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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경제 항산항심] 공연한 수업료

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전 경기대 대학원장

  • 엄길청 국제투자전략가·전 경기대 대학원장
  •  |   입력 : 2023-01-30 19:43:59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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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를 포함해 국제사회가 수년째 겪고 있는 질병과 경제의 어려움은 필연적인 고통이나 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오지 탐험이나 홀로 생경한 남의 나라에 가서 살아보는 일들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분명한 인과관계는 없지만,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인수감염의 코로나바이러스에 전격 노출된 것이다. 물건을 누가 싸게 만든다고 하면 어디든지 찾아가 공장을 짓고 자연을 개발하여 저가 물건을 소비자의 문 앞에 배달해주는 궁리만 하다가 만난 일이 팬데믹이기도 하다.

오늘의 제반 불상사는 공산국가들을 정상 국가라고 여기며 일부러 찾아 들어가서 돈을 투자하고, 일확천금을 벌어들이려고 국제 경제사회의 파트너로 이용하면서 자초된 일이다. 이제야 와서 화들짝 크게 놀라며 비로소 서방국가들이 공산권과 거리를 두고 절연의 벽을 서서히 쌓기 시작한다.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더 알아보지 않고 덥석 시작한 체제개방과 자유왕래의 대가는 지금 인류의 생활고와 경제침체로 다가왔다.

미국이 징벌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금리를 일부러 잔뜩 올려놓아서 국제경제가 온통 허리가 휘어지는 형국이 되었다. 그런 가운데, 다보스에서 2023년 연차대회가 열렸다. 마치 눈앞에서는 빙하기가 한창 진행되는데, 어디서는 얼음이 녹아드는 비정함이 드는 순간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분명 이 대혼돈의 지구 경제상황은 새로운 생산의 질서가 태동하는 시간을 맞이할 것이 분명하다. 그 시간이 어쩌면 지금 홀연히 다가서는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러시아 도발로 10달러까지 급등하던 천연가스가 어느새 코로나 이전의 최저가격인 3달러도 지키지 못하고 2달러선에 내려와 있다. 러시아 전쟁 도발은 이제 세계 경제에 위험상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저승사자 같던 미국의 2년 국채도 요즘 4%대 하락 돌파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연초부터 공포감을 유발하는 2023년 경제침체와 고금리의 두려움도 서서히 면역이 이루어지는 느낌이다. 세계은행의 2023년 한국 경제성장 전망이 2%로 나왔는데, 예전보다 낮기는 하지만, 세계 경제성장 전망인 1.9%보다 높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 이후에는 우리가 세계평균보다 낮았었는데, 위기에서 보이는 한국경제의 탄탄한 내공이다.

이러면 강세이던 석유에너지 주식가격이나 주요 광물, 곡물 등 상품들의 가격도 서서히 정점을 지나고 있을 수도 있다. 종전엔 미국 석유회사인 세브론만 해도 100달러 선에서 지루하게 맴돌던 주가가 지금은 170달러를 오르내리며 소위 횡재세의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에너지기업들의 돌연한 호황이 지속할 수 없는 일임도 조금만 기다려보면 알게 될 것이다.

중국을 지난 시간만 보면 과소평가하기 어렵다. 미국 정부도 요즘에는 중국 정부와 경쟁을 하겠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중국이 경제 크기로 보면 성장했지만, 과연 중국이 미국의 장기적이고 질적인 경쟁상대일지는 의문이 든다. 화석에너지 위주의 중국 생산경제는 다보스발 4차 산업혁명이 급류를 타면 구조적으로 현저한 타격이 불가피한 약점을 지니고 있다. 중국이 향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면 자국산 제품과 상품의 저가공세가 예상된다. 현재 인플레이션이 구조적으로 장기화 되기는 어려운 이유이다.

작금의 돌발충격 상황이 가라앉고 나면 미국경제는 강해질 것이 분명하다. 정보지능에서 탈에너지, 지능소재와 우주항공, 테라포밍 도시건설, 가상자산까지 최첨단 지식경제 기반이 앞선 나라이다. 일본은 요즘 미국의 국내로 여겨질 정도로 친미적인 스탠스로 미국을 향해 달려간다. 독일도 러시아를 상대로 미국의 전쟁책임을 스스로 떠맡아 주도하면서 이젠 독일 전차를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내고 있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노선 선택을 기다리는 모양이다.

이제부터 4차 산업혁명의 최첨단 생산 연구 개발시설들이 주로 미국과 유럽 등지에 대거 생겨날 것이 틀림없다. 한국의 국제 산업생산과 국제 교역물류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부산, 울산, 경남의 대비는 아무래도 많이 궁금하다. 이제 우리는 마스크를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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