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편리함의 끝에 무엇이 주어질까?

권순철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 권순철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  |   입력 : 2023-05-01 19:59:48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그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죽은 거북이, 플라스틱 끈이 살에 파고든 물개, 플라스틱 파편으로 가득한 어린 앨버트로스 사체의 사진을 과학 다큐멘터리 혹은 책을 읽다 한 번쯤 본 적 있을 것이다. 해양 생물 중 90%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우리가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해양 생물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해양 생태계의 파괴는 1차적 피해일 뿐 인간을 비롯해 다음 세대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는 찰스 무어에 의해 발견된 거대 쓰레기 섬으로 바람과 해류의 영향으로 북미와 중남미, 그리고 아시아 곳곳에서 배출된 쓰레기가 북태평양의 환류 지대에 모여 생긴 것이다. 네덜란드 비영리 환경단체 오션 클린업은 이곳에서 총 145t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했다. 쓰레기 지대 폐기물의 발원지 통계를 살펴보면 일본과 중국이 각각 34%와 32%로 1, 2위, 대한민국이 약 10%로 3위이다.

플라스틱의 등장이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고 가져올 것인지 살펴보자. 플라스틱의 역사는 당구공에서 시작한다. 원래 당구공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는 코끼리의 상아였다. 하지만 당구공의 수요가 늘어나며 코끼리 밀렵이 증가하자 새로운 재료를 찾게 되었고 셀룰로이드라는 플라스틱이 처음 등장한다. 하지만 셀룰로이드 플라스틱은 천연 고분자 물질이 들어 있어 최초의 인공소재 플라스틱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후 플라스틱의 아버지라 불리는 레어 베이클랜드는 1907년 최초의 합성 플라스틱을 만들었다. 탄화수소 화합물인 플라스틱은 유기물인 화석자원을 원료로 한다. 석유를 분별증류방식으로 가열하면 등유와 휘발유로 나뉘고, 이때 유출되는 나프타를 열분해하면 2개의 탄소 원자와 4개의 수소 원자 에틸렌이 탄생한다. 에틸렌이 어떻게 결합 구조를 만드느냐에 따라 성질이 다른 플라스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플라스틱이 탄화수소로 구성돼 있다면 가소성이 좋지 않겠냐는 의문을 가져 본다. 하지만 에틸렌의 사슬 구조에 따라 달라지는 플라스틱의 성질은 불에 타는 정도도 다르다. 마트에 가면 주는 비닐봉지는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진다. 폴리에틸렌은 단순한 분자 사슬을 가져 열 변형이 쉽고 가소성이 좋다. 하지만 투명 파우치 등에 많이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은 가소성이 좋지 않다. 또한 염소 성분이 들어 있어 연소 과정에서 다이옥신이나 퓨란과 같은 발암물질이 나올 수 있으며 환경 호르몬을 분출한다. 이는 우리가 플라스틱 재활용을 꼼꼼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중에 플라스틱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연간 세계 석유 생산량의 4~6%는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며 다른 4%는 정제 과정에서 태워진다. 플라스틱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수십억t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이를 소각하는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것이다. 태우기 어려운 플라스틱은 매립하거나 자연에 방치한다. 매립한 플라스틱과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도 온실가스에 영향을 미친다. 땅속에서 화학물질을 배출하는 플라스틱은 미생물의 성장을 방해해 화학비료의 사용을 늘리며 흙을 산성화 시킨다. 바닷속 플라스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노플라스틱으로 변하며 플랑크톤의 먹이와 유사한 생김새를 띤다. 이로 인해 플랑크톤은 바다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를 만들어 대기로 돌려보내는 원래 역할을 하지 못하며 탄소순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요인들은 생각하는 것 보다 생활 곳곳에 있다. 우리는 여러 분야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야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플라스틱이 등장한 지는 약 150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플라스틱의 분해 시간은 최소 500년이다. 오늘 우리가 사용한 수많은 플라스틱이 언제 지구상에서 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음 세대가 조금 더 오염되지 않은 세상에 살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매일 고민해야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3. 3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4. 4“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7. 7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8. 8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9. 9“‘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10. 10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1. 1“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2. 2“‘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3. 3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4. 4李 “부마와 5·18정신, 헌법에 담아야” 국회 논의 촉구
  5. 5김민석 ‘조희대 탄핵’ 밀어붙이나…국힘 “강행 땐 李 마지막 날”
  6. 6국감 후반 ETF·부동산 사찰 의혹 쟁점…김현지 증인 채택 두고는 여야 신경전
  7. 7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8. 8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9. 9[속보]김민석, 지역축제 중 무대인사 관련 사과…"불편 끼쳐 죄송”
  10. 10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3. 3돌아온 ‘캪틴큐’, 한정판 위스키…편의점 취향저격 ‘酒목’
  4. 4북항환승센터 ‘3.3m 단차’ 갈등, 법원 조정안 확정으로 봉합 수순(종합)
  5. 5리밸런싱 유예 ‘부메랑’…국민연금 100일새 182조 증발
  6. 6국제선 유류할증료 또 인상
  7. 7우리 아이 가을 옷 고민 끝…신세계센텀, 키즈웨어 팝업
  8. 8‘AI 드론’으로 참치떼 찾는다…수산업 AX 대전환 본격화
  9. 9“HBM(AI 반도체) 패키지 경쟁은 얼마나 많이, 덜 손상시켜 붙이느냐의 싸움”
  10. 10기후부 지원금 다른 잣대…변전소 되고 발전소 안 되고
  1. 1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2. 2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3. 3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4. 4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5. 5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6. 6부산 서구 산복도로 노후 주택가 주차난 환경개선 3곳 추진
  7. 7[한 손 뉴스] 12·12 때 숨진 김오랑 중령, 고향 김해에 추모공원 조성
  8. 8“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9일
  10. 10‘법조 파트너’ 격상돼 로펌행…수사정보 유출 ‘카르텔’ 우려
  1. 1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2. 2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3. 3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4. 4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5. 5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6. 6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7. 7[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8. 8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9. 9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10. 10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난 짜장”
은정이라는 이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면전환용 대법원장 탄핵, 민심이반 부른다
지역인재 의무채용 예외규정 개선 필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