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특별기고]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0-31 19:53:05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나훈아의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와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을, 눈감고 광안리와 해운대를 떠올리며 유튜브로 감상한다. 2002년 2월 솔가해 부산역을 뒤로하며 서울로 떠나는 열차 좌측 창가에서 낙동강 물을 바라보며, 퇴직하는 2022년 8월에는 돌아간다고 다짐했건만, 여전히 서울에 산다. 부산 출신 두 가수 덕에 가끔 음악으로 고향의 그리움을 달래본다.

얼마 전 나림 이병주 선생의 타계 30주기 관련 기사를 국제신문에서 읽었다. 반가웠다. 나림 선생의 소설을 얼마나 많이 읽었던가. 마지막으로 읽은 선생의 소설은, 10여 년 전 속으로 키득키득하다 한숨지으며 읽었던 ‘돌아보지 마라’였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갔다. 1982년께 어느 날 나의 대학원 지도교수께서 고 이병주 선생의 ‘잊지 못할 사람’이란 칼럼을 보여주며 “박 군! 이 잡지 자네 부친에게 우송하게”라고 말씀하셨다. 그분은 해방 전 10여 명 남짓한 한국인 수재가 입학한 ‘동경외국어전문학교’ 출신으로, 중국어·일어는 네이티브 수준에 영어도 능통한 분이셨다. 부산 서면에서 가친과 함께 대포 한 잔 거나하게 하시곤 했다. 아마 칼럼 ‘잊지 못할 사람’에 등장한 분에 대해 말씀도 나누셨나보다 생각했다. 이미 두 분 모두 고 박희연이라는 분과 교류를 했었다.

와세다대학 불문과를 중퇴한 나림 선생의 그 칼럼은 내 지도교수와 1930년대의 동경외전 입학 동기생인 ‘박희연’이라는 분에 대한 글이었다. 나의 아버지가 고교 선배인 이분과 이분 집안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지금도 기억한다. 그 칼럼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불문학도였지만 중도 하차한 필자(이병주)가 일본 최고 외국어교육기관에서 수학한 박희연의 우수성(영어·불어는 정말 출중)을 회고하고, 이분의 부산제2상업학교(뒷날 부산상고, 현재 개성고) 학생 시절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당시 부산2상 교장실을 학생 당번이 청소했는데, 어느 날 일본인 교장이 출근하니 교장실 새장의 앵무새가 “바카야로, 바카야로!” 중얼거렸다. 화가 난 교장이 조사한 결과, 박희연 선생이 앵무새를 그렇게 교육시킨 것이었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가친께서 부산상고 출신이며 나는 그 학교가 있었던 부산 서면 출신이다. 그 칼럼을 읽으며 배를 잡고 웃으면서 통쾌해했다.

아! 이런 분이 계셨구나. 박희연 선생은 밀양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중고교 시절을 보냈고, ‘나의 투암기’ 등 칼럼을 부산의 신문에 자주 투고했으며, 한국외대와 인하대의 교수로 재직했다. 당시 국제무역을 전공하던 나는 이런 생각도 했다. 부산에서 도쿄까지 어떻게 갔을까? 원산 출신인 내 지도교수님은 어떻게 도쿄까지 갔지? 기차로 원산에서 경성, 경성 1박, 기차로 경성에서 부산, 부산 1박, 관부연락선으로 1박 2일, 시모노세키에서 하선하고 1박, 여기서 도쿄행 기차. 도어 투 도어로 4박 5일 걸릴 것 같다. 그야말로 해륙복합운송이다!

생각은 꼬리를 물고 나간다. 아버지가 어린 나에게 자주 말씀해주셨던 또 한 분이 부산 서면 출신으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교수를 지낸 고 박옥줄 선생이다. 동래고 출신으로 1950년대 프랑스 정부 초청으로 유학한 그분은 내 가친의 멘토이셨다고 생각한다. 수년 전 아버지는 살아 마지막으로 이분을 만나시러 상경하셨다. 아버지의 그 모습이 뇌리에 남아있다. 부산에 불어 하는 사람이 없어 당시 대구 성당 신부님이 프랑스 출신이라 불어로 대화해보려고 1박 2일로 대구로 갔다는 얘기를 가끔 해주셨다.

