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교육이라는 희망 사다리를 놓자

하윤수 부산광역시교육감

  • 하윤수 부산광역시교육감
  •  |   입력 : 2023-03-20 19:26:50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다. 부산광역시교육감으로 취임한 지도 벌써 9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발로 뛰어 교육 현장을 돌아보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기초지자체와 학교를 찾아가 교육 현안을 듣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했다. 민원인들도 100번 이상 만나 그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문제 해결을 고민했다. 체력 유지를 위해 현장 방문을 좀 줄이라는 조언도 있었지만, 교육 현안이 있는 곳이라면 직접 달려가고 싶었다. 더 나은 교육정책을 세우고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답은 현장에 있다고 믿어서다.

교육 현장을 직접 둘러보면서 아직도 가정적 경제적 사회적 이유로 열악한 교육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오륜정보산업학교를 찾았을 때다. 교육감으로선 이례적 방문이라는 말을 듣고 솔직히 놀랐다. 한때 잘못으로 오륜정보산업학교에 수용돼 있지만, 그 아이들도 사회가 돌봐야 할 청소년이다. 당연히 교육감이 가봐야 할 곳이다. 오륜정보산업학교에는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아이가 20여 명 있었다. 한데 마땅히 도와줄 교사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안타까웠다. 우선 시교육청 장학관들이 수업을 진행하도록 해 급한 불을 껐다. 앞으로는 교사 파견은 물론 교과서와 참고서, 인터넷 강의도 지원해 문제를 시스템으로 해결할 생각이다.

탈북학생 대안교육기관인 장대현중고등학교는 인가를 받지 못해 제대로 된 지원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다. 힘겹게 국경을 넘은 아이들이 정상적인 교육환경에서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난해 설립을 인가했다. 이제 학생들은 정규 교과 수업을 받고 졸업하면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고 대학 진학을 모색할 수 있다. 학습용 태블릿 PC를 보급하고 전자도서관 구축, 인근 학교 운동장 사용 등도 지원한다.

중도 입국 청소년들은 교육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다. 시교육청은 부산시와 협력해 중도 입국 청소년의 학업 복귀와 학력 취득을 돕기로 했다. 이들의 공교육 진입과 순조로운 적응을 위해 한국어 교육과 멘토링, 정서 상담도 해 나갈 예정이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17곳과 교육청 간 정보 연계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절대 소홀할 수 없다. 수학여행비와 졸업앨범비, 현장체험학습비를 실제 소요경비 수준으로 지원한다. 올해 입학하는 초등학생에게는 준비물도 지급한다. 꿈자람교실을 통해 기초과목 교육을 강화하고 실용 외국어교육도 시행한다. 찾아가는 진로교육과 대입 설명회 강사도 지원한다.

이밖에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위한 통번역 서비스와 문화예술지원사업,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크게 깨달은 점이 하나 있다. 훌륭한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일은 교육감이나 교육청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오륜정보산업학교 검정고시 지원은 아이들에 대한 산업학교 직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시교육청 장학관들의 적극적인 자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장대현중고등학교 인가 역시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교사와 교장 선생님, 자원봉사 교사, 학교 시설 개선을 도와준 설계사무소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불가능했다. 중도 입국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었던 것도 부산시와 지역 사회, 언론의 따뜻한 관심이 주요한 계기가 됐다.

시교육청은 취약계층과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촘촘한 희망사다리교육 안전망을 구축하려 한다. 경제적 정서적 지원과 함께 학습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아이들이 적어도 돈이 없어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정서 안정과 인성 함양을 도모하는 방안이다. 방학 동안 영어캠프 개최 등 학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시행한다.

