2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3. 3[근교산&그너머] <1485> 경북 영주 ‘무섬길’
  4. 4“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5. 5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6. 6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7. 7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8. 8조선의 궁인데…이름도 옷도 서양식 K-사극, 판타지 세계관 확장 통할까
  9. 9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5일
  1. 1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2. 2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3. 3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4. 4“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5. 5與 ‘조작기소특검법’ 5일 처리 추진…국힘 “모든 안건 필버”(종합)
  6. 6국힘 “미래기금, 총선용 사금고” 민주 “세수 변동 대비 안전장치”
  7. 7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8. 8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9. 91호기 명단 유출 파일 'MOFA(외교부) 형식, 유출 경위 파악에 주력
  10. 10[속보]李대통령, 사랑제일교회 향해 “버티면 된다는 건 세상에 없어”
  1. 1비스텝 원장 6개월 공석 될 판…내년 사업 어쩌나
  2. 210월 세계 선박 발주량 반토막…韓 점유율은 22% ‘존재감’
  3. 3철새도래지서 즐기는 하이엔드 커피
  4. 4쿠팡 Inc 올해 누적적자 2조 육박 ‘역대 최대’(종합)
  5. 5美 의회 장악 민주, AI 규제하나…韓 반도체 업계 촉각
  6. 6벡스코 ‘26분 정전’ 원인은 합선…노후 전력설비 개선 추진
  7. 730대그룹 美 계열사 10년새 232% 급증
  8. 8대양전기공업 배당성향 30%로…주주가치 제고
  9. 9“극지연구 데이터 사업화, 기업 신성장 동력으로”
  10. 10주가지수- 2026년 11월 4일
  1. 1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2. 2“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3. 3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4. 4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5일
  6. 6“양산 충렬사·현충시설 관리인, 10년 연속 특정인 선발 특혜”
  7. 7폭염에 냉방 꺼 ‘갑질 논란’ 기업, 불법 하도급 의혹 추가
  8. 8기장 리조트 참사 시공사 대표 중형 구형
  9. 9전남광주 순천대·경북 경국대 ‘지역의대’ 신설
  10. 10“농어촌 기본소득 신청 8개 郡 기회 박탈”(종합)
  1. 1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2. 2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3. 3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4. 4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5. 5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6. 6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7. 7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8. 8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9. 9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10. 10[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선출 권력 통제
등골 프로텍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건강 불평등 해소한다더니…취약지역 외면한 의료버스
AI 악용 부정행위, 수능 공정성 지킬 대책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