나의 아버지는 부산에서 태어나 6·25 참전과 미국 유학 시절을 빼고 부산에서만 살아오셨다. 구순이 지난 아버지는 1960년대에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을 다녀오셨고 경남고 부산고 부산대 등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나림 이병주 선생의 기사를 계기로 부산의 출중한 외국어문학 전공자 3인에 대해 쓰면서, 부산은 역시 글로벌 DNA가 넘치는 사람들을 낳은 도시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지난 10월 15일 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BTS(방탄소년단) 콘서트가 부산에서 열렸다. 정말 대단했다. BTS의 성원과 열정, 부산 시민과 국민의 바람에 힘입어 2030 월드엑스포가 부산에서 개최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박명섭 성균관대 명예교수·㈔한국해양통상무역 연구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아파트분양 성적표 희비…상승여력 높은 단지 청약 몰렸다
  2. 2‘에어컨 없는’ 올림픽 선수촌…韓선수단, 쿨링재킷 입는다
  3. 3[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선미·나연·권은비…올 여름 ‘서머퀸’ 누가 될까
  4. 4억울한 옥살이 3년, 노래로 풀어낸 사연
  5. 5동아대 의대 휴진 결정…‘빅5’ 병원 무기한 셧다운 확산
  6. 6옛 부산외대 땅 개발 ‘일단 정지’
  7. 7[르포] 건네받은 생수 벌컥벌컥…“펄펄 끓는 땅, 박스 없인 못 앉아”
  8. 8데이터센터 전기 신청 폭증…땅값상승 노린 허위도 기승
  9. 9초량상가시장 건물 경사로 와르르…위엔 80세대 아파트 ‘아찔’
  10. 10‘백상 커플’ 수지와 첫 연기 호흡 “오랜 연인 케미? 반말 처음 해봐”
  1. 1‘1의원 1보좌관제’, 부산시의회 의장 선거 주요 이슈로
  2. 2이성권(사하갑) 의원,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에 2차 공공기관 이전 조속 추진 요청
  3. 3檢 ‘쌍방울 대북송금’ 이재명 기소…제3자 뇌물 등 혐의
  4. 4李 서울~수원 오가며 주 4회 법정 설 수도…당무차질 불가피
  5. 5野 반쪽 법사위 ‘채상병특검법’ 상정 강행…與 “거부권 건의”
  6. 6김종양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산업단지 신속 추진법' 1호 법안 발의
  7. 7韓-카자흐 핵심광물 공급망 MOU “韓기업 우선 개발”
  8. 8민주 당헌·당규 개정, 당내 우려에도 ‘착착’
  9. 9野 “대통령 정적 죽이기”…與 “李 지키려 사법부 장악”
  10. 10당정 “내년 3월말까지 공매도 금지기한 연장”
  1. 1아파트분양 성적표 희비…상승여력 높은 단지 청약 몰렸다
  2. 2데이터센터 전기 신청 폭증…땅값상승 노린 허위도 기승
  3. 3차등요금제·특화지역 추진 빨라진다…'분산에너지법' 본격 시행
  4. 4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에 110만 관객 ‘역대 최대’
  5. 5삼정타워서 쇼핑 축제 즐기세요
  6. 6세계 ‘데비안 개발자’ 부산서 학술행사
  7. 7재개발 때 국공유지 관리청 명시적 반대 없으면 사업 동의로 간주
  8. 8쿠팡 "공정위 결정 착수땐 로켓배송 어렵다"
  9. 9국내 기업 10곳 중 4곳, 번 돈으로 이자 감당 못해
  10. 10여당서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과세특례 재추진
  1. 1억울한 옥살이 3년, 노래로 풀어낸 사연
  2. 2동아대 의대 휴진 결정…‘빅5’ 병원 무기한 셧다운 확산
  3. 3옛 부산외대 땅 개발 ‘일단 정지’
  4. 4[르포] 건네받은 생수 벌컥벌컥…“펄펄 끓는 땅, 박스 없인 못 앉아”
  5. 5초량상가시장 건물 경사로 와르르…위엔 80세대 아파트 ‘아찔’
  6. 6부산 사상구 감전동 폐수처리 공장 인근서 폭발…2명 부상
  7. 7“차등전기료 부산에 기회…첨단기업 유치할 경쟁력 갖춰야”
  8. 8“공공건물에 소아과 개원하실분” 인프라 부족에 부산 동구 나섰다
  9. 9맛집·대형음식점도 못 믿어…부산시특사경 15곳 적발
  10. 10100억 횡령 우리銀, 금감원 조사 착수…임원에 관리책임 물을까
  1. 1‘에어컨 없는’ 올림픽 선수촌…韓선수단, 쿨링재킷 입는다
  2. 2MVP 매탄고 임현섭 “팀원 대표로 수상…프로팀 진출 포부”
  3. 3협회장배 고교축구, 수원 매탄고 우승
  4. 4달라진 한현희…시즌 첫 QS, 이적 후 최다 9탈삼진
  5. 5막강 공격력 매탄고, 4년 만에 ‘고교 월드컵’ 제패
  6. 6백승주 매탄고 감독 “선수들, 경기 주도권 잡는 플레이 펼쳐”
