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법원 부산 유치가 10년 이상 표류하고 있다. 반면 최근 인천에서는 ‘해사법원 인천 유치 범시민운동본부’가 출범하는 등 유치전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전국 최대 해양항만도시 부산에서 먼저 설립을 주장한 해사법원이 인천에 들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현실이다. 부산 정치권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요구된다. 해사법원이 부산에 설치되기 위해서는 법 제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해사법원 부산 설치 내용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계류 중이다. 앞서 같은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으나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그 같은 일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인천의 해사법원 유치 활동 움직임은 치열하다. 시민단체들과 인천항발전협의회, 인천지방변호사회 등이 결성한 ‘해사법원 인천 유치 범시민운동본부’는 지난 4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촉구대회를 열었다. 인천시는 지난 19일부터 인천고등법원 설립과 함께 묶어 ‘100만인 유치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오는 11월을 100만인 서명운동 시한으로 정한 인천시는 7월까지 인천 시민은 물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온·오프라인 집중 서명 기간을 운영해 목표를 일찍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100만인 서명부’를 국회에 전달해 인천고등법원 및 해사법원 유치 관련 법안의 조속 통과를 촉구하기로 했다. 만만찮은 기세를 보이고 있는 인천과 달리 부산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관심이 더 쏠린 탓도 있겠다.
해상·선박 관련 소송과 분쟁을 관할하는 전문법원이 없어 발생하는 문제는 적지 않다. 각종 소송을 해사법원이 있는 다른 나라에 의존해 매년 5000억 원에 달하는 분쟁 해결 비용이 유출된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수준인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해양금융업이나 해운중개업 등과 연계한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전문법원을 통한 양질의 해사법률서비스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2011년부터 부산지방변호사회를 중심으로 해운업계까지 나서 해사법원 부산 설립을 주장한 이유다. 22일 개막한 ‘2023 부산해양주간’에서도 해사법원 부산 유치 목소리가 쏟아졌다.
부산은 세계 2위 환적항만이자 세계 7위 컨테이너항만인 부산항을 보유하고 있다. 울산과 경남 조선산업계를 포함해 세계 1위의 선박 건조량을 소화한다. 그만큼 해사 분야에서 발생하는 법률 분쟁이 잇따르는 곳이다. 실제 부산에서 처리하는 해사 사건 수는 전국 최고다. 국내 해운산업을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데도 꼭 필요한 해사법원의 부산 설립은 당연하다. 해운선사 등의 수도권 집중을 바탕으로 국제 해사사건 수요 창출이 용이하다는 지역적 특성을 내세우는 인천과 굳이 비교할 까닭은 없다. 21대 국회도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부산 정치권은 당장 ‘해사법원 부산 설립 법안’ 통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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