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오페라하우스 사태, 부산 시민이 우습나

“설계 부실” “무단시공이 문제”…책임 전가에 부산시는 팔짱

자체 감사로 진실규명 한계, 검경 수사 아니면 해법 없다

  • 강필희 기자 flute@kookje.co.kr
  •  |   입력 : 2023-01-30 19:44:10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시장이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하고 자진 사퇴한 2020년 4월 23일은 온 부산 시민이 수치감에 얼굴을 숯더미에 묻은 듯 했던 날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날을 또다른 의혹과 불신의 날로도 기억한다. 바로 그날, 부산시가 북항 재개발 부지에 초고층 숙박형 레지던스 허가 도장을 찍어준 것이다. 북항을 독보적 해양관광 콘텐츠로 채워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재개발 사업이 해운대처럼 바다를 아파트 촌이 병풍처럼 둘러싸는 상황으로 변질되면 어쩌나 하는 경계심이 일던 참이다. 레지던스 허가는 선행절차가 마무리된데다 담당국장 전결사안으로 권한대행에게 보고됐다는 게 부산시 설명이지만, 허가 타이밍이 너무나 절묘하지 않은가.

3년 전 일을 소환한 건 최근 불거진 오페라하우스 사태 때문이다. 오페라하우스는 이 건물의 외형적 특징을 함축하는 전면부 설계와 시공 문제 로 공사가 몇 차례 중단됐다. 시공사는 “설계사가 제대로 된 설계도를 주지 않는다”고 하고, 설계사는 “시공사가 설계와 다르게 무단시공 했다”고 주장한다. 누군가 거짓말을 하는 게 분명한데도 발주처인 부산시는 판단을 유보한 채 “일단 제3의 방식으로 공사부터 하고 보자” 한다. 최초 계획대로라면 5년 전 이미 개관했어야 하지만 준공 목표년도는 2025년으로 연기되고 공사비는 700억 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도 잠정치일 뿐 앞으로 돈이 얼마나 더 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언론에 종종 등장하는 ‘토건 세력’이라는 말은 토목건설회사와 종사자를 뜻한다. 특히 민간에 대해선 인허가권을 틀어쥐고 자체 공공건물을 짓기도 하는 공무원을 포괄한다. 대형 공사나 건축엔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같은 절차가 무수히 수반되는데 이걸 원칙대로 수행하느냐 우회하느냐에 따라 수십억 혹은 수백억 원이 왔다 갔다 한다. 설계 변경 역시 공사비 증감에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토건 영역은 워낙 전문적이라 일반인들은 그 내밀한 속살을 들여다볼 수 없지만, 속으로 곪다가 터지면 그제서야 극히 일부 실태가 드러나는 법이다.

오페라하우스 사태만 해도 그렇다. 바다 쪽 건물 정면 설계 방식으로 지금까지 공식 거론된 건 트위스트 공법, 폴딩 공법, 스마트노드 공법 3가지다. 이해의 어려움은 있으나 시공사와 설계사의 책임 떠넘기기를 통해 최소한 각 공법의 난이도 격차를 짐작할 수는 있다. 트위스트는 애초 설계사가 공모에 당선될 때 내놓은 방식이다. 거의 예술작품 수준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그런데 시공사는 공사 시작 직후 트위스트가 아닌 폴딩으로 바꾸자고 했다. 설계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다시 공모를 진행해 결정한 방식이 제3의 공법인 스마트노드이다. 결국 폴딩이 가장 쉽거나 일반적이고, 트위스트와 스마트노드는 난해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국내에는 트위스트나 스마트노드를 이 정도 규모의 건물에 적용한 사례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상식적인 의문이 생긴다. 트위스트 공법을 제안한 설계사는 이것이 정말 실물로 구현 가능하다고 보고 설계한 것일까. 설계사측이 시제품조차 만들지 못했다는 보도가 이미 나와있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사실이라면 설계사는 실현 불가능한 초현실적인 설계를 내놨다는 말밖에 안되는 것이다. 이해가 안 되기는 시공사도 마찬가지다. 2018년 시공에 참여할 당시 이미 그들은 설계도를 봤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공사를 하려니 안된다며 쉬운 공법으로 바꾸자는 게 말이 되는가. 공사만 우선 따놓고 오리발 내밀겠다는 심산이었던가.

