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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시의적절한 주택시장 연착륙 정책을 기대하며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1-16 19:57:36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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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고 집값도 하락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 부담이 증가해 가계부채도 위험수위다. 정부는 금리인상으로 주택시장의 ‘경착륙’ 위험이 커졌다는 판단하에 부동산 규제를 해제하겠다고 하고, 우리나라 가계부채비율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한다. 부동산 환경이 악화되고, 금리상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모두 떨어지며 불안감이 고조되자 부동산 정책에 속도 조절을 보였던 정부도 본격적 규제 완화에 나섰다. 지난 5년간 급등한 주택 가격을 하향시킬 필요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주택가격 하락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금리인상 시기에 집값 하락 폭이 커지면 전월세 부담이 증가하고,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으로 금융시장도 불안해진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소비심리 위축이 가속되고, 주택 수요 감소에 따라 미분양이 늘어 건설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리스크도 늘어난다.

따라서 금리인상 시기에 부동산 정책은 주택가격 안정화라는 목표와 함께 부동산 시장 침체가 다른 산업과 국내 경기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까지 고려해 다각도로 수립돼야 한다. 부동산규제 완화와 함께 부동산 PF대출과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상승국면에서 전국적으로 부동산 PF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돼 자금 공급 규모가 크게 늘었으며, 유동화 증권 등을 통한 자본시장과의 연계성도 매우 커진 상태였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난, 대출규제 강화와 최근 주택 거래·분양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PF대출의 안정성이 악화됐다. 벌써 레고랜드 사태 등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PF사업의 위기발생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부터 각 50조 원과 95조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대책과 정상 추진 중인 개발사업에 대한 공적보증 강화 계획을 밝혔다.

주택담보대출이 활성화되면서 주택금융금리와 대출 환경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커졌다. 주택시장 변동이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계대출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는 주택시장 변동에 따르는 가계대출 위험을 관리할 제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가계대출은 차주 외에도 이해관계자가 많고 관련 권리·의무 관계를 법에서 정하므로 이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입법 과정까지 요구된다.

예를 들어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과 이자제한법에서는 대출상품에 대해 최고금리를 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라고 규정한다. 즉, 금융업·대부업은 물론 사인 간의 모든 대부거래에 대해서도 최고이자율이 제한돼 있다. 지난달 은행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해법으로 이자제한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자가 법정 최고이자율을 2배 넘어서는 경우 소비대차 계약 자체를 무효로 하는 내용으로 현행법보다 훨씬 강화된 내용이다.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25%에서 12%로 낮추는 내용도 발의됐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만으로는 개정안의 취지를 정면으로 벗어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법정 최고금리가 고정된 상황에서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던 사람들은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권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대주들이 고정금리 이상으로 이자를 받을 수 없어 대출 공급을 중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처럼 금리인상이 급격한 시기에는 법정 최고금리와 시장금리의 연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고, 법정 최고금리를 연동형으로 변경하면 비제도권에서 일어날 부작용 완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물가상승과 통화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경기침체가 가속되고,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물가안정과 경기부양을 동시에 추구할 수 없는 아이러니에 놓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시장을 위한 해결책이 단순할 수 없다.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막고 금리인상으로 생겨날 수 있는 민생고를 줄이기 위해 충분한 고민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단지 정부와 국회가 실기하지 않고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은지 법무법인 성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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