이 정책 역시 시교육청은 물론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기초지자체와 학교, 학부모 등 사회 구성원이 서로 협력해야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역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함께 교육이라는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주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양산시 웅상선 광역철도,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 일부 드러나
  2. 2부산 어린이대공원에 실감형 가상 동물원 조성된다
  3. 3영남권 민자고속도로 지난해 통행료 수입 저조
  4. 4양산시, '문화 관광 낙동강 시대' 개막 선언
  5. 5양산시 양산문화재단 11월 출범 제동
  6. 64일 부산 울산 경남 맑음... 낮 최고기온 26~31도
  7. 7항공기 내 불법행위, 5년 4개월 동안 292건 발생
  8. 8얼어붙은 지역 고용시장에 활력 불어넣은 고용우수기업 선정
  9. 9[영상] 즉석밥 용기, 플라스틱 일회용컵... 사실 재활용 안 된다
  10. 10이재명 대표 "해운대 바다에 세슘 있다하면 누가 오겠냐"
  1. 1이재명 대표 "해운대 바다에 세슘 있다하면 누가 오겠냐"
  2. 2北 "담배 피지마세요" 김정은 마이웨이 흡연 행보
  3. 3北 우주발사체 탑재된 만리경1호 내일 인양할까
  4. 4"민주당, 오염수 괴담선동 말고 산은 이전 입장 밝혀야"
  5. 5한미일 北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6. 6민주당, 산은 이전에 또 태클…이재명 부산서 입장 밝힐까
  7. 7선관위 '아빠 근무지' 채용 4명 추가 확인...경남 인천 충북 충남
  8. 8野 부산서 일본 오염수 반대투쟁 사활…총선 뜨거운 감자로
  9. 9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황보승희 의원 경찰 조사
  10. 10"北 해커 빼돌린 우리 기술로 천리마 발사 시도"...첫 대가성 제재
  1. 1영남권 민자고속도로 지난해 통행료 수입 저조
  2. 2항공기 내 불법행위, 5년 4개월 동안 292건 발생
  3. 3얼어붙은 지역 고용시장에 활력 불어넣은 고용우수기업 선정
  4. 4부산대-인니 해수부 해양쓰레기처리선박 공동 활용 방안 추진(종합)
  5. 5전국 휘발윳값 2개월 만에 1600원 하회…부산은 1589원
  6. 6'고물가 고착화'…부산 생강 가격, 지난달 85%나 폭등
  7. 7보일러 성능 과장 광고한 귀뚜라미…공정위 '경고' 처분
  8. 8정부, 2일부터 KTX 최대 50% 할인…숙박시설 3만 원↓
  9. 9전국 아파트값 회복세인데... 물량 많은 부산은 '아직'
  10. 10[단독]부산신항 웅동배후단지 침하 BPA 분담률 60%로 최종 합의
  1. 1양산시 웅상선 광역철도,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 일부 드러나
  2. 2부산 어린이대공원에 실감형 가상 동물원 조성된다
  3. 3양산시, '문화 관광 낙동강 시대' 개막 선언
  4. 4양산시 양산문화재단 11월 출범 제동
  5. 54일 부산 울산 경남 맑음... 낮 최고기온 26~31도
  6. 6[영상] 즉석밥 용기, 플라스틱 일회용컵... 사실 재활용 안 된다
  7. 7백신 접종으로 무너진 청춘, 지켜낸 22일간의 투병일지…"고통 속 희망의 기록"
  8. 8음주운전 7차례나 적발돼놓고 또 저지른 60대 징역
  9. 9도산 위기 부산 마을버스, 어찌하면 좋나
  10. 10경찰, 양산시 체육회장 선거 고소사건 보완수사 착수
  1. 1"나이지리아 나와" 한국 8강전 5일 새벽 격돌
  2. 2‘봄데’ 오명 지운 거인…올 여름엔 ‘톱데’간다
  3. 3‘사직 아이돌’ 데뷔 첫해부터 올스타 후보 올라
  4. 4박경훈 부산 아이파크 어드바이저 선임
  5. 5강상현 금빛 발차기…중량급 18년 만에 쾌거
  6. 6세비야 역시 ‘유로파의 제왕’
  7. 710경기서 ‘0’ 롯데에 홈런이 사라졌다
  8. 8“경기 전날도, 지고도 밤새 술마셔” WBC 대표팀 술판 의혹
  9. 9264억 걸린 특급대회…세계랭킹 톱5 총출동
  10. 10세계 1위 고진영, 초대 챔프 노린다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황령산 봉수전망대에 보내는 간곡한 바람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바뀐 것이 원인이다
낙동강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기고 [전체보기]
제28회 바다의 날을 보내며
한국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키, 원자력발전
기자수첩 [전체보기]
BIFF 사태, 단순 내부갈등으로 치부될 일인가
업자에 돈 빌려준 경찰들…전세사기 피해자 두 번 울었다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일회담, 그들의 영구집권은 가능할까?
한국은 여기까지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거울아, 거울아!” 그 중독의 마법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피리와 히치리키
엑스포와 나비효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산은, 새 성장축 발전에 동참하길
‘소통 부재’를 해결하는 법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산시향의 연륜
부재중전화 스토킹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김해 뒷고기
명태 산업
사설 [전체보기]
BIFF 위상 지킬 근본적 쇄신책 마련하라
‘교육 취업 정주’ 선순환 부산형 청년정책을
세상읽기 [전체보기]
증거에 기반한 최저임금 인상
‘감사하다’라는 인생의 보약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가족에게 감사의 꽃을 드립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나에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국경제 괜찮은가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그림의 맛, 돈의 맛
중세의 혐오와 공감의 정치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밥의 길, 쌀의 미래
원전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세계의 대전환, 2030 부울경세계박람회
근고지영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대통령의 초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새옹지마
봄의 낭만에 대하여
특별기고 [전체보기]
한일관계, 기초 제대로 잡아가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어린이를 위한 음악
두 마리 토끼, 콘골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남농산수화’의 탄생
의재 허백련의 한국적인 산수화
CEO 칼럼 [전체보기]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는 부산을 꿈꾸며
지역서도 유니콘 기업 나와야 한다
  • 부산항쟁 문학상 공모
  • 부산엑스포키즈 쇼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