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사난장] 대학과 지역의 상생 전략

서울바라기 짙어질수록 점점 위축되는 지역대학

지역을 제대로 살리려면 소수 거점도시를 키워야

이동현 평택대 총장

  • 이동현 평택대 총장
  •  |   입력 : 2023-02-09 19:56:49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고 시대’에 서민경제는 말할 것 없고 기업들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래도 경제는 조금 버티면 나아질 것이라는 약간의 희망도 있지만,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은 갈수록 절망만 쌓여가고 있다.

1970년 전후 출생인구가 100만 명 내외인데, 지금 출생인구는 25만 명 내외로 줄어들었다. 50년 만에 4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학령인구의 감소는 2023년 대학 입시 결과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지역대학에서는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수시입시에서 지역대학은 18.6%의 미충원율을 기록했다. 서울 소재 대학의 3%에 비하면 6배 높은 수치이다. 2024년 입시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학정원은 47만 명 정도인데, 대학에 가고자 하는 학생은 37만 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충원율 사태가 역대 최악을 보일 것 같다.

요즘 대학의 재정 형편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초중고에 비하면 참혹하다. 인근 중학교를 2년간 살펴보니 체육관을 짓는다고 공사가 한창이더니, 준공되자마자 운동장과 스탠드를 다 뜯어내어 공사를 한다. 얼마 안 있어 석면 제거작업을 한다고 분주하다. 대학으로서는 부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대학교육 예산이 초중고에 비해 크게 모자라는 데 따른 현상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교육부가 대학과 지방자치단체를 연결하는 정책을 내놓은 것은 적절하다. 지역대학교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대학 재정지원 권한을 2025년까지 모두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겠다는 것이다. 세계적 수준의 특화 분야를 갖춘 ‘글로컬 대학’ 30곳을 지정해 학교당 1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1980~1990년대만 해도 지방거점 국립대학은 서울 명문대학에 버금가는 입시 결과를 냈다. 그러나 지금은 ‘인 서울’이 ‘서울대학교’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학생에 대한 교육 연구 인프라 취업률 등에 있는가, 아니면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가.

흔히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면 학생들이 몰려오고, 열심히 공부해서 학생들의 취·창업 능력이 높아지고, 졸업하면 지역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직업을 선택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 않다. 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져도 ‘인 서울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특정 대학이 탁월한 투자와 교육을 하여 학생을 모으고 인재를 양성하는 데 성공한다고 해도 졸업하고 나면 취업은 도로 ‘인 서울’이 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결국 대학보다는 ‘지역’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학생들과 상담하다 보면 도심에서 떨어진 공단이나 항만지역에서 고연봉을 받고 일하는 것보다 알바를 하더라도 서울 강남에서 일하겠다고 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아무리 대학이 좋아져도, 경쟁력이 높아져도, 투자를 많이 해도 이제는 대학정책으로서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입학생과 졸업생은 모두 놀기 좋고, 사람 만나기 좋은, 나아가 집값도 좀 오를 것 같은 지역으로 가고 싶어 하는 것이다. 결국 대학의 근본적 경쟁력은 위치하는 ‘지역’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학 재정지원 권한을 주는 것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범정부 차원에서 ‘지역 살리기’가 없이는 언젠가 터질 시한폭탄을 시도지사에게 떠넘기기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인구소멸 시대에 지역 살리기가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와 균형발전정책은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커녕 길항작용(antagonism)을 내는 것 같다. 현재 균형발전정책은 도토리 키재기식 정책이다. 이렇게 해서는 수백조 원을 쏟아부어도 지방의 발전은 악순환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

역설적으로 지방을 살리기 위해서는 균형발전정책보다 ‘불균형적’ 균형발전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부산 등 특정 소수 도시를 중점적으로 성장시켜 구심력을 키우고, 이어서 ‘스필오버’해서 인근 도시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프랙탈처럼 큰 구조를 만들고 이어서 작은 구조들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직관적으로 어떤 측면에서는 지방자치가 서울 등을 제외한 지방소멸의 한 원인일 수 있다. 현재의 지방자치제도가 있는 한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영원히 계속될 듯하다.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상위개념인 지방자치제도는 서울도 지방, 부산 대구 광주 대전도 모두 지방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이 서울에 좋은 일자리, 양질의 교육, 보건의료와 생활편의시설을 위한 정책을 하는 데 있어 다른 시장·도지사에 밀린다는 보장이 없다.

지방소멸 인구소멸 대학소멸 등에 대해 개별적으로 효율적 대안을 내놓기보다 총체적으로 사회적 차원에서 탄력적이고 적응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도청도설] if, 손아섭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4. 4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5. 5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8. 8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9. 9[시사난장] 중국 굴기와 한국 외교의 ‘새판’
  10. 10[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1. 1[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4. 4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5. 5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6. 6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7. 7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8. 8‘남북 MDL 상호확인·군통신선 복원’ 정부, 군사회담 北에 제안
  9. 9김민석, 소방노조 만나 “정책·예산으로 안전·처우 개선” 약속
  10. 10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6. 6[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8. 8[속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오세훈 2심 무죄
  9. 9부산교통공사 노사, 파업 직전 잠정 합의…도시철도 정상 운행
  10. 10“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