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 3개 시도 단체장이 속도를 높여 추진하던 특별연합(메가시티) 폐지와 초광역 경제동맹 결성 일정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지역 시민단체 소송으로 두 사안이 법원 판단에 맡겨지게 된데다, 의결권을 가진 부산시의회도 논의를 중단하면서다. 부산경실련은 오늘 ‘부울경 특별연합 해체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과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 합의 결정 무효 확인 행정소송’을 부산지법에 제기하기로 했다. 메가시티 무산이나 경제동맹 추진이 모두 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역시 지난 주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 폐지규약(안)’ 심사를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이로써 메가시티 폐기는 두 달 이상 공전할 전망이다.
지방자치법상 2개 이상의 시도가 특별지방자치단체를 만들 때는 규약 제정과 기본계획 수립은 물론, 가입·해산·탈퇴 전 과정이 반드시 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특별연합 구성이 몇몇 정치인의 자의적인 판단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충분한 여론수렴 결과여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추진한 메가시티는 무산시키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초광역 경제동맹을 결성한다는 결정이 단체장 3인의 일방적인 합의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서 관련법 규정이 없는 메가시티 규약의 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단체장들이 특별연합을 결성하지 않기로 마음 먹은 마당에 후속 절차의 하자 여부가 뭐 그리 중요하느냐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별연합을 만든 것도 법이요, 그것을 없애는 것도 철저히 법에 근거한 행위여야 한다.
부울경 특별연합 결성은 특정인의 정치적 결단이 아닌 시민과 도민 바람으로 쌓아올린 공든탑이다. 그러나 지방선거가 끝나자 마자 신임 혹은 재선 단체장들이 무위로 돌리고 말았다. 메가시티 관련 70개 사업 예산 35조 원 중 상당 부분은 이제 날아갈 위기다. 동남권을 촘촘히 연결해 수도권에 대항할 힘을 기르는데 사용하려던 예산이다. 3개 시도가 메가시티 추진단을 경제동맹 사무국으로 대체하려 하지만 정부가 호락호락 인정해줄 리 만무하다. 단체장 3인이 무너뜨린 건 메가시티만이 아니다. 지역 연합으로 지역 경제를 살리고 나아가 국가를 일으키려는 지역민 전체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어버린 것이다.
부산시의회가 규약폐지안 논의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게 메가시티 불씨를 살리려는 의지의 표현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먼저 총대를 메고 싶지 않은 책임 회피용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시의회가 이런 부담을 갖는다는 사실 자체가 지역 여론을 의식한 결과임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든 지금으로선 메가시티 논의가 재개될 기미는 거의 없다. 그러나 법적 근거가 명확한 특별연합은 절차를 무시한 채 폐기되고 경제동맹은 안될 줄 알면서 억지로 끌고가는 현 상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마지막 기회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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