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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오염수 방류 문제 없다

정석근 국립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 정석근 국립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  |   입력 : 2023-06-18 19:01:10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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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강행을 앞두고 국내 논란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국제신문은 방류 오염수의 안전성에 관해 전문가의 상반되는 의견을 싣습니다.


신라 고승 원효는 의상과 함께 당나라 유학을 가면서 동굴에 하루 묵다가 한밤중 갈증을 느껴 주변을 더듬어 바가지에 든 물을 시원하게 마셨다. 다음 날 보니 그것은 해골바가지에 든 물임을 알고는 심한 구역질을 하며 뱃속을 모두 토해내는 극단적인 고통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물 자체는 해롭지도 이롭지도 않지만, 우리 마음과 상호작용하면서 갈증을 해소하는 고마운 물일 수도, 구토를 일으키는 물일 수도 있다. 방사능 오염수도 주변 생물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해로울 수도 있고 안전할 수도 있는 것이지, 본성 자체가 항상 해로운 것은 아니다. 오염수는 연안에서 높은 농도로 머물러 있으면 주변 생물이나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만, 대양으로 흘러가 희석되면 더 이상 오염 물질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바다로 흘러가는 생활오수를 너무 통제를 잘했더니 최근 연안에 영양염과 먹이 부족으로 고기가 많이 안 잡힌다고 한다. 적당히 생활오수도 바다로 내보내야 물고기도 산다. 생활하수에 포함된 각종 영양염 때문에 연안과 대륙붕에서 플랑크톤이 가장 많이 번성하고 물고기들이 더 많이 잡힌다. 망간과 같은 미량 원소도 많이 먹으면 독이지만, 아예 섭취를 못한다면 사람은 살아갈 수가 없다. 적당량을 먹으면 몸에 이롭지만,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독이 된다.

모든 사물이나 물질은 본성 자체에 선악이나 우열이 있다고 보는 사상을 서양에서는 본질주의(essentialism)라고 한다. 순수혈통, 인종차별 우생학과 나치즘 토대가 된 사상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130만 t이 바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올림픽 수영경기장에 잉크 25분의 1 방울 떨어뜨린 것에 지나지 않지만, 본질주의 환경론자들은 오염수 한 방울이라도 바다에 버려서는 안 된다고 한다.

1990년대까지 러시아가 방사능 오염수를 처리도 하지 않은 채 몰래 동해에 버리고, 2011년 도호쿠 대지진이라는 자연재해로 후쿠시마 사고 원전에서 나온 오염수가 아무런 통제 없이 태평양으로 바로 흘러 들어갔지만 지난 30년 동안 우리 바다에 방사능 농도가 높아졌거나 전 세계 바다에서 해양생물과 이를 먹은 사람이 어떤 피해를 입었다는 보고는 단 1건도 없다. 육지와는 달리 해류와 확산 덕분에 방사성 물질이 주변 해양생물에 해를 끼칠 정도로 한 장소에서 오래 머물러 있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준치를 초과하는 물고기가 간혹 채집되기도 했지만, 그 기준치라는 것은 사람이 1년 매일 먹었을 때, 엑스레이 한 번 찍을 때 받는 피폭량 정도이지 생물이 어떤 피해를 입는 것과는 무관하다.

올여름 일본에서 국제기구 감시 아래 대부분 방사능 원소를 제거하여 바닷물로 희석한 다음 30년에 걸쳐서 방사능 오염수를 천천히 방류를 시작할 것이다. 처리수를 식수나 농업용수로 써도 결국 바다로 흘러간다. 처리하지 않고 한꺼번에 흘러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이젠 이 양의 600분의 1에 지나지 않는 방사성 물질을 처리하여 천천히 방류하면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불안감을 부추긴다.

이 처리수 방류는 국제 협약을 위배하지 않기에 막을 수단도 없지만, 국내용 정치 선동은 더욱 달아오를 것이다. 여기에 정작 피해를 볼 사람은 일본이 아니라 우리 어민과 수산업 종사자들이다. 2011년 후쿠시마 방사능 소동과 수산물 소비 기피로 입은 수산업 피해가 약 2조 원이었으며 이번에는 3조 원이 넘을 것이라 본다. 그렇지 않아도 일제 강점기에 비롯된 시대착오적인 어업규제로 어촌은 소멸해 가고 어가소득은 점점 줄어드는데 이번 소동은 수산업 몰락을 더욱 재촉할 것이다. 냄비처럼 끓어올랐다가 내년쯤에는 서서히 잊힐 것이지만, 정치가 뭔지, 과학이 뭔지 관심 가질 여유도 없이 하루하루 생계를 겨우 유지해 가는 어민과 수산시장 영세업자들은 1년을 버티기 힘들다. 어선 위에서, 새벽 어시장에서 손에 물칠 한번 해본 적 없는 방사능 선동가들이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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