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마스크 벗지 못하는 아이들, 잃어가는 미소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8-29 19:21:0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며칠 전의 일이다. 부산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5,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퍼스널컬러를 진단해줄 수 있는지 물어왔다. MBC 인기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에서 사회를 맡고 있는 전현무 씨가 최근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는 모습이 방송을 탄 이후 컬러테라피, 퍼스널컬러 진단 의뢰가 전문가인 필자에게 빈번히 들어오고 있다.

그런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단을 요청한 케이스는 처음이라 다소 당혹스러웠지만 일단 응하기로 했다. 여학생 5명, 남학생 6명 등 모두 11명이었다. 학생에게 마스크를 내리라고 하자 한 여학생은 마스크를 쓴 채 진행하면 안 되는지 물었다. 남학생이 쳐다보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였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여학생은 다소 거친 어투로 “나를 쳐다보지 말라”고 말했다. 그 여학생이 마스크를 벗자 예쁘고 반듯한 얼굴이 나타났다. 그렇게 예쁜 얼굴을 한 여학생의 입에서 거친 언행이 나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 여학생과 컬러 진단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필자는 먼저 여학생에게 자기 얼굴을 사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번 형성된 표정 근육은 인위적으로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자주 웃는 연습을 하는 등 평소에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이미지는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고,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그 학생에게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나타난 폐해 중 하나가 마스크 부작용이다. 오랫동안 마스크하고 생활하다 보니 감정을 드러내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서로가 상대의 표정을 읽지 않고 생활하는 데 익숙해져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 자체가 불안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물론 마스크가 주는 의미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20대 여성은 얼굴을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 게 편할 수 있다. 60대 남성은 마스크 쓰고 다녔더니 감기에 잘 안 걸려서 좋다고 한다. 30대 여성은 몇 년 쓰다 보니 적응이 돼 이젠 벗는 게 오히려 민망하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우리는 늘 타인을 의식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아직 자아가 성숙되지 않은 아이는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큰 문화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필자로선 아이들과 퍼스널컬러 진단 수업을 하면서 느낀 점이 적지 않다. 비단 여학생 사례를 차치하더라도 아이의 심리적 상태 혹은 불안감, 정서적 결핍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아이에게 자기 얼굴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이미지 메이킹 교육을 통해 알려주고 싶은 게 필자의 심정이다. 누군가에게 자기 얼굴을 보이는 데 대한 불안감, 얼굴을 가릴 때 나오는 거친 말과 행동 등이 그 예다. 마스크를 벗지 않으려는 아이는 결국 감정의 결핍, 사회적 고립, 수동적 행동 같은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사회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신문 기사에 따르면 중고교 여학생 사이에선 학교 급식을 먹지 않는 아이가 한 반에 1, 2명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마스크를 벗는 데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고. 외모에 신경이 쓰일 수 있는 남녀공학인 학교에서는 더 심하다고 한다. 아이들은 “너는 마스크 쓴 게 훨씬 예쁘다” “이미지가 완전 다르다” “완전 마기꾼이야” 등등의 대화를 주고받는다고 한다. ‘마기꾼’ 이란 신조어가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 자리를 잡게 됐다. 마스크 미남, 마스크 미녀를 지칭한다.

필자가 색채심리상담사 과정 수업 중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마스크를 벗어 보라고 하자 한 수강생이 “우리 다 같이 날 잡아서 마스크 벗어보자”고 말했다. 필자 역시 외부 강의를 하러 갔다가 수강생이 마스크를 벗고 사진을 같이 찍자고 했으나 준비가 안 됐다며 마스크를 벗지 않은 기억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얼굴에 미소를 잃어가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등 변해가고 있다. 색채로 코로나 증세를 들여다보면 처음엔 ‘코로나 블루’에서 시작해 ‘코로나 레드’를 거쳐 지금은 ‘코로나 블랙’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제 모든 분이 코로나에서 벗어나 ‘클리어(빛)’의 삶으로 빨리 돌아가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김서현 부산컬러심리교육원 대표·전 마산대 외래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중견업체도 무너졌다…지역 건설업계 줄도산 위기감
