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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혹’의 고리2호기 계속운전을 준비한다

이광훈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장

  • 이광훈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장
  •  |   입력 : 2023-04-06 19:55:00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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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챗GPT(대화형 챗봇)로 ‘40 years old’를 확인하면, ‘experience(경험)’ ‘wisdom(지혜)’ ‘confidence(신뢰)’라는 키워드가 공통적으로 나온다.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가 공자는 40세를 ‘불혹(不惑)’이라 하여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는다고 했다. 동양 최고의 철학과 최첨단 인공지능(AI)을 조합하면 40이란 숫자는 충분한 경험과 지혜, 신뢰를 가지고 있어 세상일에 흔들림이 없다고 정의해 볼 수 있다.

한 번 더 챗GPT로 40세를 확인하면 건강에 대해 말한다. 체력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꾸준한 운동을 해야 하고, 의술의 도움으로 장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AI가 40년 인생을 완벽하게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공감이 되는 분석이다.

원자력 발전도 마찬가지다. 장기 가동 원전의 건강 상태와 미래의 체력 저하를 예측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안전 운전 절차를 더 강화하고,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여 설비도 개선해 더욱 안전한 계속 운전을 담보한다.

고리2호기는 1984년 4월 9일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사람으로 치면 올해 불혹의 나이로 지금쯤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안전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절차를 보완하고 설비를 교체하여 안전하게 계속 운전할 예정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 보자. 미국에는 고리2호기와 동일한 설계의 포인트 비치(Point Beach) 원전이 있다. 1970년대 초에 운전을 시작해 10살 넘게 많은 큰 형님이다. 50년 이상 안전하게 운전 중이고, 60년을 넘어 80년 운전을 준비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해외 원전도 안전을 전제로 운영 허가를 갱신하여 계속 운전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불혹’의 고리2호기는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국민의 에너지 복지에 기여해 왔다. 지난 40년간 발전한 전력량은 19만5560GWh로 2022년 기준 부산시민이 사용한 전력량(약 2만1068GWh)의 9.3배에 이른다. 계속운전하게 될 고리2호기의 미래 역할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의 바탕이 된다. 청정에너지인 원자력발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풍력발전과 비슷하고, 가스발전의 2.5% 수준으로 탄소중립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가 넘을 정도로 에너지 자립도가 낮지만, 원자력 에너지만큼은 전쟁 등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져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에너지 안보를 지키는데 원자력 발전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고리2호기를 비롯한 원전 10개 호기가 10년 계속운전을 하면 LNG 대비 약 107조 원의 절감 효과가 있을 정도로 계속운전은 에너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원자력 발전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기 위한 전제는 원자력 안전이다. 고리원자력본부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필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원전 안전 최우선’을 잊지 않는다.

4월 8일 고리2호기는 운전을 일시 정지한다. 안전한 계속운전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멈추는 고리2호기가 ‘아름다운 중년’으로 다시 태어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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