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변실금의 원인, 회음하강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8-01 19:04:02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앨런 팍스(1920~1982)는 영국외과학회 회장을 역임한 대장항문외과 의사였다. 명문 서튼스쿨을 졸업하고 옥스퍼드에 입학한 그는 학부 도중 록펠러 장학생으로 존스홉킨스에서 공부했고 영국으로 돌아가 26세에 의학사, 박사 과정까지 한꺼번에 마칠 정도의 수재였다. 그가 대장항문 분야에서 남긴 업적은 너무나 심오하고 창의적이어서 세계 대장항문 학계에 역사로 기록됐다.

그림= 서상균 기자
앨런이 고안한 치핵 수술법은 창의성 안정성 효율성을 인정받아 표준화 과정을 거쳤고, 그의 이름으로 현재까지도 많은 의사가 시행하는 수술의 한 방법으로 전해진다. 1976년 그가 제안한 치루의 분류법도 세계 표준 분류법이 됐다. 직장암 수술 후 제거된 직장의 기능을 보완할 수술법, 궤양성대장염으로 전체 대장을 절제한 뒤 후유증을 줄이기 위한 회장낭 수술법 등 그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마다 대장항문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외과의사로서 전성기였던 1966년, 치질도 없는 환자에서 변비나 기분 나쁜 무직함, 우리하게 아픈 엉덩이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알게 됐고 ‘회음하강증후군’이라는 실체가 있음을 보고했다. 회음하강은 외과의사 사이에서 핫이슈가 됐다. 1975년 그는 회음하강으로 발생한 변실금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수술법인 항문 후방 복원술을 시도했다. 놀랍게도 그의 의도대로 수술환자의 90%에서 증상의 호전을 보였다.

출산에 의한 여성의 회음 및 괄약근 손상은 30% 이상에서 발생한다. 젊었을 때 발생한 괄약근 손상은 증상이 없다가 노인이 되면서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 퇴행성 변화로 골반 바닥을 지지하는 조직이 약해지고 회음은 아래로 처진다. 이후 자궁·질 탈출, 직장 탈출이 진행되고, 변비 변실금 직장통의 대표적 증상을 나타내는데 이를 회음하강증후군이라 한다.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 골반을 지탱하거나 유연성을 유지하는 힘이 약해지는데, 이는 강한 지지와 유연성을 좌우하는 콜라겐의 변성과 약화에 기인한다. 방광과 질·자궁, 항문 직장을 지지하는 인대와 근육과 같은 조직이 약화돼 나타나는 증상이 잔뇨·잔변감, 뒤 무직함, 항문 가려움, 작열감 등이고 이것이 진행되면 출구폐쇄 변비 직장통 요실금 등의 증상과 함께 마지막에는 변을 참을 수 없게 된다.

회음하강은 눈으로 확인되기도 하지만 정확히 진단하려면 항문직장기능검사와 영상진단 장비·기술이 필요하다. 배변영화조영술과 골반 MRI는 필수다. 조기 진단이 되면 식단 조절, 배변습관의 변화, 골반근육 강화 운동 등으로 진행을 늦출 수 있다. 그러나 변실금으로 진행하거나 방광 자궁·질 직장 등 골반장기가 완전히 탈출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회음 복원술, 복강경 천골·질·회음고정술, 질 후방 메시 고정술 등의 방법이 소개된다. 회음이나 괄약근의 결손이 동반된 경우는 단계별로 수술하기도 한다. 그중에서 복강경 수술이 으뜸이다. 복강경 수술로 회음 하강과 골반장기(방광 자궁·질 직장) 탈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신기한 것은 해부구조의 원상 복구에 의해 기능도 회복된다는 것이다. 부족한 기능의 회복은 재활을 통해 향상된다. 퇴행성 변화가 너무 심하면 치료가 어렵다.

앨런이 마땅한 진단기구도 없었던 시기에 이 질환을 정의한 것은 경이롭다. 그가 살아 있었다면 분명히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해 세련된 수술법으로 포장, 동료 의사들을 놀라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심근경색으로 로마에서 쓰러졌고 영국으로 귀국해서 치료받았으나 아쉽게도 61세에 사망했다. 그의 변실금 수술방법은 너무나 창의적이고 매혹적이어서 많은 의사가 흉내 냈지만 재현성이 부족했고 관심 밖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수많은 외과의사의 덕택으로 복강경 수술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그의 아이디어를 대체할 수술 기술이 개발된 것은 당연지사이고 외과의사에겐 행복한 일이다.

