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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민도 영화계도 납득 못시킨 BIFF 쇄신책

방향 설정도 없는 “사태 수습 뒤 사퇴”, ‘고인물 지적’ 왜 나오는지 자성부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3-05-16 19:47:11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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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원장 신설에 이은 집행위원장 사의 표명으로 촉발된 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가 해결 조짐이 안 보인다. BIFF 이용관 이사장은 “이번 사태가 정리되는 대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BIFF 혼돈의 원인인 조종국 운영위원장 임명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총회 동의를 얻은 합법적 절차를 번복하는 건 곤란하다”고 했다. 추후 이사회에서 검토하는 방안을 논의하겠지만, 현행 체제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이사장 사퇴, 집행위원장 복귀, 운영위원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더 악화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수습책에 대한 명확한 방향 설정도 없어 비난이 일고 있다.

이 이사장이 지난 15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이번 사태를 해명한 기자간담회 내용은 실망스럽다. 논란의 핵심인 ‘공동위원장 도입’에 대해 “사전에 서로 충분히 이야기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조 운영위원장 임명 건은 의견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태 수습 후 퇴진’ 카드를 제시했다. 이 이사장은 “허문영 집행위원장 복귀가 이뤄지면 더 빨리 사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사퇴 의사를 분명히 밝힌 허 집행위원장 복귀는 불투명한 상태다. 행정 조직과 예산을 담당하는 조 운영위원장 체제는 그대로다. 해명 기자간담회 이후 “BIFF에는 혁신 의지가 없다”는 질타가 쏟아진 이유다.

1996년 당시 김동호 영화진흥공사 사장을 비롯해 이용관(중앙대) 김지석(부산예술대·2017년 작고) 교수, 전양준 영화평론가, 지역 영화계 인사 등이 ‘작지만 권위 있는 영화제를 만들자’는 취지를 갖고 BIFF를 출범시켰다. 이후 시민 성원과 부산시 등 행정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 입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위상을 높였다. 영화제 출범을 주도했던 인사들의 열정과 헌신이 큰 역할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2007~16년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이 이사장은 2018년부터 BIFF를 이끌고 있다. 오랜 기간 새로운 전통을 축적하고, 시대를 선도하는 조직을 꾸려왔다면 문제 될 게 없다. 반면 특정 인맥의 주요 업무 세습화와 ‘BIFF 사유화’를 통해 고인물처럼 영화제를 운영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면 왜 그런 지적이 나오는지 따져볼 일이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10월 4~13일)가 5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올해 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우려되는 현실이다. 이 이사장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논란의 대상인 조직 체제를 유지하고, 언제 정리될지도 모를 사태를 수습한 뒤 사퇴하겠다는 식으로는 더 큰 반발만 살 뿐이다. 실질적인 쇄신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BIFF는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다. 진통이 따르더라도 ‘부산의 BIFF’로 거듭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때다. 이른바 ‘BIFF 초기 멤버’들의 명예로운 처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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