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의 무지개가 사라지고 있다. 수도권 일극주의 해소와 지방소멸 대안으로 지난 수년간 준비하고 출범을 목전에 둔 부울경 특별연합, 이른바 메가시티 전략이 갑자기 중단되자 부울경은 마치 미래의 꿈이 사라진 듯 여러 곳에서 허망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올해 대선 등에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국가발전전략으로 강조된 동남권 메가시티 전략이 일부 지자체의 반대로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황당한 사건이 펼쳐지고 있다. 신뢰가 생명인 정치가와 지자체 장이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결정한 정책이 후임자들의 변심(?)에 의하여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이 된 셈이다. 어처구니가 없다.
대한민국 고도성장기 국가 경제를 견인했던 부울경 지역이 장기간 경제적 쇠퇴와 수도권과의 격차 확대로 자생력을 상실하고 거대한 늪에 빠져있다. 수도권 경제 규모와 인구는 이미 절반을 넘었으며, 100대 기업 본사 90%가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고, 신용카드 사용액 70% 이상이 수도권에서 발생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지방소멸은 예측 가능하다. 또한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 소재 기업은 단 27개에 불과하며, 부산의 하이테크 품목 수출 비중은 6.8%로 국내경제 전체평균인 31.5%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이것이 바로 부울경 메가시티 전략이 필요한 이유이다.
동남권 메가시티 전략은 수도권 집중 해소와 동남권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수도권에 집중되는 인구 경제 인프라 등을 동남권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공간, 산업 및 교육혁신이다. 이를 통하여 기업 유치 및 창업의 활성화, 그리고 좋은 일자리 창출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부울경 지역을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또 하나의 성장거점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경제동맹이라는 다소 생소한, 한 국가 내에서는 듣기 어려운 전문적인 용어가 등장하면서 특별연합체추진은 중단되며 해체될 것이라고 선언하고 관련 지자체장들은 다시 경제동맹 추진을 위하여 손을 마주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어리둥절하다, 경제동맹이 뭐길래, 메가시티보다 더 나은 전략인가? 부산은 상당한 혼란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경제동맹은 유럽연합과 유로존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와 법, 그리고 통화가 다른 국가 간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생산요소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여 각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경제통합의 한 단계이다. 사실 유럽연합은 하나의 유럽을 지향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상품과 시장 그리고 통화 통합을 추진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역시 유로라는 단일통화 출범이다.
그런데 부산과 울산 그리고 경남지역 간 상품 이동에 제한이 있는지? 서로 다른 통화 사용으로 결제에 따른 위험이 수반되는지? 그들이 선택한 경제동맹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여전히 고민 중이다. 아니면 단순히 메가시티를 반대하기 위한 허상에 불과한 것인가.
수도권 광역경제와 다르게 메가시티가 추진하는 인위적인 경제공동체는 분명 비용이 수반할 수밖에 없다. 명시적으로 광역교통망 구축 등 인프라 구축비용과 단기에 나타날 수 있는 특정 지역에로의 쏠림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울경 지역이 더 많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생산한다면 부울경 지역민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다. 단기적인 부작용 때문에 절실히 필요한 선택을 포기해야 하는가? 더욱이 부산이 추진하는 금융중심지 육성전략에 KDB산업은행 이전이 포함되어 있으며, 가덕신공항 건설과 2030 월드엑스포 부산유치가능성은 메가시티추진에 큰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전임 지자체장들이 큰소리로 환호하면서 결정한 정책이 충분한 논의과정도 없이 한순간에 와해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부울경 경제동맹은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과연 그들의 결정이 선거기간 동안 그들이 힘차게 외쳤던 시민과 지역 그리고 국가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들 자신을 위한 것인지? 부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민과 지역 그리고 국가를 위한 정책이 수립되어 추진되길 간절히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