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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BIFF 위상 지킬 근본적 쇄신책 마련하라

오늘(2일) 열릴 임시이사회 혁신위 주목, 환골탈태 없인 영화제 개최 무의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3-06-01 19:43:04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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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가 지저분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사의를 밝힌 허문영 집행위원장을 복귀시켜 영화제 내홍을 수습하려는 논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돌발 악재가 터진 것이다. 이른바 허 위원장 성폭력 의혹이다. 부하 여직원이 수년간 부적절한 신체 접촉, 성적인 농담, 부당한 업무지시 등으로 고통받았다는 진정이 관련기관에 접수됐고, 이 사실이 서울의 한 스포츠 일간지를 통해 단독 보도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BIFF 이사진이 오늘 예정된 임시이사회를 앞두고 허 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해 면담을 하기 직전이었다.

허 위원장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사실 확인이 우선이다. 일단 언론을 통해 공개된 피해 내용은 비록 일방의 주장이기는 하나 사실일 경우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수준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허 위원장이 완강히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진실 규명은 더 중요해졌다. 그러나 사건의 진위 여부를 떠나 영화제 내분의 한쪽 당사자 개인 비위 의혹이 이런 식으로 폭로되는 모습은 BIFF의 위상에 결코 어울리지 않는 씁쓸한 풍경이다. 허 위원장 자신이 사퇴 의사를 재확인하는데다, 이쯤 되면 그의 집행위원장 복귀를 고집할 명분 역시 사라졌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이런 논란에 휩싸인 집행위원장에게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BIFF 사태의 본질이 왜곡되거나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당초 BIFF 문제는 이용관 이사장의 인사 전횡과 특정 인맥 중심의 폐쇄적 운영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엄연히 존재한다. 지난달 24일 이사회에서 내놓은 쇄신안은 네 가지였다. 그러나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관철된 게 없다. 허 위원장은 복귀가 불가능해졌는데, 원인 제공자 중 한 사람인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자진 사퇴는 차일 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 이사장도 올해 영화제 정상 개최를 이유로 자리에 연연하는 듯한 모습이다. 문제 근원에 있는 인사들은 그대로 남고 집행위원장만 물러나는 모양새다. 사태가 원점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오늘 열릴 임시이사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위중해졌다. 당초 중립적인 인사로 혁신위를 구성해 BIFF 쇄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었으나 집행위원장이 사실상 공석이 된 마당에 부분적인 보수로는 영화제가 제 기능을 못할 상황에 처했다.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영화제가 사단법인이긴 하지만 여전히 100억 원 이상 세금이 들어가는 공적 성격의 조직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8회 행사만은 치러야 하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영화제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조직이 망가질대로 망가졌는데 그럴 듯하게 포장한다고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다. 환골탈태 없이는 개최 자체에서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다. 30년 아니라 100년 가는 영화제를 만들려면 더한 진통을 겪더라도 이 참에 근본적인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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