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식당가 먹튀’

  •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
  •  |   입력 : 2022-08-08 19:53:46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수년 전 부산 사하구의 경로당에서 10여 차례 밥을 훔쳐 먹다 붙잡힌 ‘밤 손님’ 이야기가 관심을 끈 적이 있다. 조실부모하고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어렵게 살던 이 사람은 교도소 출소 뒤 배고픔 때문에 경로당에 침입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하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취직을 한 그는 첫 월급을 받자 조사 당시 격려해줬던 경찰관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착하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경로당에서도 불처벌 의사 표명과 함께 돈을 모금해 주기도 했다.

당시 이 일은 인터넷 등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죄를 지은 사람이 자력·갱생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데 대단하다” “사회의 배려가 한 사람을 구했다”는 등 댓글을 달았다. 또 이 30대 남성이 밥을 훔쳐 먹은 뒤 설거지와 청소를 한 점을 들어 천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평가도 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이 반영됐겠지만 이 같은 미담은 아주 희귀한 사례다. 허락 없이 타인의 거처에서 밥을 몰래 먹는 것은 엄연히 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전국에서 ‘식당가 먹튀’ 행위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주문한 음식을 잘 먹은 뒤 직원들이 바쁜 틈을 이용해 줄행랑을 치는 방식으로 자영업자들을 괴롭힌다. 음식점 주인의 경찰 신고와 폐쇄회로(CC) TV 공개로 꼬리가 잡히면 무전취식자들이 내놓는 변명은 대동소이하다. “일행이 지불한 줄 알았다” “깜박했다” 등이다.

부산에서도 이런 행위는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금정경찰서는 지난 달 곱창을 파는 식당에서 6만 원가량의 음식값을 내지 않은 남녀에게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지난 5월에는 해운대 횟집에서 회를 먹은 뒤 사라진 20대 남성을 공개수배한다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 왔다. 업주는 이들을 알거나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해주면 10만 원 상당의 음식점 이용권이나 백화점 상품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업주 마음이 오죽하면 이런 대응을 했을까.

법조계에선 사람들이 무전취식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경고 한다. 처음부터 주인을 속이려고 마음을 먹었다든지 상습적으로 이런 행위를 한다면 사기죄가 적용돼 형사처벌까지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 고픈 데 장사 없다’는 말은 진리다. 또 정말 생활이 어려워 배를 곯는 이들이 있다면 도와주는 것이 마땅하다. 근데 장난 삼아 ‘먹고 튄다’면 이건 심각한 범죄에 속한다. 그들에게 ‘정말 그렇게 치사하게 살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다.

