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가을 대한비뇨의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재미난 마스크를 각 회원에게 나누어 주었다. 신장 방광 음경 고환 전립선 등 비뇨기계 장기를 재미난 캐릭터로 만들어 마스크뿐만 아니라 다양한 굿즈도 선보였다. 이 캐릭터들은 대한비뇨의학회 공식 캐릭터로 인증받았으며 앞으로 다양한 홍보 활동에 쓰일 예정이다. 이렇게 학회 차원에서도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이유는 여전히 비뇨의학과가 ‘남성의 생식기 질환을 다루는 과’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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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서상균 기자 |
비뇨의학과는 남녀노소 모두의 신장 요관 방광 요도 부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기를 포괄적으로 진료하고 치료하는 과다. 신장 이식 및 소아의 방광요관역류 교정수술, 여성의 요실금 수술, 요로결석 치료, 전립선암 수술 등 크고 작은 수술을 담당하는 진료과다. 환자에게서 많이 듣는 말 중에서 ‘비뇨의학과가 여자도 오는 곳인지 몰랐다’ ‘소변과 관련해서 이렇게 환자가 많은지 몰랐다’가 가장 흔하다. 실제로 지난해 4, 5월에 전 국민 1054명을 대상으로 비뇨의학과 인식 및 인지도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비뇨의학과에서 진료하는 대상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남성만 본다’가 70.7%, ‘남녀’를 모두 선택한 비율은 26.3%에 그쳤다. 심지어 ‘여성의 요로감염, 요실금 등 배뇨장애 질환은 비뇨의학과에서 상담·치료·관리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들어본다는 대답도 24%나 되었다. 실제 여성 응답자 506명 중 요실금, 요로감염 등 소변과 관련한 증상 또는 질환이 생겼을 때 비뇨의학과 대신 산부인과에서 진료받는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약 70%로 높게 나타나 여전히 비뇨의학과를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 놀라운 것은 배뇨증상 발생 시 적극적으로 치료하겠다고 답한 사람 중에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에서도 61%에서 성과 관련된 이미지 때문에 비뇨의학과 방문이 꺼려진다고 답했다.
그러나 남성도 비뇨의학과와 더 친숙해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2022년 5월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2019년 기준)에 따르면 국내 남성에게 발생률이 높은 암종 10개에 전립선암(4위) 신장암(7위) 방광암(9위)이 포함되면서 비뇨기암 예방 및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남성의 10대 암 중 3개나 비뇨의학과 암인 것이다. 그러나 이 사실에 대한 인식도 100점 기준에 24점밖에 안 됐다. 비뇨기 건강 검진의 기본인 ‘요속도 검사’와 전립선암 조기검진에 활용되는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들어본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17.2%, 20.1%로 나타나 남성에게도 비뇨기계 질환과 더불어 비뇨의학과에 대한 인지 증진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런 인식으로 인해 비뇨기 환자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상태가 악화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의료비용 증가, 약물부작용 증가,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내성균 증가 등 보건의료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정확한 진단없이 증상만으로 전립선비대증, 발기부전 약물을 혈압약이나 당뇨약 등에 포함시켜 처방받다가 뒤늦게 전립선암이 발견되거나, 전립선비대증의 수술시점을 놓쳐 소변을 볼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른 환자를 접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방광염도 정확한 배양검사와 내성균의 항생제 내성에 따른 정확한 약제 선택이 이뤄져야 하고, 최근 이슈가 되는 재발성 방광염이나 간질성 방광염은 방광내시경을 포함한 정밀검사와 그에 맞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방광염으로 오인해 무의미한 항생제만 오랜 기간 복용하다가 질환이 진행된 채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한 질환에 대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을 세우고 증상을 없애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나아가 건강지식을 얻고 이를 모니터하기 위해서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다. 어떤 때 어떤 진료과를 방문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