  7. 7원정 중국 관중 비매너 야유에…손흥민 ‘3-0 손동작’ 침착한 응수
  8. 8롯데 나균안, 키움전 선발 등판…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9. 9한국 근대5종 세계선수권서 남녀 계주 동반우승
  10. 10U-19 축구대표팀 중국에 일격 당했다
우리은행
후보가 후보에게 묻는다
부산 서동
4·10 총선 지역 핫이슈
원도심 숙원 고도제한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을 위한 국제사회의 경향
소규모사업장 중처법, 투약 중단이 필요한가?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 많이 두들겨 보아야 할 산복도로라는 돌다리
옛 부산세관 복원, 진정한 새로운 전통이 되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준설, 유일한 치수대책은 아니다
융합의 안목
국제칼럼 [전체보기]
‘3요’와 칸 레드카펫을 빛낸 조연들
AI시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기고 [전체보기]
갑진년 김해시의 ‘값진 주민과의 대화’
부울경 메가시티가 먼저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에 대한 열렬한 환호와 예우…‘축제의 궁전’ 품격이 달랐다
영화의전당 대표 연임…소통 외치는 현장에 귀 기울여야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아직 명당 덕을 덜 본 것일까?
노무현이 옳았다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신문은 살아 있고, 칼럼은 말을 건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디아스포라의 노래 영천아리랑
우리 융복합 음악의 시초 고구려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천덕꾸러기’ 북항재개발 이대로는 안된다
소통을 이기는 무기는 없다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박형준의 정치적 미래
도청도설 [전체보기]
파크 콘서트
스페이스 광개토
메디칼럼 [전체보기]
일하는 사람의 1차 의료, 근로자 건강진단
100세시대의 건강관리법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대만과 밀크피시
조식전쟁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腦力)을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
뇌, 팩트 체크!
사설 [전체보기]
때 이른 더위에 긴 여름 더 걱정…폭염대책 빈틈없어야
부산 의대 교수들도 휴진 결의, 환자 어디로 가야 하나
세상읽기 [전체보기]
‘고립주의’ 미국, 돌아온 ‘정글’…한반도 해법은
부산 청년 수도권 유출, ICT 계열이 가장 심각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주치의 제도가 의료 개혁의 핵심인 이유
의대 입학정원 갈등의 올바른 해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회의 바다, 우리네 함장은 어디로 키를 잡을까
부산항, 글로벌 물류 허브 플러스 알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12월의 기도편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경제문제가 풀려야 인구문제가 풀린다
중국의 한국시장 시장교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인문 정신은 언제나 곡선으로 간다
호모 사피엔스의 바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나만의 생각’을 길러주려면
한국교육의 새 지평을 여는 IB교육학회 창립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당원 중심주의’의 함정
비례대표 제도는 죄가 없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페라 와인
와인이란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로크 음악
낭만오페라의 종언! 푸치니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꽃피는 부산항’에서
처음 보는 ‘무릉도원’
CEO 칼럼 [전체보기]
우리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드론으로 변화할 부산의 미래
  • 유콘서트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