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청년의 소리] 그냥이 아닌, 그럼에도 하는 이유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8-28 19:27:1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음식점에 가면요, 어느새 저도 모르게 고쳐야 할 점들이 보입니다. 메뉴판이 깨끗한지, 주방에서 적당한 크기의 쓰레기통을 쓰는지, 알바생이 가위나 집게를 식탁이 아닌 접시 위에 올려두는지, 음식을 내어줄 때 ‘실례합니다’고 하는지, 식탁이 끈적끈적하지 않은지, 사장님이 매장을 지켜보는지, 손님이 자리에 없을 때만 수저통에 수저를 채워 넣는지, 손님에게 내어주는 양파와 마늘이 마르지 않았는지를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말한 것은 융통성 있게 넘어가도 됩니다. 특히, 외국에서 훨씬 위생이 안 좋은 길거리 음식도 저는 아무렇지 않게 먹습니다. 그래서 앞서 말한 것은 ‘청결’이 아닙니다. ‘정성과 태도’를 보는 거죠. 사장님은 메뉴와 가격을 잘 알고 있어서, 메뉴판을 볼 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메뉴판이 깔끔하다는 것은 그만큼 사장님이 손님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한다는 거죠.

주방에는 큰 쓰레기통을 놔둬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작은 쓰레기통이라면, 자주 갈아야 한다는 귀찮음을 견디겠다는 겁니다. 벌레가 꼬이지 않게 말입니다. 하나의 행동으로, 음식에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 수 있습니다.

손님상의 가위와 집게를 식탁에 내려놓지 않고, 그릇에 놔두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설거지 그릇이 하나 더 생기는 일로, 효율성이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음식에 닿는 집기를 평소에 어떻게 관리하는지 느껴지게 하죠.

사실, ‘그냥’ 한다고 해서 우리의 건강에 문제없고요, 크게 불편할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는 가게’가 있습니다. 그 가게는 우리의 기억에 남게 되고요, 다시 찾아가게 하죠. 작은 차이가 만들어내는 결과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언급한 것들은 ‘저의 눈’에 보이는 디테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만 보이겠습니까. 사장님도 알 겁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나름의 사정과 어쩔 수 없는 이유가 분명 존재할 겁니다. 사연 없는 무덤이 없고, 이유 없는 감옥신세는 없다고 했죠.

그러나 손님은 어쩔 수 없는 사정과 이유를 이해해주지 않습니다. 냉엄한 현실이라 외면하고 싶죠. 그러는 사이, 맛이 없거나 서비스가 좋지 않다고 해서, 손님은 사장님에게 “맛이 없어서 다음에 오지 않겠습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냥, 두 번 다시 안 갈 뿐이죠. 부정적 피드백이 없다고 해서, 마냥 잘하고 있는 게 아닌 겁니다. 배는 이미 기울어져 있을 수 있죠.

아니면, 생각하지도 못한 ‘모르는 영역’ 속에 있어, 사장님이 문제를 발견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대학교 은사님은 ‘unknown-unknow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는데요, 모르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마치, 코로나 사태처럼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기에, 당시에 우리는 어떤 대처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뉴스를 만드는 작은 스타트업을 운영하는데요, 직업적으로 비판하는 사람이니, 저 역시 비판의 목소리에 노출됩니다. 이럴 때마다 누군가 제 심장을 꺼내 꽉 쥐어짜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다가 반발심이 오르고요, 잠시 후 스스로 자책하며 끝 모를 구렁텅이에 나를 던지기도 합니다. 저의 감정은 순식간에 이뤄진 상승과 하락의 반복 상태에 놓이죠.

그래서 주위에서는 신경 쓰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하나의 혹평에 100개의 혹평이 숨어 있다고 늘 생각하죠. 엄청난 압박이지만, 오판으로 질주하는 덤프트럭의 유일한 브레이크였으리라 생각하면요, 오히려 다행입니다. 그래서 저는 만나는 고객마다 ‘고칠 점’을 항상 얘기해달라고 하죠.

그래도 매일 두렵습니다. ‘맛이 없다’고 해줄 손님이 한 명 없어지거나,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언제나 저를 긴장하게 만들죠. 힘들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스타트업에게 내일은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야 하는 거니까요.

이제,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남은 쉽게 보이지만, 나 스스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있다고 해도, 없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이제 내가 고쳐야 할 점을 스스로에게, 혹은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 있는 고민의 출발선에 섰으니까요.

