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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교감신경 과잉사회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9-19 19:24:3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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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신경계의 양대 축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다. 교감신경은 주로 위협을 느낄 때 작동한다. 싸워야 할 때, 도망가야 할 때 등 위급한 상황에 작용한다. 위험을 느끼면 즉각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근육이 긴장하고 심장 박동이 증가한다. 혈압이 상승하고, 소화 기능이 멈춘다. 이에 비해 부교감신경은 주로 안정 시 작동한다. 쉬고 있을 때, 식사하고 있을 때, 편안하게 가족과 함께 있을 때 작용한다. 친구와 있을 때, 연인과 함께 있는 행복한 시간에 작용한다. 심장 박동이 줄어들고, 혈압이 떨어진다. 근육 긴장이 완화되고, 소화 기능이 활성화된다.

그림= 서상균 기자
건강한 사람의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균형을 이루면서 안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유행, 정치적 격변, 경제적 상황 등으로 인한 불안에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과잉 반응으로 인한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문제는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고 지속되면서 교감신경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 자극된 상태로 지내는 것이다. 장기간 교감신경이 흥분된 상태로 생활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기간이 길어지면서 정신적 신체적 탈진 증상이 생기고, 이어서 사회적 탈진 반응까지 나타나는 것 같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침울하고 의기소침해졌다. 사람들이 심각한 사건을 무심하게 받아들인다. 감정을 억제하고, 생각을 멈추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급급해한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지친 것 같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고갈되고, 교감신경 흥분 상태가 너무 장기간 지속되면서 더 이상 저항할 힘이 없어진 허탈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교감신경 과잉 반응으로 인한 문제는 직업 현장에도 있다. 사무실 근무가 늘어나고, 육체노동이 줄어들면서 자율신경계 이상 반응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직장인이 많다. 신체 활동이 부족하기 때문에 업무로 인해 생기는 교감신경 과잉 반응으로 스트레스가 축적돼 건강을 위협받는다. 온종일 마음을 졸이며 일하는 사무직 종사자가 더 취약하다.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서 일하므로 싸우거나 도망하거나 할 일이 전혀 없는데 분비된 호르몬 때문에 심장 박동이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하고, 근육이 긴장하기 때문이다. 밖에 나가 뛰거나 걷거나 하면 박동과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근육 긴장도 해소될 수 있지만 업무의 특성상 그럴 수 없다. 온종일 긴장 상태가 계속돼 질병으로 이어지기 쉽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축적되지만 소모되지 않기 때문이다. 업무가 일과 중에 마무리되지 않아 퇴근 후에도 계속하게 되면 상황은 악화한다.

신체 활동 없이 머리로만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사무실 의자에 앉아서 일해야 하는 사람은 자율신경계 혼란이 일어나기 더 쉽다.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않거나 운동이 부족할 경우 교감신경 과잉으로 탈진이 생길 수 있다. 긴장과 불안의 지속, 두근거림, 혈압 상승, 근육 긴장, 탈진 현상은 과도하게 교감신경이 활성화된 사회의 특성이다.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하지만, 하나같이 사회와 개인의 건강한 삶을 위협한다. 과도하게 활성화한 교감신경 반응을 멈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과 휴식을 구별하는 것은 개인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일과 중에 업무를 마무리하고 퇴근 때 일을 머릿속에 넣어오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명상, 긴장을 완화하는 이완요법 등도 많이 권유된다. 운동은 과도하게 활성화된 교감신경을 달랠 수 있는 가장 좋은 직접적인 수단이다.

가을은 회복에 좋은 계절이다. 숲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을 안정시킨다. 숲길을 걸어가면 흙의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상큼하고 촉촉한 숲 내음에 발걸음을 멈추면, 무념하게 흐르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숲이 교감신경을 억제하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서 자율신경이 균형을 찾게 한다. 오늘날 교감신경 과잉사회에 사는 우리에게는 온전한 휴식이 필요하다.

김윤진 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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