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내 돈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

금융권 PF 대출 위기설…과거 저축은행 사태 연상

SVB파산, 뱅크런 관심…새마을금고 관리 통합을

예보 한도 개선 서둘러야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3-04-24 19:20:13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얼마전 만난 지인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새마을금고에 넣어 둔 예금을 인출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예금자보호가 가능한 금액 내에선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으나 뒷맛은 영 개운치 않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제2금융권에 넣어둔 예금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문득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떠올랐다. 서민에게 금융 서비스를 하는 저축은행 업계가 2000년대 초반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진출했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할 때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일부 건설사가 부도 났고 PF 대출이 늘어난 저축은행이 위기를 겪게 됐다. 경제 위기가 닥쳤다는 말이 뉴스에 나왔지만 대다수는 설마 내가 거래하고 있는 은행이 문을 닫겠느냐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2011년 2월 17일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초량동 본점으로 뛰어간 부산 시민이 많았다. 이후 정상영업을 하던 90여 개 저축은행에서도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이 일어났다. 결국 31개 저축은행이 구조조정을 당했고 27조 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12년 전 이런 사태를 겪은 금융 소비자들은 최근 제2금융권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PF 대출 부실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17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로 늘었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시중은행은 PF 대출을 자제했으나 제2금융권은 부동산 호황 국면에서 PF 대출을 크게 늘렸다. 새마을금고도 비슷한 상황이다. 물론 금융감독원은 금융권의 PF 대출 연체율이 높지 않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다르다. 오는 6월 PF대출 브리지론 만기가 대거 돌아오면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지난 12일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에서 1조 원대 PF 결손으로 지급정지 예정이니 잔액 인출이 요망된다’는 허위 정보지가 나돈 것도 이런 불안감을 이용한 것이다. 당시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받은 친구는 실제로 저축은행 파킹통장에서 제1금융권으로 예금을 옮겼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뱅킹으로 금세 돈을 빼고 나니 바로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가 사실이 아니라는 발표를 했다. 금융당국의 발 빠른 대처가 아니었으면 더 많은 예금주가 돈을 뺐을지 모른다.

지난달 SVB는 미 국채 매각 손실이 알려진 후 예금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앞다퉈 예금을 인출하면서 불과 36시간 만에 파산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은행 전체 입출금 거래 건수 가운데 인터넷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77.7%에 달한다.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모바일 뱅킹시스템을 고려하면 위기시 뱅크런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가짜뉴스에 이끌려 너도나도 예금 인출에 나서면 대형은행 파산이 며칠이 아닌 몇 시간 내 벌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고객들이 은행 창구로 달려갔지만 이제는 휴대전화나 PC로 바로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 갑자기 인출 요구가 쏟아지면 건전한 금융기관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오죽하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에서 SVB와 같은 은행 파산 사태가 재연될 경우 미국보다 예금인출 속도가 “100배는 빠를 것”이라고 언급했을까 싶다.

금융당국은 가짜 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실시간 모니터링 및 신속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사후 대응이 거의 불가능한 새로운 유형의 위기인 만큼 사전 예방 체계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금융업계도 스스로 PF 대출과 가계·기업 대출 부실 등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강화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전문성 있는 부처로 일원화할 필요도 있다. 농협·수협·신협 등 상호금융사들이 특례 조항에 따라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관리와 감독을 받는 데 반해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의 지도를 받는다. 행안부가 검사 시에 금감원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으나 금감원은 직접적인 감독 권한이 없다. 우체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담당한다. 금융사고가 터질 때마다 전문성이 있는 금융당국이 관리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민은 0.1%포인트라도 높은 금리를 받으려고 예·적금 가입과 해지를 반복한다. 은행에 맡긴 내 돈이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도 크다. 금융업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23년째 5000만 원으로 묶여 있는 예금자 보호 한도를 높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금융회사들이 부담하는 예금보험료가 오르면 이를 금융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수 있어 걱정이다. 금융당국이 오는 8월까지 개선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바란다.

이은정 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8. 8[도청도설] if, 손아섭
  9. 9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10. 10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