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2022 노벨상의 의미: 고고학도 게놈과 함께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0-31 19:53:41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22년 노벨생리의학상은 한마디로 ‘게놈’ 상이다. 수상자 스반테 파보 박사는 에스토니아 출신 과학자이다. 생화학과 분자생물학을 한 전형적인 게놈 학자이다. 많은 사람이 왜 노벨생리의학상을 파보 박사에게 줬는지 처음에는 놀랐을 것이다. 파보 박사는 고대 게놈을 연구한 인류학자이기 때문이다. 게놈 학자란 뜻은, 파보 박사가 DNA(게놈)를 중심으로 인류학 고고학 바이러스 코비드19 면역학 등을 계속 연구해왔다는 뜻이다.

생물 화학 의학 관련 노벨상 중에서 게놈과 관련된 분야가 가장 많은 상을 가져갔을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생리의학상, 화학상들이 게놈 관련해 나올 것이다. 그 이유는 이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을 한 개만 뽑으라면 게놈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게놈은 무엇인가? 게놈은 DNA RNA 심지어는 컴퓨터의 운영시스템까지도 넣을 수 있는 거대한 ‘정보처리 설계도’이다. 나와 가족 민족 인류 동식물 전지구 생태계를 이루는 물질 중에, 이것 만큼 강력하게 모든 것을 연결시키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밑바닥엔, 한국사회도, 인류도, 코로나바이러스도, 게놈을 통해서 정보가 처리되고 유지된다. 게놈은 우리 존재 자체를 정의할 수 있기에, 게놈을 연구하면, 인류사회를 이해하는 새로운 철학이 생긴다. 2022년 게놈 노벨상은, 그 응용 분야가 고고학 및 인류학이지만, 그 기술적 토대는 결국 게놈분석 과학기술에서 나온 것이다.

파보 박사가 창시한 고게놈학은 인류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데,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파보 박사는 2000년대 중반에 초대를 받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도 DNA를 고대 뼈에서 뽑아내는 기술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은 인류가 네안데르탈인과 교잡했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그전에는, 우리 몸속에 많은 양의 네안데르탈인의 유전 변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파보 박사는 가장 깨끗하게 고대인 게놈을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고, 한국인의 고대인 게놈을 분석하는데 필자도 파보 박사의 기술이 필요했었다.

2010년께 파보 박사가 네안데르탈인의 게놈을 세계 최초로 분석하고, 현생인류와 비교하자, 네안데르탈인에게만 있는 유전변이가 우리에게도 상당수 있음이 밝혀졌다. 인류 진화의 역사가 바뀌게 된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이란, 독일 네안데르탈 계곡에서 나온 인류와는 관련이 적은 원시인을 말하는데, 여러분들의 몸속에는 네안데르탈인뿐만 아니라, 데니소바인이라는 또 다른 원시인의 게놈도 들어가 있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다른 원시인의 게놈 또한 들어가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고대 게놈들이 분석되면, 새로운 우리의 조상들이 알려지게 될 것이다. 파보 박사의 게놈분석 기술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수천 개의 다른 고대인 게놈과, 고대 동물 게놈의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7700년 전의 러시아 극동의 악마문 동굴에서 나온 뼛속의 게놈을 분석하여, 한국인 기원에 대한 기록을 다시 쓰고 있고, 최근에는 1700년 전 가야시대 고대인들의 게놈분석을 통해서, 한국인의 기원과, 수천 년 전의 이동에 대한 가장 과학적인 해석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인간이 역사책에 기록을 남기면, 주관적일 수 있다. 그러나, 뼈를 통해 땅속에 묻힌 게놈은 인류 역사에 대한 객관적 과학적 정보를 수십만 년이 지나도 제공한다. 이런 시각에선, 박물관의 옛날 사람 뼈는 그 자체 보다는 그 안의 DNA 정보가 핵심일 수 있다.

수천 년 전, 사랑하는 가족들이 죽으면 너무나 슬퍼, 정성스럽게 장례를 치르고 땅속에 고이 묻었다. 현대 과학 기술은 그런 소중한 마음을 현실화했다. 과학은 묻힌 사람들의 게놈에서, 영원한 게놈 정보를 찾아내어, 그 당시 사람들의 생김새까지 복원을 하고, 그 사람들이 어떤 삶을 어떤 사람들과 같이 살았는지를 알게 한다. 우리가 죽으면 삶을 마감하지만, 우리의 게놈 정보는 영원히 컴퓨터 속에 남아, 우리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말해 줄 수 있다. 이런 게놈 기술에 노벨상을 준 이유는, 단순한 기술 가치를 넘어서, 우리의 삶과, 존재와 진화 자체에 대한 큰 이해를 줬기 때문이다.