염창현 세종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흉물 논란’ 말 많던 부산 초량천 조형물, 결국 옮긴다
  2. 2공시생 죽음 내몬 불공정면접 “사위 합격 도와줘” 청탁 확인
  3. 3이대호의 10번, 롯데 ‘영구결번’
  4. 4부산시민공원 촉진3구역에 '아크로' 들어설까
  5. 5해빙 녹아내린다, 인류 멸망시계 더 빨라졌다
  6. 6권한 없는 ‘지방시대위’ 취지 퇴색
  7. 7장순흥 부산외대 신임 총장 선임
  8. 8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센터파크 분양가 평당 1420만 원
  9. 9‘조선의 4번 타자’ 마지막 경기로 초대
  10. 10박진 외교장관 해임안 野 단독 처리…尹대통령 거부권 시사
  1. 1권한 없는 ‘지방시대위’ 취지 퇴색
  2. 2박진 외교장관 해임안 野 단독 처리…尹대통령 거부권 시사
  3. 3윤 대통령 지지율 다시 '최저' 24%, 비속어 파문 영향
  4. 4‘찐尹’ PK 총선 출마설…국힘 현역들 예의주시
  5. 5‘술자리 만찬’ 권성동 징계 심의 내달 6일...이준석도 같은 날
  6. 6국부 연 수천억 유출... 해사법원 부산 설치 급하다
  7. 7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8. 8부산시의회 기재위, 시정살림 고강도 점검
  9. 9주민이 지자체 조직 설계하는 ‘구성 자치권’ 논의 지지부진
  10. 10박진 해임건의 추진에 尹 "어떤 것이 옳은지 국민이 아실 것"
  1. 1부산시민공원 촉진3구역에 '아크로' 들어설까
  2. 2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센터파크 분양가 평당 1420만 원
  3. 3대형마트 리뉴얼 바람…체험·체류형 ‘핫플’로
  4. 4조선해양 미래비전 공유·글로벌 비즈니스 성과 빛났다
  5. 5장민호가 입는 가을·겨울 골프웨어…민트 컬러와 알프스의 눈·별 모티브
  6. 6결선 6팀에 상금 18만 달러 ... 아시아창업엑스포 11월 열린다
  7. 7삼진 ‘어묵고로케’ 홈쿡으로 맛본다
  8. 8해수부 장관 “HMM, 성급하게 매각하지는 않겠다”
  9. 9더 악화된 부산 '소비 양극화'…8월 백화점 판매만 활황
  10. 10상선 재개 HJ중공업, 거제공장으로 개소해 생산능력 확대
  1. 1‘흉물 논란’ 말 많던 부산 초량천 조형물, 결국 옮긴다
  2. 2공시생 죽음 내몬 불공정면접 “사위 합격 도와줘” 청탁 확인
  3. 3HJ중공업, 플로깅(걸으며 쓰레기 줍기)으로 깨끗한 영도 만든다
  4. 4기장 건설현장 인부 130명 식중독 증세
  5. 5동경도 미래지향도 좋지만…놓치지 말아야 할 지금 이 순간
  6. 6부전시장 일대서 상습 소매치기 혐의 60대 남성 긴급체포
  7. 7오태원 북구청장 ‘226억6700만원’…부산 신규당선 선출직 중 최고 부자
  8. 8엄마와 단둘이 살다 발작 심해져…치료비 지원 절실
  9. 9내일부터 ‘입국 후 PCR 검사’ 해제…신규확진 2만8497명
  10. 10산후우울증에 생후 2개월 아들 숨지게 한 엄마 긴급체포
  1. 1이대호의 10번, 롯데 ‘영구결번’
  2. 2‘조선의 4번 타자’ 마지막 경기로 초대
  3. 3‘니가 가라 2부리그’ 우승 경쟁만큼 치열한 K리그 잔류 전쟁
  4. 4이견없는 아시아 요트 1인자…전국체전 12연패 달성 자신
  5. 5저지, 마침내 61호 홈런…61년 만에 AL 최다 타이
  6. 6“농구의 계절 왔다” 컵대회 10월 1일 개막
  7. 729일 지면 5강 희망 끝…푹 쉰 롯데, KIA 잡아라
  8. 8벤투 ‘SON톱+더블 볼란치’ 카드, 본선서 ‘플랜A’ 될까
  9. 9본선 상대 우루과이·가나 나란히 승전보
  10. 102022 전국체전 금메달 기대주 <3> 사이클 이혜진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복지환경위원회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제1부두서 부산비엔날레가 열린다고?
기고 [전체보기]
바이오융합 방위산업으로 국가산업 구조 개혁
출발선 다른 청년정신장애인의 지원방향 묻다
기명칼럼 [전체보기]
네옴시티와 행복도시
약자 복지와 보편적 복지
기자수첩 [전체보기]
표현도 가지각색, 부산 팬들의 뜨거운 롯데 사랑
김해시 현안, 전 시장 일이라도 수습을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민주당, 가망 있을까?
당신들의 세상이 아니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4차 산업혁명과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영화관을 지켜낼 수 있을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새로운 음악생태계 모색
유형과 무형의 문화유산이 만날 때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 조정대상지역 이번엔 해제될까
부산 역사 담은 롯데타워 되길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산롯데타워
최동원 어록 펼침막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영암 어란
기장군 말미잘탕
사설 [전체보기]
부산 기초의회 수당 대폭 인상 시민이 납득하겠나
여당이 내민 ‘민생경제협의체’ 제대로 실천하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인구가 많아야 부자국가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푸틴, 리더의 함정에 빠지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 두잉(Do-ing)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민주당, ‘닮은꼴’ 영국 노동당에 배울 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외로워
인 비노 베리타스, 그리스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국민 언니’의 원조 강수연 배우를 떠나보내며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베토벤의 머리카락
‘보리밭 사잇길로’ 윤용하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신명연의 ‘양귀비꽃’
민화에 대한 수상한 시선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