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일주일은 숨 가빴다. 태풍 힌남노가 강타한 지난 5일,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오전 8시 50분에 출근했다. 퇴근 시간은 7일 밤 12시 30분. 약 40시간, 2박 3일을 태풍 대응에 쏟은 것이다.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았다.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에서 직접 김치찌개를 끓이고 배식하는 봉사활동에 나섰다. 추석 당일인 10일에는 서울의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중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고통받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넉넉하게 보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추석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전국 각지에 흩어진 가족들의 여론과 여론이 모이는 추석. ‘30% 초반’에 머문 국정 지지율 회복을 위해 소매를 걷은 셈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12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지난 5∼8일)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2.6%, 부정 평가는 64.6%였다. 코리아리서치·MBC 조사(지난 7, 8일)에서도 긍정 평가는 30.4%, 부정 평가는 63.6%였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답답한 상황이 계속된 셈이다.
국정 분야별 평가도 윤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분야별 긍정 평가는 ‘재난 대응 등 사회 안전 정책’ 39%, ‘북핵 위기 대응 등 대북 정책’ 39%, ‘사회적 약자 보호 등 복지 정책’ 38%,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과의 외교 정책’ 37%, ‘집값 안정 등 부동산 정책’ 37%, 물가 안정·일자리 창출 등 경제 정책’ 30%에 그쳤다.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최고치에 도달해야 할 시기, 한 분야도 50%를 넘지 못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업체가 지난 5~7일 조사한 결과다.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국민 탓’이라는 토로가 들린다. 이들은 “대통령은 정말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다” “쇼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고 판단하자”고 항변한다. 추석 민심을 전한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낮은 이유로 ‘당 내홍’을 들기도 했다. ‘이준석’ 때문이라는 것을 에둘러 말한 것이다.
그런데 세간의 평가는 다르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놀랍지 않다는 것이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몇 가지로 수렴된다. 먼저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윤석열 진용’도 갖추지 못했다. 1기 내각 구성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대통령실 인적 쇄신은 호응보다 곳곳에서 원성이 나온다. 추석 직전 50여 명이 대통령실을 떠났다. 그런데 고위급 대신 시키는 일을 했던 실무진이 대부분이다. 일부는 이유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면직됐다. 인적 쇄신의 효과 반감을 자초한 셈이다.
윤 대통령이 그리는 대한민국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길고 끈질긴 코로나19 상황 속 고환율·고물가·고금리라는 ‘3고 파도’가 민생을 덮쳤지만, 국민에 와닿는 해법 제시가 없다는 얘기다. 국민은 ‘먹고사는 문제가 불안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이뤄진 한국갤럽 조사.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는 ‘인사’(22%)가 가장 높았다. 그리고 ‘경험·자질 부족 및 무능함’(8%),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8%)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는 세간의 평가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은 윤 대통령의 품성과 진정성을 알 수도 없고 관심도 없다. 의원들이 전한 여당 내홍의 본질도 ‘그들만의 권력 다툼’. 핵심을 알고 있는 국민의 눈에는 남의 일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각계에서는 심각한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관료 조직의 복지부동이 나타나고, 여당과 대통령실의 거리도 멀어진다. 이는 국가 기능의 저하와 직결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 여권은 ‘확증편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심은 윤 대통령 지지율 정체의 원인과 해답을 정확히 가리킨다.
박태우 서울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