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전년 대비 0.03명(-3.4%) 감소한 0.81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부산은 0.73명으로 집계됐다. 부산에서는 가임 여성 1명당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가 0.7명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낮은 0.38명에 그친 부산 중구의 합계출산율은 충격으로 와 닿는다. 역사상 8·15 해방 정국을 거쳐 6·25전쟁 전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렸던 이 일대가 인구 감소에 따른 소멸 지역으로 전락할 운명인 탓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에도 못 미치는 유일한 곳이 된 우리나라가 맞닥뜨린 암울한 미래상을 부산 중구가 상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21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1년 전보다 1만1800명 줄어든 26만600명이었다. 연간 출생아 수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까지만 해도 100만 명대였으나 2001년 50만 명대, 2002년 40만 명대로 급감했다. 이후 2017년 30만 명대로 내려앉은 뒤 불과 3년 만인 2020년부터 20만 명대까지 추락한 것이다. 출산율 저하가 가속화하면서 나라의 버팀목인 인구가 쑥쑥 빠지는 형국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조출생률)마저 5.1명에 그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산모의 평균 출산 연령도 33.4세로 올라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고 한다. 부부가 결혼 이후 첫째 아이를 출산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2.5년으로, 20년 전 1.8년과 비교해 0.7년이 느는 등 아이 낳는 분위기가 사라지는 사회 현상이 고착화했다고 할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가파르게 진행 중인 부산의 출산율 저하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해 전년도(0.75명)보다 0.02명 떨어진 부산의 합계출산율이 0.6명대로 주저앉는 것은 시간 문제다. 게다가 2019년 0.50명에서 2020년 0.45명에 이어 3년 연속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최하위 출산율을 기록한 중구를 비롯한 부산의 16개 구·군의 ‘저출산 쇼크’는 도드라진다. 중구에 이어 영도구(0.55명)와 금정구(0.63명), 수영구(0.64명), 서구(0.65명), 사상구·부산진구(각 0.66명) 등 부산 기초자치단체의 합계출산율은 전국 평균을 훨씬 밑돈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할 경우 부산의 소멸 지역은 광범위로 확산할 수밖에 없다.
출산율 저하가 낳은 우리나라 인구 위기 문제는 오래전부터 거론돼 왔던 화두다. 관련 지표가 나올 때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그 실효성은 떨어졌다. 출산 연령이 올라가고 자녀를 두지 않는 결혼생활이 길어지는 현실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겠다. 이에 대해 부산시와 일선 기초단체들은 위기 의식을 갖고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는 등 출산율 제고에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