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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 정상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 참배 의미 살려야

‘평화와 번영’ 촉구 G7 공동성명 상징…갈등 해소·공동 이익 실천의지 절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3-05-21 19:23:18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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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위령비)’에 함께 헌화했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목숨을 잃은 한국인 영혼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시설을 한일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공동 참배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위령비 헌화 뒤 가진 정상회담에서 “한일관계에서도,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한일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말 위주로 해왔다면 이번에는 실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제는 한일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겠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미일 정상회담을 비롯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하는 등 다자외교를 활발하게 펼쳤다. 한미일 3국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 경제 안보, 인도·태평양 전략 등 3국 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공조 강화 방안 등을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미국 워싱턴으로 초청해 한미일 3자 회담을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의장국 기자회견에서 “G7 정상들은 북한의 거듭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특별히 한일 정상의 위령비 공동 참배를 주목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20일 G7 정상들이 발표한 공동성명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고, 중국에는 대만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세계 평화와 번영’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한일 정상이 히로시마 현지에서 원폭의 끔찍한 실상을 고발하는 동시에 평화를 염원하는 위령비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는 것은 그만큼 상징적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위령비 공동 참배는 10명의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이 지켜본 가운데 진행됐다. 두 정상이 한일 관계의 아픈 과거를 직시하고 치유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가 이처럼 세계 최초로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에서 피폭자 목소리를 듣고 핵 군축 등에 관한 성명을 발표한 것은 역사적인 의미를 둘 만하다.

한일 과거사 문제가 진전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이다. 한일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겼다. 하지만 오랜 세월 쌓인 양국 간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는 없는 현실이다. 양국이 과거사에 발목 잡혀서도 안 되지만, 매듭은 풀어야 공동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일본의 진성성 있는 실천 의지가 절실하다. 무엇보다 핵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등 위령비 참배에 담긴 각별한 의미를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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