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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관위 고위직 자녀 ‘아빠찬스’ 진상 규명하라

채용 과정 불투명·승진 특혜 의혹도, ‘셀프 특별감사’고집 안돼…수사 필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3-05-28 19:45:08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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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위 간부들이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자녀들의 승진까지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선관위 전·현직 사무총장과 사무차장 등 4명의 자녀와 경남·제주선관위 간부 자녀 2명의 경력직 채용 의혹이 최근 불거졌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실은 “지금까지 드러난 6건의 고위직 자녀 임용 사례를 살펴보면, 임용 후 승진까지 한 사례가 6건 중 5건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사실이라면 채용부터 승진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진 셈이다. 우리 사회의 화두인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아빠찬스’라 하겠다. 이 의원에 따르면 경남선관위 간부 A씨 자녀는 2021년 경남 의령군 8급 공무원에서 경남선관위로 옮긴 뒤 1년 4개월 만에 7급으로 승진했다. 의혹을 받는 다른 간부 자녀 4명도 입사 6∼16개월 만에 승진했다. 또 A씨 자녀는 채용 당시 아버지 직장 동료 2명을 포함한 면접심사위원 4명으로부터 모두 똑같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특혜 의혹은 선관위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 자녀가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다 각각 2022년, 2018년 선관위 경력직 공무원으로 채용됐다는 사실이 지난 10일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자녀의 경력직 채용을 최종 승인한 결재권자라는 점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이들은 4촌 이내 친족이 직무 관련자가 될 경우 이를 신고해야 한다는 선관위 공무원 행동강령도 지키지 않았다. 선관위 자녀 채용 특혜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세환 전 사무총장도 아들 특혜 채용 의혹으로 지난해 3월 사퇴했다. 직전 사무총장이 이런 이유로 물러났는 데 비슷한 일이 재발했다. 비판이 커지자 박 사무총장과 송 사무차장은 지난 25일 사퇴했다.

선관위는 고위직 자녀 채용 특혜에 대해 자체 특별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감에 외부인사가 참여해 공정성을 확보한다고 했으나 누구인지 제대로 밝히지 않고 특감의 범위도 간부 4명에 한정되면서 ‘셀프감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실상 내부 감사에 불과해 누가 공정하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라고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고위직에서 지방으로 확산하는 채용 의혹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씻어내야 한다는 말이다.

선관위는 1년 예산 4000억 원에 직원 숫자가 3000명에 달한다. 투·개표 실무 관리뿐만 아니라 선거관련 규제와 감독 권한을 갖고 있다. 이처럼 방대한 조직과 권한에도 독립적 헌법기관임을 내세워 어떤 감시도 받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선관위가 국민권익위원회 실태조사나 감사원 직무감찰 등 외부 견제를 거부해 오면서 내부 자정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선관위 스스로 조사하고 결론을 낸다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려면 수사기관이 나서 채용 과정을 면밀히 따져야 하겠다. 선관위가 투명하고 공정한 기관으로 거듭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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