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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화물연대 문제, 이제는 제도로 풀어야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2-11 19:31:29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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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물연대 파업과 물류대란 뉴스를 보다 과거가 떠올랐다. 필자가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에서 근무하다 대학으로 옮기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2003년 화물차의 운송거부(지금의 화물연대)가 발생해 큰 혼란을 겪었다. 이른바 ‘제1차 물류대란’이다. 항만 바깥에서 물류가 멈출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시절이었기에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대책도 마땅찮았다. 항만물동량이 증가하고 산업은 발전하고 있었기에 그 속에서 고통받는 주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당국자나 학자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장 상황과 물류 흐름을 정확하게 읽는 제도가 수립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외항상선이 항만으로 반입한 수입물류는 항만터미널에서 ODCY로 이동해서 며칠간 머문다. ODCY와 계약한 운송업체(A)는 트럭운송인(B)에게 운송을 배정해 목적지까지 운송한다. 이때 A는 보유트럭을 이용하거나 지입된 B를 이용하는데, B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이처럼 ODCY를 끼고 운송되는 형태인데, 정기선 운임이 장기적으로 이익을 낼 수 없는 국제경쟁구조이기 때문에 선주사는 정기선 운송에서 원가에 가까운 운임을 책정하고 이와 연계된 창고업(ODCY 포함), 육상 운송업자를 자회사 또는 가족회사로 운영해 소위 종합물류 과정에서 수익을 챙기는 구조다. 그래서 당시엔 부두에서 반출해 ODCY나 외부창고에 7일 이상 장치해야 화물차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돼 있었다. 육상운송업자도 관련 회사를 설립하고 개인트럭운송업자를 지입으로 소속시킴으로써 지입 수수료와 화물배정 수수료를 챙김으로써 실제 화주가 직접 화물차를 수배하기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당시 현장의 불만은 화주는 육상운송비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었고, 개인트럭운송업자는 운임이 너무 낮다는 것이었다. 일리가 있었다. 화주가 부담하는 서울~부산 간 트럭 운임이 부산~뉴욕 간 컨테이너 운임의 2배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개인트럭업자는 화물을 배정받는 과정에서 수수료 등 제반 경비를 제외하면 숙식을 트럭에서 하면서 고속도로 야간통행료 할인시간을 이용하지 않고는 적자가 나기 십상이라고 호소했다.

그런데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이전엔 경유에 유류세가 부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연료비로 인해 간신히 유지된 것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제1차 물류대란 때 지금의 화물연대를 결성한 개인트럭업자들이 민주노총과 손잡고 집단행동을 하면서 그 직접적인 이유가 경유에 유류세를 부과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알려졌다. 어쨌든 이를 계기로 이후 약 20년간 유류비 지원, 안전운임제 등 땜질식 보완이라도 해왔기에 효과를 노린 반복적 운송거부가 발생하고, 화물연대와 민주노총 간 연대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에서 행정명령권을 발동, 법과 원칙을 지키려는 정부의 노력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원칙이 아무리 올바르다고 해도 자기 생존권이 극단적으로 위태로울 때는 국민에게 먹히지 않는다.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또는 타협의 여지가 있는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수습된다고 하더라도 땜질식 처방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개인운송업자의 차량 구입·유지 비용, 운송에 소요되는 유류비 인건비 등 연간 소요경비 총액을 관리할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에 따라 적정 이윤이 보장된 최저운임 보장제도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연안 해상운송에도 적용돼야 한다. 조선소 등 화주의 수익이 줄어들면 하도급 업체나 연안운송업자에게 이를 전가하는 형태로 계약이 이뤄지므로 이들도 적정 운임 확보가 시급하다.

국토교통부의 화물운송사업법과 해양수산부의 해운법에 각각 표준운임제도를 도입하고, 원가와 적정 이윤을 과학적으로 산출하도록 시행규칙 고시 등을 마련, 국가가 영세업종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자유민주국가에서 기본은 시장원리이지만 적어도 한쪽의 일방적 희생이 아닌 같이 살아가는 ‘따뜻한 시장’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여기에 국가의 정책과 제도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영석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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