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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산업은행 이전을 기대한다

  • 김은지 법무법인 성연 대표변호사
  •  |   입력 : 2022-09-20 19:46:10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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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앞두고, 이전을 반대하는 직원들의 집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계획에 따르면 이전 대상 기능의 범위, 부지 확보 등의 기본방안 검토를 올해 안에 완료할 예정이다. 이에 산업은행 직원들은 본점 이전이 정치적인 결정일뿐이고, 지역균형발전과 부산의 금융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와 해결과제는 무엇일까.

현 정부는 출범 전부터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주요 정책과제로 밝혔다. 지방균형발전을 위한 인구증가와 지역경제발전이라는 두 가지 취지에서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은 2005년 시작돼 혁신도시 10개를 조성하고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에 10조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이렇게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계속해온 것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인구격차가 심화되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하지만, 2020년 기준 국내 인구의 절반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보다 훨씬 심각한 수도권 집중현상은 지방의 저출산과 고령화까지 더해져 지방소멸 우려마저 대두된다.

비수도권에서의 인구감소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젊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직장을 늘리는 것이 1차적인 해법이다. 2012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출범한 세종시는 올해 인구가 38만 명을 돌파하고 기업체 수가 10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는데, 주민 평균 연령이 전국에서 가장 낮고 소멸 위험도가 17개 시·도 중 가장 낮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는, 민간회사의 강제 이전은 불가능하므로 인구증가를 위한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인한 인구증가는 단기적 효과는 있을 것이나 이것이 파급효과를 갖고 지역경제발전으로 이어지려면 특화된 산업구조가 필요하다. 혁신도시의 경우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는 고용이 증가했으나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지식기반산업에서의 증가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다행히 부산은 혁신도시조성사업 이후 지식기반산업의 고용 증가가 있었는데, 이는 금융업이 지역의 인적자원과 연계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역경제발전 지표가 될 수 있는 지식기반산업의 고용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도시의 기반산업과 인적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의 공공기관 이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부산을 글로벌 금융허브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문현금융단지는 2010년 금융중심지로 선정돼 BIFC에는 한국거래소 등 35개 기관이 입주했고 근무자는 4500명에 이른다. 올해 부산도시공사가 BIFCII 공사를 시작하고 인근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도 속도를 내, 금융산업중심지에 필요한 인프라가 확충될 예정이다. 금융산업 집적이 가능한 상태가 목전인데, 금융중심지로의 위상을 갖추기 위해서는 원활한 자금의 수요·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민간기업 유치가 필요하다.

산업은행의 이전은 관련 산업구조 확보와 이에 따른 기업유치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의 금융중심지로서의 기능을 높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인구증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당장 해결이 힘든 과제가 남는다. 산업은행의 인력 유출에 따른 신규 인력 조달 방안과 기존 공공기관 이전에도 불구하고 부산 금융업의 총부가가치율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같은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은행의 이전이 현실화되더라도 부산금융단지를 중심으로 각종 인프라가 갖추어져 교육·주거환경이 상당한 수준으로 향상되고, 부산시의 기업유치를 위한 세금제도 마련 등 다각도의 준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산업은행 본점 이전은 산업은행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개정법률안이 본회의를 통과할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정치공학적인 이유로 20년 가까이 계속된 국가균형발전 노력이 좌절돼서는 안 된다. 지방소멸이 심화되면 국가소멸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결국 지역균형발전은 국가존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산업은행 이전으로 부산이 최고의 국제 금융도시로 도약하기를 기대하며, 우리나라 제2 도시의 비약적 성장이 국가균형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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