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총기 난사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23-02-06 20:01:28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0년쯤 전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인이 운전하는 택시를 탔다. 무척 더운 여름날이었다. 한인 택시기사는 거리를 걸어가는 사람들을 손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미국은 한국과 다릅니다. 아무리 대낮이라도 저렇게 길거리를 걸어가는 건 목숨을 내놓은 행동입니다. 언제 총이나 칼을 든 놈들이 나타날지 알 수 없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아무리 미국이 위험한 곳이라고 해도 그런 말을 하다니. 그 뒤 1년 동안 LA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을 돌아다녔지만 한 번도 총기와 관련한 위험한 상황을 겪은 적은 없었다. 안전한 곳만 골라 갔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었다. 수시로 경찰 사이렌이 울리고 한밤중에 헬기까지 출동하는 지역에서 6개월 이상 살았고, 밤에 타코를 사 먹으러 길거리를 쏘다니기도 했다.

1년 동안 만난 한인 중 실제 총과 맞닥뜨린 경험을 가진 사람은 두 명이었다. 한 명은 중고차 딜러로 아침에 조깅하다 버스 정류장에서 권총을 들이댄 강도에게 돈을 털렸고, 또 다른 한 명은 미용실 주인이었다. 그 미용실은 입구가 삼중 철문으로 봉쇄돼 있었다. 그들은 총구 앞에 섰을 때 느꼈던 공포가 평생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연초 미국에서 총기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가해자를 제외하고 사망자가 4명 이상인 경우를 ‘총기 난사’ 사건으로 규정할 때 올해 벌써 6건이 일어나 39명이 사망했다. 미국 내 총격사건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총기폭력 아카이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총기 난사뿐만 아니라 총기 사망 사건 전체로 범위를 넓힐 경우 올해 미성년자 120여 명을 포함해 최고 1260여 명이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주마다 세부 내용이 다르지만 일정 자격만 갖추면 총기를 살 수 있다. 대형마트인 월마트의 일부 매장에서도 총기를 판매한다. 권총뿐만 아니라 군인들이 사용하는 자동소총까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미국 민간인이 소지한 총기가 3억9300만 정으로 지난해 기준 미국 인구 3억3300만 명보다 더 많다고 추산한다.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총기 규제 목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미총기협회 로비와 개인의 무기 소유 및 휴대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의 힘이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보면서 총기 규제가 유난히 까다로운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탄피 하나까지 악착같이 챙겼던 오래전 군대 시절 기억이 새삼스럽다.

김희국 편집국 부국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개 철도 겹칠 하단역 일대, 서부산 중심지로 개발 추진
  2. 2SUP족 몰려오는 광안리…수영구, 전국대회 등 열어 붐업
  3. 3[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4. 4尹,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정국 급랭
  5. 5원예용 톱 ‘히든 챔피언’…가격 아닌 품질로 승부
  6. 6민간참여 공공주택 공사비 상승분 소급 지급…지역업계 숨통(종합)
  7. 7[서상균 그림창] 역투
  8. 8체격·실력 겸비한 차세대 국대…세계를 찌르겠다는 검객
  9. 9가수 김호중, 음주 뺑소니 혐의 12일 만에 출석
  10. 10황보르기니가 잘 뛰어야 거인 성적 ‘쑥쑥’
  1. 1尹,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정국 급랭
  2. 2총선 당선인 1인당 평균재산 33억여 원
  3. 3채상병 특검법 28일 재표결…與는 내부단속, 野는 틈새공략
  4. 4여야 22대 원 구성 이견 팽팽…이번에도 ‘늑장 개원’ 우려
  5. 5尹 대통령, 오동운 신임 공수처장 임명
  6. 6與 차기 부산시당위원장 후보군, 정동만·이성권으로 압축
  7. 7尹 “부산, 총선서 큰 역할…부산대병원 7000억 꼭 지원할 것”
  8. 8제주도로…울릉도·독도로…부산시의회는 ‘국내 연수중’
  9. 9국힘 황우여 비대위원장, 김진표·이재명 잇단 예방 “여야가 형제처럼 만나자”
  10. 10[속보]尹,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1. 1원예용 톱 ‘히든 챔피언’…가격 아닌 품질로 승부
  2. 2민간참여 공공주택 공사비 상승분 소급 지급…지역업계 숨통(종합)
  3. 3에코델타 ‘민간 참여 공공분양’ 속도…11·24블록 교육환경평가 심의 승인
  4. 4창원 찾은 김승연 회장 “루마니아 K9 수주에 총력”
  5. 5ETF 호재? 이더리움 20% 급등
  6. 6부산권 기계설비연합회, 기술 세미나 개최
  7. 7리얼체크, 블록체인 기반 ‘추첨 설루션’ 출시
  8. 8"상괭이 탈출장치로 혼획 제로 달성" 국제사회 큰 주목
  9. 9주가지수- 2024년 5월 21일
  10. 10“청년 건축인들, 해외 연수로 한 단계 성장하세요”