  2. 2근교산&그너머 <1308> 전남 장흥 억불산
  3. 3“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尹, 압박수위 더 높였다
  4. 4해운대구서 70대 대리기사가 몰던 차량 연이은 충격으로 전복
  5. 5단 한번도 없던 조합으로,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
  6. 6[이병주 타계 30주기…새로 읽는 나림 명작] <11> ‘쥘부채’
  7. 7정부 ‘백기투항’ 요구…40분 만에 결렬, 원희룡 “정유·철강도 언제든 발동” 경고
  8. 8전국 주유소 휘발유 8일분 남았다(종합)
  9. 9“균형발전 촉진” 먼저 온 금융공기업 ‘산업은행 부산행’ 웰컴
  10. 10경남지사 “내년 부·경 행정통합 여론조사”
  1. 1“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尹, 압박수위 더 높였다
  2. 2"정치파업 악순환 차단" 벼르는 정부…노정관계 시계제로
  3. 3北 이달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핵실험 계획 공개 가능"
  4. 4여야 예산안 합의 불발…법정시한 내 처리 미지수
  5. 5‘메가시티 프리미엄’ 사라졌다, PK사업 예산 35조 날릴 판
  6. 6朴시장 공약 ‘15분도시’ 예산 줄삭감…하하센터 조성사업 28억 전액 깎여
  7. 7이재명에 쏟아진 당 내부 비판…지도부 대여전략 질타도
  8. 8내년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미국 등과 공동주최 합의
  9. 9부울경 합동추진단 내년 예산 60% 삭감…'식물조직' 되나
  10. 10野 '엑스포-사우디 수주 거래설'에 대통령실 여당 "저급한 가짜뉴스"
  1. 1경남 중견업체도 무너졌다…지역 건설업계 줄도산 위기감
  2. 2정부 ‘백기투항’ 요구…40분 만에 결렬, 원희룡 “정유·철강도 언제든 발동” 경고
  3. 3전국 주유소 휘발유 8일분 남았다(종합)
  4. 4“균형발전 촉진” 먼저 온 금융공기업 ‘산업은행 부산행’ 웰컴
  5. 5경제 9분기 연속 성장세...소상공인 체감경기 2달 연속 악화 왜?
  6. 6양정자이 100% 완판…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속 희망되나
  7. 7에어부산, 부산~삿포로 2년9개월 만에 운항 재개
  8. 8외국인, 올 상반기 부산에서 482만6000㎡ 토지 보유
  9. 9수출 2개월 연속 감소…무역적자, 이미 400억 달러 돌파
  10. 10추경호 부총리 "올해 큰 폭 무역적자 예상"
  1. 1해운대구서 70대 대리기사가 몰던 차량 연이은 충격으로 전복
  2. 2경남지사 “내년 부·경 행정통합 여론조사”
  3. 3검찰 ‘아들 퇴직금 50억’ 곽상도 징역 15년 구형
  4. 4고속도로 달리던 택배차, 작업 인부 들이받아 2명 사망
  5. 5부산 울산 경남 아침 어제보다 더 추워...낮 4~9도
  6. 6“양산 증산에 아울렛 유치…지역 상권 살리겠다”
  7. 7아이 셋과 7평 원룸 거주…월세 등 생계비 절실
  8. 8오늘의 날씨- 2022년 12월 1일
  9. 9민간사회안전망운동 양덕2동위원회, 김장김치로 사랑 나눠요
  10. 10정진웅 독직폭행 무죄 확정
  1. 1단 한번도 없던 조합으로,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
  2. 2폴란드, 아르헨티나에 지고도 토너먼트 진출...호주도 16강 행
  3. 3[조별리그 프리뷰] 이변의 연속 일본, 스페인 꺾고 죽음의 조 통과할까
  4. 4불명예 기록 줄줄이…카타르 쓸쓸한 퇴장
  5. 5네덜란드 vs 미국, 잉글랜드 vs 세네갈 16강 격돌
  6. 6대표팀 호날두 페널티킥 주의보..."혜택 논란 일 정도로 천재적"
  7. 7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2월 2일
  8. 8월드컵 끝나면 김민재 이강인 조규성 잇달아 이적하나
  9. 9미국, '앙숙' 이란 이기고 16강...충돌 대신 따뜻한 위로 마무리
  10. 10가나전 멀티골 조규성…유럽이 부른다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북항재개발 성공은 부산시장에 달렸다
부산소극장연극페스티벌, 새로운 10년
기명칼럼 [전체보기]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
낙동강 오리알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화포천습지를 동식물 복원 중심지로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민주당, 가망 있을까?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부산대첩과 군악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차라리 정권과 금융계 수장 임기 맞춰라
중요할 땐 사라지는 교육계 소통
도청도설 [전체보기]
얼짱 축구선수
중국 ‘백지 시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그까짓 거,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죠
벼의 건조와 밥맛
사설 [전체보기]
엑스포 승부수 될 ‘부산 이니셔티브’ 진정성 보여야
‘메가시티 예산’ 35조 원 균형발전 위해 부울경으로
세상읽기 [전체보기]
빨라야 위태롭지 않다
안전띠가 귀찮은 당신에게
아침숲길 [전체보기]
열심히 일한 당신, 쉼이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부산을 그리다
중세 기후일탈과 대응을 현재에서 보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한잔할래요?
와인은 외로워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절대음감
베토벤의 머리카락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신명연의 ‘양귀비꽃’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경영 시대, 민간과 공공 구분이 없다
메타버스 ‘오시리아 플랫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