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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소리] 거꾸로 흐르는 도시 부산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1-20 19:51:06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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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과거 형제복지원이라는 괴물이 태어난 원인 중 하나를 꼽으라면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올림픽 개최라는 국제적 행사를 꼽을 수 있다. 행사 자체가 문제라는 의미가 아니라 국제행사를 통해 정부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했던 의지와 삐뚤어진 방법이 문제였다고 말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라는 것을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생각했던 군부는 인간청소를 지시했다. 이른바 내무부훈령 제410호를 통해서 말이다. 요즘 부산을 거닐면 2030 엑스포에 대한 소식을 곳곳에서 듣게 된다. 국제행사를 앞둔 지금 부산은 형제복지원이 운영되던 시절과 달라졌을까. 지난 10월 13일, 부산시설공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역광장 시민불편 해결을 위해 6개 기관 협의체 회의 연다’는 소식을 알렸다. 부산역 일대는 서병수 전 부산시장 시절부터 주기적으로 관계 공무원 등이 노숙인 청소를 자행했던 상징적인 곳이었다. 거리 노숙인을 내쫓고 흩어지게 만들겠다는 논의는 다시금 2022년이 되어 부활했다. 코로나19 유행을 핑계로 부산역은 오후 9시께가 되면 철제문으로 로비를 잠갔다. 이번 회의에서는 부산역 바로 앞 유라시아플랫폼의 야외공간에서도 노숙인을 내쫓는 방안이 논의되었다고 한다. 내년에는 화단 등 구조물을 통해 아예 상주하기 불편한 공간으로 채울 것이라는 논의도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거리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부산역이나 지하철역에서 내쫓고 나면 이들이 갈 곳이 없다는 점이다. 배척하고 배제하면 결국 누군가의 인권침해 수단으로 활용되는 문제를 야기시킨다. 모 사회복지시설은 운영구조가 같은 정신병원에 노골적으로 노숙인을 유인 입원시켜 수익을 창출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배척하기만 하면 된다는 발상은 과거 군부 시절과 지금의 부산시, 동구청, 공기업 모두 다를 바가 없다. 국제적 행사를 준비하는 도시라면 한국판 홀로코스트라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작금의 사회 인권 증진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언론에 드러난 박형준 시장의 태도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조사위와의 면담마저 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또 하나 상징적인 사건을 하나 들어보려고 한다. 바로 부산의료원 이야기이다. 공공병원의 대표적인 모델인 지방의료원은 그 지역의 건강정책을 수행하고, 시민 건강을 위해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는 병원이다.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19를 겪기 전까지만 해도 공공병원은 시민의 세금을 잡아먹는 하마라고 하는 인식이 팽배했었다. 건강정책을 수행해야 할 상황, 감염병 대유행이 일어나자 그제야 돈보다 생명이 중요하다는 공공성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지만 갑자기 10여 년 전으로 회귀하는 장면이 부산시의회에서 등장했다. 모 시의원의 복지환경위원회 발언에 따르면 “부산의료원 경영이 중요하다. 미래성이 불투명하다”, “여러 가지 사회 현안들이 많기 때문에 지방세 투입을 기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 재정문제가 있으면 채용했던 직원들을 계약 종료를 한다든지 해결 방안이 있어야 하지 않나”는 말이 그랬다.

부산의료원은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며 일반경영이 아닌 건강정책수행기관으로 운영되어 왔다. 기능 전환에 따라 운영 회복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전국 모든 감염병전담병원의 공통된 목소리이다. 경기도의료원의 경우 회복기를 부여하고 계속적인 공공의료에 대한 투자를 약속한 것에 대비하면 부산의 수준은 부끄럽다. 적자 논란으로 눈치를 봐야 했던 부산의료원이 없었더라면 부산은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없었다. 감염병 극복만이 아니라 부산은 건강 격차 해소를 위해서도 공공병원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2021년도 사망률 관련 건강지표를 보면 부산은 또 암 당뇨 심뇌혈관 등에서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 공공의료는코로나19 이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산시는 부산의료원에 지원하던 예산 50억 원마저 반토막으로 삭감했다.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반인권적 인식, 시민 건강보다 수익성이 중요하다는 부산시와 부산시의회의 인식은 거꾸로 흐르고 있다. 빠르지 않아도 좋으니 정도(正道)를 걸어가는 부산이 되길 바란다.

김경일 사회복지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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