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감성터치] 울산도 미술합니다

  • 강이라 소설가
  •  |   입력 : 2022-09-18 19:54:56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여러분, 울산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같은 대규모 공장이 들어선 공업도시인가요, 아니면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 암각화, 대한민국 2호 국가 정원인 태화강 국가 정원으로 대표되는 관광도시인가요? 두 이미지의 경계선에서 주저하고 계신 분들에게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울산은 지금 공업도시와 관광도시의 경계를 아우르며 디지털 기술과 21세기 미디어아트의 접목을 시도, 신문화도시로 대도약 중입니다. 그 최선봉에 울산시립미술관이 있습니다.

물론 문화도시 울산의 발판에는 울산박물관 울산시립도서관이 우선합니다. 울산에서는 공단 야경 빼고는 볼 게 없다던 말도 이제 옛말이지요. 박물관과 시립도서관에 이어 울산시와 시민이 오래 염원하던 울산시립미술관이 10여 년의 준비를 마치고 올해 1월에 드디어 개관했습니다.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 예정됐던 울산초등학교 부지에서 옛 울산 객사의 흔적과 유물이 발굴돼 보존하기로 결정되며 새 부지를 찾아야 했고 현 미술관 자리인 북정공원으로 최종 확정됐습니다. 전화위복으로 울산 동헌과 내아가 바로 이웃해 열린 공간으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디지털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하는 21세기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합니다. 공업도시 울산이 가진 역동성과 생명성을 미디어아트가 이어받아 글로컬 도시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아트 거장인 백남준 작가의 작품 세 점(거북, 시스틴 채플, 케이지의 숲-숲의 계시)을 첫 소장품으로 수집했다는 점에서 강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특히 ‘거북’에는 울산 대표 유적인 반구대(엎드린 거북 형상) 암각화의 특징이 함께 담겨 그 상징성이 큽니다. 166대의 TV 모니터를 거북 형상으로 설치한 이 작품은 현재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 기획전: 땅의 아바타, 거북’이란 제목으로 전시 중이며 오는 23일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전시는 정연두 작가의 ‘오감도(烏瞰圖)’입니다. 미디어아트 전용관 XR랩에서 전시 중인 ‘오감도’에는 까마귀의 시선으로 바라본 울산의 모습이 다큐멘터리로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이상의 시 ‘오감도’에서 영감을 받아 한 곳에 정주하지 못하고 이동하며 살아가는 현대 도시인의 삶을, 이동하는 까마귀 떼에 비유했다고 말했습니다. 태화강변 십리대밭에서 매년 겨울 펼쳐지는 까마귀 떼의 군무를 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이 더 인상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약 14분의 러닝타임에 보헤미안 가수 안코드의 노래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영상은 세 벽면과 바닥을 통해 환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전시 일정이 내달 10일까지로 재연장된 것으로 보아 시민과 관광객에게 큰 호응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제1전시실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출신의 11명의 작가가 참여한 ‘예술 평화: 0시의 현재’, 제3전시실에서는 어린이란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박주애 작가, 최락준 건축가의 협업 작품 ‘1명의 어린이와 1000명의 어른들’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비 오는 주말 오후, 미술관을 다시 찾았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꽤 많은 관람객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전시실 바닥에 둥글게 둘러앉아 도슨트의 설명을 경청하는 학생들, 어린 자녀와 함께한 가족, 연인들 그리고 오디오가이드를 이용하는 홀로 관람객들까지 미술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은 다양했습니다. XR랩에는 관람석이 따로 없습니다. 벽에 기대거나 바닥에 앉아 전시를 봅니다. ‘오감도’ 영상이 흐르고 안코드의 노래가 시작됐습니다. 앞에 선 예닐곱 살 된 남자아이의 어깨가 음악에 맞춰 조금씩 들썩였고 춤사위가 점점 커지는가 싶더니 흥을 못 이겨 마침내 벽면을 타고 움직이는 영상을 쫓으며 폴짝거렸습니다. 영상 위로 아이의 그림자가 수시로 비쳤지만 뭐라 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생동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예술을 향유하는 인간의 본성을 발견한 기쁨 때문일까요.

반구대 암각화와 백남준의 거북, 정연두의 오감도와 까마귀 춤을 추는 아이.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예술이 펼쳐지는 여기는 울산시립미술관입니다. 미술 하는 울산으로 어서 오세요.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3. 3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4. 4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5. 5전재수 부산시장 “목숨 걸고 북항 돔구장 공모 준비”
  6. 6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7. 7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8. 8“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9. 9경남도,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에 산청군만 추천
  10. 10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1. 1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2. 2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3. 31호기 명단 유출 파일 'MOFA(외교부) 형식, 유출 경위 파악에 주력
  4. 4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5. 5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6. 6친청 “공개사과하라”·김 “자정 노력”…민주 신천지 수습 난항
  7. 7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8. 8與주도로 조작기소 특검법안 법사위 상정…국힘 반발·퇴장
  9. 9시의회 상임위 제한 폐지 논란일자 결국 심사 보류
  10. 10美 중간선거 시작, 우주서도 투표는 계속된다
  1. 1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2. 2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3. 3"가덕도신공항 올해 예산집행률 고작 0.03%…정상화 시급"
  4. 4“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5. 5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6. 6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7. 7[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8. 8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김장재료 공급 차질 없도록 할 터”
  9. 9‘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10. 10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1. 1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2. 2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3. 3전재수 부산시장 “목숨 걸고 북항 돔구장 공모 준비”
  4. 4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5. 5경남도,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에 산청군만 추천
  6. 6“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7. 7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8. 8부산 양정동 한 대학 창고서 불…인명피해 없어
  9. 9수능 ‘AI 안경 커닝’ 막는다지만…전문 탐지기 없어 실효성 의문(종합)
  10. 10첫 공소청 수장 후보, 이정현·박철우·예세민 물망(종합)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4. 4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5. 5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6. 6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7. 7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8. 8[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선출 권력 통제
등골 프로텍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건강 불평등 해소한다더니…취약지역 외면한 의료버스
AI 악용 부정행위, 수능 공정성 지킬 대책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