  1. 14개 철도 겹칠 하단역 일대, 서부산 중심지로 개발 추진
  2. 2SUP족 몰려오는 광안리…수영구, 전국대회 등 열어 붐업
  3. 3가수 김호중, 음주 뺑소니 혐의 12일 만에 출석
  4. 4‘채상병 사건’ 김계환·박정훈 공수처 소환…朴측 “VIP 격노설, 통화 등 증거 뚜렷하다”
  5. 5육군 훈련병 수류탄 터져 사망…부사관 중상
  6. 6오늘의 날씨- 2024년 5월 22일
  7. 7“세계장애인바리스타대회 부산 개최가 목표”
  8. 8양산 자동차 부품 유통업서 불
  9. 9부산·울산·경남 낮 최고 24∼30도…오후부터 구름
  10. 10땅주인 허락 없이 덱 깔았다가…5500만 원 날린 부산 서구
  1. 1체격·실력 겸비한 차세대 국대…세계를 찌르겠다는 검객
  2. 2황보르기니가 잘 뛰어야 거인 성적 ‘쑥쑥’
  3. 3김하성 3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4. 4허미미, 한국유도 6년 만에 금 메쳤다
  5. 5장타자 방신실 생애 첫 타이틀 방어전
  6. 6손흥민 마지막 경기서 통산 3번째 ‘10골 10도움’ 금자탑
  7. 7축구대표 감독 이번에도 임시…김도훈 전 울산감독 선임
  8. 8맨시티 프리미어리그 사상 첫 4연속 우승
  9. 9내년 부산 전국체전 10월 17일 개막 7일간 열전
  10. 10코르다 LPGA 독식, 벌써 시즌 6승
우리은행
후보가 후보에게 묻는다
부산 서동
4·10 총선 지역 핫이슈
원도심 숙원 고도제한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을 위한 국제사회의 경향
소규모사업장 중처법, 투약 중단이 필요한가?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옛 부산세관 복원, 진정한 새로운 전통이 되길
부산 영도, 낭트의 낭트 섬을 보자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축복의 계절
과학계의 스승과 제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3요’와 칸 레드카펫을 빛낸 조연들
AI시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기고 [전체보기]
해외직구식품, 현명한 선택과 소비가 필요하다
‘질병x’ 대유행 예방과 대응, 대만과 함께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의전당 대표 연임…소통 외치는 현장에 귀 기울여야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이재명 대표께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아직 명당 덕을 덜 본 것일까?
노무현이 옳았다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신문은 살아 있고, 칼럼은 말을 건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디아스포라의 노래 영천아리랑
우리 융복합 음악의 시초 고구려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소통을 이기는 무기는 없다
선한 영향력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박형준의 정치적 미래
도청도설 [전체보기]
좁쌀 한 알
언디스퓨티드 챔피언
메디칼럼 [전체보기]
일하는 사람의 1차 의료, 근로자 건강진단
100세시대의 건강관리법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조식전쟁
미쉐린 가이드와 ‘부산의맛’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腦力)을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
뇌, 팩트 체크!
사설 [전체보기]
채상병 특검법 10번째 거부권…윤 대통령 책임 크다
고도제한 푼다는 부산시, 규제 완화가 능사 아니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위하여
사라지는 중간, 중산층을 위한 도시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대 입학정원 갈등의 올바른 해법
우리 시대의 올바른 복지 원칙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회의 바다, 우리네 함장은 어디로 키를 잡을까
부산항, 글로벌 물류 허브 플러스 알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12월의 기도편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경제문제가 풀려야 인구문제가 풀린다
중국의 한국시장 시장교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호모 사피엔스의 바다
세상을 뒤흔든 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한국교육의 새 지평을 여는 IB교육학회 창립
‘자신과의 경쟁’이 ‘경쟁 교육’ 대안이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비례대표 제도는 죄가 없다
‘자객공천’ 유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페라 와인
와인이란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된다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낭만오페라의 종언! 푸치니
정명훈과 도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처음 보는 ‘무릉도원’
무호 이한복의 ‘운룡도’
CEO 칼럼 [전체보기]
우리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드론으로 변화할 부산의 미래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