오페라하우스 공사 발주처인 부산시에선 공법 문제가 불거진 2019년부터 최근까지 건설본부장이 총 7번 갈렸다. 재임기간이 불과 3개월이나 6개월에 그친 본부장이 4명이나 된다.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을 받고 공법검증위원회를 가동하는 와중인 올 초에도 본부장이 바뀌었다. 실무자들이 설계와 시공방법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본부장은 결정을 미룬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 없다. 이게 정상인가.

전국을 발칵 뒤집은 해운대 엘시티 사건은 주거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땅에 아파트 허가가 나고 그 과정에서 업자와 공직자들이 특혜를 주고 받으며 부정하게 뒤얽힌 토착비리다. 지역 국회의원, 부산시 고위 공무원, 법조인, 금융인, 언론인 등 수많은 사람이 불려 나왔다. 부산 사람 망신을 제대로 시킨 엘시티에 이어 또 오페라하우스 사태가 불거졌다. 청년들이 부산을 떠난다고 한탄할 일이 아니다. 오페라하우스 같은 랜드마크 공연장 하나 제대로 못 짓는 게 지금 부산이다. 부산시 감사나 시의회 행정감사가 진실을 규명할 역량과 의지가 있으리라고 믿을 시민이 얼마나 되겠나. 당장 검찰 경찰 수사가 들어가야 옳다. 그런 수사하라고 우리가 세금 내는 거다.

강필희 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3. 3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4. 4[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5. 5[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6. 6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7. 7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8. 8[속보] 靑 “우크라, ‘북한 포로 송환’ 발표 전 한국에 알렸다”
  9. 9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10. 10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1. 1[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2. 2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3. 3[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4. 4[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5. 5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6. 6장동혁 “한동훈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 중…복당 언급 부적절”
  7. 7합참의장, DMZ 지뢰 폭발 부대 방문해 현장조사 준비 점검
  8. 8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발표 전 한국에 알려와" (종합)
  9. 9국힘, 지뢰 사고 조사 지연 비판... "보고 체계 공개" 촉구
  10. 10청와대 ‘검찰개혁 국민 속였다’ 유시민에 법적 대응 검토
  1. 1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2. 2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3. 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 통화량과 물가
  4. 4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5. 5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6. 6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7. 7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8. 8[한 손 뉴스] 국산 전투기로 영공 수호…KF-21 공군 1호기 배치
  9. 9바리스타 심사위원이 만든 스페셜티
  10. 10홍지선호 국토부 출범 “公기관 2차이전 속도”(종합)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3. 3귀성·귀경길 정체 지속…부산→서울 8시간10분
  4. 4민형배 전남광주시장 “제주항공 유족 위해 특별팀 다시 꾸릴 것”
  5. 5호주 시드니 총격 사건 세 번째 용의자 체포…한국계 20대 남성
  6. 6추석 저녁 귀성길 정체 해소, 귀경길은 다소 혼잡
  7. 7'부캉이' 북항 놀러 왔다가 덜컥 정착?…부산 명예홍보대사 도전
  8. 8대구도 ‘돔 유치’ 참전…부산 부지·재원 서둘러야 국비 선점
  9. 9장기체류 ‘부캉이’ 연휴 뒤 외해로 유도할 듯(종합)
  10. 10수해 상처 여전한 거제, 전국서 ‘한가위 온정’
  1. 1[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2. 2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3. 3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4. 4[속보] 한국 3대3 남자 농구,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
  5. 5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6. 63경기 1실점 철벽 마운드 韓, 조1위 슈퍼라운드행
  7. 7父 여홍철과 어깨 나란히…여서정, 8년 만에 도마 금메달
  8. 8여서정·안세영·우상혁…‘금빛낭보’ 기대
  9. 92전 전승 한국축구, 조 선두로 8강 진출
  10. 10송세라, 항저우 한 풀었다…AG 첫 ‘금빛찌르기’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그때 부끄러움을 알았더라면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작자 미상
범숙학교의 기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아이의 근시, 안경만 쓰면 끝?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구체적 로드맵부터 마련하라
동남권 건강지표 ‘빨간불’…촘촘한 의료 안전망 구축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니트 세대와 한국 노동시장의 불편한 현실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공정함이 만드는 브랜드 가치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