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온라인이나 좌석 제한 방식으로 열렸던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3년 만에 정상화된다. 내달 5일부터 14일까지 개최되는 제27회 BIFF에선 초청작 상영장소로 지정된 7개 극장, 30개 스크린의 모든 좌석을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100% 운용한다. 경쟁 섹션을 추가하고, 세계 처음으로 스토리마켓을 개설한다. 지난해 신설돼 큰 인기를 끌었던 생활밀착형 영화제 ‘동네방네비프’는 부산 16개 구·군 전역으로 확대한다. 탈코로나 시대의 시민축제가 될 전망이다.
올해 비프의 공식 초청작은 71개국, 243편이다. 지난해(223편)보다 20편 늘었다. 동네방네비프 등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111편을 포함하면 총 354편이다. 개막작에는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 폐막작으론 일본 이사카와 케이 감독의 ‘한 남자’가 선정됐다. 기존 ‘뉴커런츠’에 ‘지석’을 새로 추가해 경쟁 섹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 것이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아시아 감독의 첫째 또는 두 번째 작품을 시상 대상으로 삼는 뉴커런츠와 달리, 지석은 세 편 이상을 만든 아시아 감독의 신작 가운데 수상작을 선정한다. 지석은 고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지석상을 확대한 것이다. 동네방네비프에선 부산시민공원 다대포해변공원 차이나타운 범어사 등 16개 구·군의 명소에 스크린을 세우고 국내외 명작을 상영한다. 마을 주민이 만든 단편영화와 그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도 선보인다. 세계 영화인과 주민이 어우러지는 영상 축제장인 셈이다.
세계 첫 스토리마켓인 ‘부산스토리마켓’의 신설도 주목할 만하다. 스토리마켓은 책 웹툰 웹소설 등 영화 제작의 원천인 스토리 지식재산권을 거래하는 시장인데, 3년 만에 정상화하는 아시아컨텐츠&필름마켓의 성장을 담보하는 기획이어서다.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신설된 드라마 시리즈 섹션인 ‘온 스크린’은 올해 작품 수를 기존 편수의 3배인 9편으로 늘렸다. 코로나 사태로 중단된 아시아영화펀드 아시아영화아카데미 등 아시아영화 지원 프로그램도 다시 시행한다. 올해 비프에선 ‘보고’ ‘배우고’ ‘만드는’ 영화의 3박자를 고루 갖춘 행사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코로나 기세가 약해졌다고 하나 아직 매일 신규확진자가 수만 명씩 발생한다. 지난 5~11일 1주일간 하루 평균치가 6만2183명이다. 올가을에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까지 예고된 상태다. 3년 만에 정상화하는 비프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방역 등 철저한 안전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등 시민의 자율 방역은 기본이다. 거리두기를 폐지함에 따라 방역 책임은 시민에게 넘겨진 것이나 다름없다. 작은 방역 허점이 영화 상영에 차질을 빚는 대형 사고로 비화할 수 있다. 비프 주최측과 시민의 원활한 쌍방향 소통과 상호 배려가 필요하다. 그것만이 부산판 ‘시네마 월드’를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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