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사 이전을 놓고 교육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의견 수렴이나 부산시의회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에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과 함께 재검토 요구 목소리가 거세다. 특히 지난 22일 하윤수 부산교육감의 사전선거 운동 혐의를 규명하고자 검찰이 대규모 압수수색을 벌인 다음 날 청사 이전이 전격 발표돼 불미스러운 사건을 덮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는 의혹까지 불거진 형국이다. 무엇보다 졸속 추진 논란을 두고 “상황이 긴급해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는 시교육청 핵심 인사의 발언은 궁색해 보인다. 학령인구 감소와 학력 저하 등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가 산적한데도 청사 옮기는 것이 다급하다는 인식이 놀라울 따름이다.
시교육청이 밝힌 청사 이전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다. 부산진구 양정동 현 청사는 지은 지 오래된 노후 건물로 업무 공간이 부족하고 민원인 접근 불편 등도 적지 않다. 실제 1987년 준공돼 35년이 지난 시교육청 건물은 매년 석면 천장 교체와 창문 중창 공사 등 대규모 수선이 필요하다. 개청 당시 274명이었던 근무 인원도 현재 600여 명으로 증가해 업무 공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양정역에서 청사까지 1.2㎞가량 떨어져 시민 접근성도 좋지 않다. 이 때문에 시교육청은 부산진구 전포동 청소년복합문화센터 놀이마루에 지하 5층 지상 16층 규모 새 청사를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의 가장 번잡한 도심인 서면에 대형 청사를 짓겠다는 발상이다. 교육 민원인 불편을 빌미로 새 청사를 짓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져도 한참 떨어진다.
시교육청은 2019년 말 73억 원을 들여 본관 옆에 지하 1층, 지상 6층의 별관을 마련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근 유치원 건물과 대지를 65억 원에 매입하는 등 추가 공간 확충에 138억 원의 예산을 이미 투입했다. 이런 마당에 적어도 3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새 청사 건립을 추진한다는 게 선뜻 이해가 안 된다. 하 교육감의 선거 공약도 아닌 청사 이전은 여론 수렴은 물론 관련 예산 편성을 반영할 시의회 통보도 없었다. 지난 23일부터 15일간 일정의 임시회를 진행 중인 시의회는 뒤늦게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당장 내년에 관련 예산을 반영해야 하는데 보류할 생각도 있다”며 발끈할 정도다.
하 교육감은 “시민과 학생에게 제대로 된 최고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그에 걸맞은 업무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출산 현상 심화에다 각급 학교 자율화 흐름에 맞춰 교육청 인원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청사 늘릴 생각만 한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결국 청사 이전 건립은 명분도 이해하기 어려울 뿐더러 시민 여론 형성 절차까지 무시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면밀한 현황 조사와 의견 수렴, 토론 등 충분한 논의와 절차를 거쳐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각계에서 쏟아내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를 꼭 새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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