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제28회 바다의 날을 앞두고 오늘부터 일주일간 바다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장이 부산에서 펼쳐진다. 부산시와 국제신문이 공동 주최하는 ‘2023 부산해양주간’이다. 해양수산부를 필두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해양대 등 지역 학술연구기관과 민간기업까지 민·관·산·학에서 총 35개 기관이 참여한다. 바다와 인간을 주제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토크콘서트가 문을 열면, 바다 모래와 신소재 유리 활용법(해양환경), 해양바이오와 크루즈산업의 미래(해양경제), 위성을 활용한 빅데이터와 북극항로 선박기술 동향(해양산업) 등 다양한 주제의 콘퍼런스와 서밋이 이어진다. 수산업 글로벌화 전략, 친환경 조선해양산업, 극지관문도시 부산의 가능성을 엿보는 해양콘퍼런스도 기다린다.
서밋이나 콘퍼런스는 딱딱한 논의로 이어지기 쉽지만 관련자가 아니라도 주목할 만한 주제가 많다. 고도화한 세척기술 덕분에 건축재료로서 재발견된 바다 모래의 가치를 살펴본다. 물에 녹는 유리가 해양 환경과 생태계 복원에 쓰인다는 다소 생소한 기술도 소개된다. 바다에 거의 무한대로 존재하는 조류나 플랑크톤을 활용한 질병치료제 혹은 건강식품 개발 역시 활발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던 크루즈산업은 세계인의 소득 증대와 취향 고급화에 힘입어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해빙으로 열리게 된 북극항로, 이곳을 통과할 친환경 쇄빙선 건조 현황 역시 흥미진진하다. 조선신기술 동향은 자연스럽게 탈탄소 디지털 자율선박으로 이어진다.
결국 이 모든 논의는 부산의 역할과 기회가 무엇인가로 수렴된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이고 면적이 육지의 5배이다. 대한민국 최대 해양도시이자 세계 7위 컨테이너 항만도시인 부산엔 2만6000개 넘는 관련 업체와 15만 명 이상 종사자가 있고 이들의 매출액은 무려 37조 원에 달한다. 1, 2단계 북항 재개발로 100년 넘게 단절돼 있던 바다가 일부 친수공간으로 열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산 시민 상당수는 해양의 의미를 체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전 세계 해양산업 부가가치는 급증한다. 관련 동향을 구체적으로 접하면 성장 한계를 고민하며 육지에서만 아등바등하는 우리 자신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다. 기회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부산이 동북아 크루즈 허브는 물론이고 유라시아 북극항로 기종점이 될 순간이 결코 먼 미래가 아니다.
해양주간 행사는 그동안 본사가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하던 해양콘퍼런스를 확장 심화한 것이다. 총 13개 세션에 참여하는 발제자와 토론자만 65명에 이른다. 이번엔 특히 일반 시민의 참여 통로를 넓혔다. 청소년 토론회와 그림 전시회는 물론, 바다지킴이 시민운동본부 발대식과 플로깅행사가 열린다. 가깝고도 멀었던 바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부산 시민이 몸소 체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