김동현 미스터동 대표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백신 피해 심사서 의도적 왜곡 있었다” 역학조사관 폭로(종합)
  2. 2가덕신공항 개발권 ‘반경 16.8㎞’ 가닥…54개 읍·면·동 혜택
  3. 3통상임금 소송 10년간 3건…만년 적자에 합의도 어려워
  4. 4부산교통공사 통상임금 항소심 “노동자에 총 268억 지급하라”
  5. 5전기료 지역 차등제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시행
  6. 6매매가 10% 인하도 안 통했다…다대소각장 또 유찰
  7. 7[세상읽기] 챗GPT, 친구인가 적인가
  8. 8초록색 물든 광안리 앞바다
  9. 9부산시·지역 정치권, 산업은행 완전이전 해법 찾을까
  10. 10부산시, 대체거래소 유치 본격화…인가준비 법인에 타진
  1. 1가덕신공항 개발권 ‘반경 16.8㎞’ 가닥…54개 읍·면·동 혜택
  2. 25000만원 예금보호 한도, 1억으로 올리나
  3. 3여론설득 나선 尹 “文정부 한일관계 방치”…野는 국조 추진(종합)
  4. 4[정가 백브리핑] 형도, 동생도 윤심에 구애…같은 길 걷는 與서씨형제
  5. 5의원수 확대 역풍…‘선거제 개편안’ 300석 유지로 손본다
  6. 6영장청구 하영제 체포동의절차 개시…국힘 “불체포특권 포기 사실상 당론”
  7. 7“주 60시간 이상은 무리” 선 그은 尹…노사 근로시간 합의구간 확대 방점(종합)
  8. 8“관 주도 혁신 땐 실수 누적…민간 지원 역할해야”
  9. 92030년 온실가스 감축, 산업계 목표 되레 후퇴
  10. 10한일정상회담 후폭풍, 윤 대통령 대국민 설득, 野 는 국정조사 추진
  1. 1전기료 지역 차등제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시행
  2. 2매매가 10% 인하도 안 통했다…다대소각장 또 유찰
  3. 3부산시·지역 정치권, 산업은행 완전이전 해법 찾을까
  4. 4부산시, 대체거래소 유치 본격화…인가준비 법인에 타진
  5. 5청약통장 예치금 100조 무너져
  6. 6애플페이 첫날 오전 17만 명 등록
  7. 7전력수급 불균형 정부도 공감대…수도권 반발 무마가 관건
  8. 8[엑스포…도시·삶의 질UP] <10> 역대 엑스포 한국관의 진화
  9. 9주가지수- 2023년 3월 21일
  10. 101893년 박람회서 본 태극 문양에 매료, 미국 철도 로고로 채택
  1. 1“백신 피해 심사서 의도적 왜곡 있었다” 역학조사관 폭로(종합)
  2. 2통상임금 소송 10년간 3건…만년 적자에 합의도 어려워
  3. 3부산교통공사 통상임금 항소심 “노동자에 총 268억 지급하라”
  4. 4부산 미래비전 선포…행복한 시민도시·글로벌 허브도시 만든다
  5. 5오늘의 날씨- 2023년 3월 22일
  6. 6“차고지 면수는 줄고 요금은 뛰고” 화물노동자 주차난 분통
  7. 721일 부울경 빗방울 떨어져, 22일까지 이어질듯
  8. 8경남 거가대교 해상 어선서 60대 선장 바다로 추락해 해경 수색
  9. 9"엘시티는 101층, 미포는 왜 6층 이상 못 짓나" 주민 뿔났다
  10. 1020~24살 때 첫 경험 가장 많다
  1. 1주전 다 내고도…롯데 시범경기 연패의 늪
  2. 2침묵하던 천재타자의 한방, 일본 결승 이끌다
  3. 3당당한 유럽파 오현규, 최전방 경쟁 불지폈다
  4. 4무한도전 김주형, 셰플러를 넘어라
  5. 5무승탈출 태극낭자, 이제는 연승 도전
  6. 6공수 다 되는 김민재…“지금껏 이런 수비수는 없었다”
  7. 7좌완 부족한 롯데? 이태연을 주목해
  8. 81선발 스트레일리, 첫 등판은 ‘글쎄’
  9. 9삼세번 만에 ‘셔틀콕 여왕’ 안세영 시대 열렸다
  10. 10한국계 선수 대니 리, LIV 골프 52억 잭팟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황령산 봉수전망대에 보내는 간곡한 바람
더불어 살며 지켜가야 할 피란수도 부산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연의 법, 인간의 법
낙동강 녹조를 그대로 둘 것인가
기고 [전체보기]
교육이라는 희망 사다리를 놓자
국제여객터미널 입주사 살린 후 임대료 징수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계체전, 국내 최고 겨울 스포츠대회 맞나
학교 신축 공기지연, 노조 탓만 할 수 있나요?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국은 여기까지다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거울아, 거울아!” 그 중독의 마법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계박람회 왜 부산인가?
문화자산을 물려받는다는 것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영웅 만들기’에 나서야 할 때
대심도 토사 유출 사고를 보며
도청도설 [전체보기]
‘놀토’ 대신 ‘놀금’
곰배상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제주 구엄리 돌염전
아재들의 건승을 빕니다!
사설 [전체보기]
지방대 혁신 계기로 삼아야 할 글로컬대학 육성
지지부진 연금 개혁 반면교사 된 마크롱의 뚝심
세상읽기 [전체보기]
챗GPT, 친구인가 적인가
민주적 법치국가를 위한 정부의 조건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신발을 신으며 배우는 겸손
매화 앞에서, 슬픔 앞에서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서
환대(hospitality)의 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원전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다시 블랙리스트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근고지영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대통령의 초심
새해엔 선거개혁 위한 결단 기대한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봄의 낭만에 대하여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특별기고 [전체보기]
한일관계, 기초 제대로 잡아가야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오케스트라
노엘합창단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의재 허백련의 한국적인 산수화
이당 김은호의 ‘매란방’
CEO 칼럼 [전체보기]
재편된 마이스 시장에서 생존 전략은
ESG경영 골칫거리 해결한 시스템
  • 제11회바다식목일
  • 코마린청소년토론대회
  • 제3회코마린 어린이그림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