박종화 클리노믹스 기술이사·유니스트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김기현 측근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총선 출마선언 10일 만에 번복 왜?
  2. 2내달 부산시 고위직 물갈이 촉각…2·3급 최대 4명 바뀔 듯
  3. 3[단독] 장제원 "제가 가진 마지막 카드, 불출마하겠다"
  4. 4시립미술관 대개조…430억 신축급 공사
  5. 5금태섭·류호정 “女도 병역의무 이행을”
  6. 6김기현 “기득권 내려놓겠다” 정면돌파…당내 책임론 공방
  7. 7백내장 수술 뒤 흐릿한 시야? 인공수정체 주머니 없애면 해결
  8. 8피부 가렵고 부푸는 만성 두드러기…6주 넘으면 약물 치료해야
  9. 9경남도, 가덕신공항 배후도시 청사진 개발 착수
  10. 10아쿠아파크 부실…기장군의회 “오규석 前군수 책임” 吳 “흠집내기”
  1. 1김기현 측근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총선 출마선언 10일 만에 번복 왜?
  2. 2[단독] 장제원 "제가 가진 마지막 카드, 불출마하겠다"
  3. 3금태섭·류호정 “女도 병역의무 이행을”
  4. 4김기현 “기득권 내려놓겠다” 정면돌파…당내 책임론 공방
  5. 5총선 레이스 시작…“얼굴 알리자” 정치신인들 앞다퉈 등록
  6. 613일 부산 찾는 이재명…이번엔 ‘산은법’ 응답할까
  7. 7민주 1호 영입 환경변호사 박지혜…첫 청년공약 ‘월 20만 원 기숙사 5만 실’(종합)
  8. 8유권자도 어깨띠 매고 선거운동…인터넷 게시판 익명 댓글달기 가능
  9. 9‘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의 신성장동력으로
  10. 10텃밭·무주공산으로 몰리는 후보군…부산 지역구 양극화
  1. 1‘연말정산’ 식대 비과세 한도 月 20만 원으로↑(종합)
  2. 2제2금융 대출자는 상생금융 제외? 시작도 안 했는데 삐걱
  3. 3불안불안 부동산PF, 대출잔액·연체율 동반 상승
  4. 4주가지수- 2023년 12월 11일
  5. 5연말 술자리 부담스럽네…부산 맥주·소주 가격 상승세(종합)
  6. 6가성비와 프리미엄… 연말 소비 양극화 뚜렷
  7. 7정부 "국내 주유소 97% 요소수 비축…가격도 평시와 유사"
  8. 8대성문 ‘시청 아틀리에 933’ 분양
  9. 9길어지는 HMM 새 주인 찾기… 막판까지 진통
  10. 10팍팍한 부산 신혼부부, 1억 이상 빚 있는데 연소득 5800만원
  1. 1내달 부산시 고위직 물갈이 촉각…2·3급 최대 4명 바뀔 듯
  2. 2경남도, 가덕신공항 배후도시 청사진 개발 착수
  3. 3아쿠아파크 부실…기장군의회 “오규석 前군수 책임” 吳 “흠집내기”
  4. 4대학 선택의 폭 넓은 중위권, 환산점수 유리한 전형 지원해야
  5. 5경찰, 제보자도 못 찾았다…도시공사 비위수사 한달째 스톱
  6. 6예산 없다며…노동자 몫은 깎고 업체 돈은 다 챙겨준 지자체
  7. 7착용만 허용된 선거홍보물, 손에 들고 흔들면 위법(종합)
  8. 8도시공사 도시창조본부장 공모절차 돌입
  9. 9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국민, 신속한 재판 받을 권리있어”
  10. 10오늘의 날씨- 2023년 12월 12일
  1. 1토트넘 6경기 만에 승리 안긴 손캡…8연속 두 자릿수 골
  2. 2이정후 연봉 1500만 달러 거론…토론토도 참전할까
  3. 3한국 여자핸드볼 결선리그 전패 수모
  4. 4BNK 썸 맏언니 김한별 복귀에도 4연패 수렁
  5. 5리디아 고, 데이와 우승 합작
  6. 6‘의사 복서’ 서려경, 태국 선수에 TKO승
  7. 7아이파크 통한의 역전패…4년 만의 1부 승격 불발
  8. 8정보명호 아시아야구선수권 3위
  9. 99200억 다저스맨 오타니, 내년 서울서 김하성과 대결
  10. 10황인범 세르비아 데뷔골…복귀한 김민재는 혹평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유산에 대한 오해 풀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두바이 기후회의와 한국의 역주행
수학의 점과 물리의 점
국제칼럼 [전체보기]
‘지식 콘텐츠 챌린지’에 도전하기
기고 [전체보기]
나를 가치 있게, 세상을 가치 있게
대전환의 시대, 북극 협력 새로운 길 모색하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해외국인노동자센터 예산삭감 재고를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이재명 대표께
꼰대세상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안고 죽는다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연례행사 노벨상에 유감 있다면
양말 뒤집어 신기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음악 교육 활성화를 기대하며
예술과 공간이 만난 신개념 방중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035 재도전 합리적 검토를
노인을 위한 공연장은 없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스트림플레이션
오타니의 만화야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밤과 몽블랑
참새구이와 어묵
사설 [전체보기]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 속도전 필요하다
혁신 대신 버티기…민심과 더 멀어지는 국민의힘
세상읽기 [전체보기]
축제 도시 부산을 위하여
부산 해사법원 설치 더는 미룰 수 없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국가 정치가 절실한 이유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저무는 11월에 - 턴 투워드 부산
환대에 대한 생각들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중세 고려의 소와 소고기
사라진 낙동강 뱃길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오! 홍범도
야만의 과학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펫팸족과 신성장동력 펫코노미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진짜 ‘영남 스타’가 되려면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처음이란 무엇인가? 조지아 와인
사랑의 묘약,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된다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미니멀 음악
12음기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도상봉의 격조 있는 ‘달 항아리’
윤재 이규옥의 ‘고진감래’
CEO 칼럼 [전체보기]
호모 프롬프트 시대와 부산 MICE 산업
스타트업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