황성환 부산제2항운병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사람 때리고, 전선 끊고…까마귀 행패에도 지자체 속수무책
  2. 2아파트서 떨어진 50대 男, 80대 행인 덮쳐 모두 사망
  3. 3부산 동구 빈집, 예술촌으로 부활
  4. 4롯데 ‘5연속 위닝’ 아쉽지만…하위권 상대 치고 오른다
  5. 5부산·경남 행정통합안 9월까지 낸다
  6. 6부산형 워케이션 인기몰이…글로벌 참가자도 “방 있나요?”
  7. 7건설비 증액 탓에…부산 중부서 신청사 준공 4번째 연기
  8. 8분산에너지법 전기료 호재 “부산 데이터센터 유치 속도내야”
  9. 9부산 의료대란 없을 듯…집단 휴진 참여율 적어
  10. 10부산시의회 의장단 18일 선출…막판까지 치열한 득표전
  1. 1부산시의회 의장단 18일 선출…막판까지 치열한 득표전
  2. 2우원식, 상임위 野 11 與 7 권고에도…법사위 쟁탈전에 파행
  3. 3민주, 채상병 국조도 시동 “특검법과 동시 추진”
  4. 4與 “이재명 위해 野 사법부도 무력화”
  5. 5제9대 부산시의회 후반기 국민의힘 의장 후보, 안성민 선출
  6. 6민주평통, '탈북청년과 부산 역사 투어'…"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최후의 보루"
  7. 7[속보]러 푸틴 “北과 서방통제 받지않는 결제체계 발전”
  8. 8시의회 의장 안성민·박중묵 2파전…이대석 막판 부의장 선회
  9. 9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 초호화 기내식" 의혹제기한 배현진 고소
  10. 10與 민생특위 위원장·대변인 등 PK 초·재선, 對野 공세 선봉에
  1. 1부산형 워케이션 인기몰이…글로벌 참가자도 “방 있나요?”
  2. 2분산에너지법 전기료 호재 “부산 데이터센터 유치 속도내야”
  3. 3수산업·ICT 접목…미래산업으로 키운다
  4. 4“분산에너지법 시행, 재생에너지 활성화 기대”
  5. 5공정위, 쿠팡 ‘멤버십 의혹’ 캔다(종합)
  6. 6K-조선 수출 지원 총력전…금융권, RG(선수금 환급보증) 15조 더 푼다
  7. 7반격나선 최태원 회장 “재산 분할 명백한 오류”(종합)
  8. 85성급 호텔 3개 중 1개는 서울에…부산엔 11.5%
  9. 9"맥북 에어 비켜~"…갤럭시 북4 엣지 모델 출격
  10. 10경남 기업 '아미코젠', 국내 최대 바이오 소부장 생산기지 구축
  1. 1사람 때리고, 전선 끊고…까마귀 행패에도 지자체 속수무책
  2. 2아파트서 떨어진 50대 男, 80대 행인 덮쳐 모두 사망
  3. 3부산 동구 빈집, 예술촌으로 부활
  4. 4부산·경남 행정통합안 9월까지 낸다
  5. 5건설비 증액 탓에…부산 중부서 신청사 준공 4번째 연기
  6. 6부산 의료대란 없을 듯…집단 휴진 참여율 적어
  7. 7고교학점제 2025학년도 전면 실시…희망대학 권장과목 들어야
  8. 8“전세사기 당했는데 건물 관리까지 떠맡아” 피해자들 분노
  9. 9자치권 쥔 실질적 통합체…시·도민 지지와 시한확정 등 숙제
  10. 10백지에 적어내던 고소장, 양식 갖춘다
  1. 1롯데 ‘5연속 위닝’ 아쉽지만…하위권 상대 치고 오른다
  2. 2김주형·안병훈 파리올림픽 출전
  3. 3안나린 공동 5위…한국선수 15번째 무승 행진
  4. 4부산 전국종별육상서 금 4개 선전
  5. 5잉글랜드, 세르비아와 첫 경기서 신승
  6. 6'롯데 선발진의 희망' 김진욱이 말하는 ABS와 제구력[부산야구실록]
  7. 7손호영 27경기 연속안타…박정태 “제 기록(31경기) 꼭 깨기를”(종합)
  8. 8손아섭, 최다 안타 신기록 초읽기
  9. 924초 만에 실점 굴욕 이탈리아, 알바니아에 역전승
  10. 10‘무명’ 노승희, 메이저 퀸 등극
우리은행
후보가 후보에게 묻는다
부산 서동
4·10 총선 지역 핫이슈
원도심 숙원 고도제한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을 위한 국제사회의 경향
소규모사업장 중처법, 투약 중단이 필요한가?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더 많이 두들겨 보아야 할 산복도로라는 돌다리
옛 부산세관 복원, 진정한 새로운 전통이 되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연대(連帶)의 중요성과 과학자의 역할
준설, 유일한 치수대책은 아니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3요’와 칸 레드카펫을 빛낸 조연들
AI시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기고 [전체보기]
갑진년 김해시의 ‘값진 주민과의 대화’
부울경 메가시티가 먼저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영화에 대한 열렬한 환호와 예우…‘축제의 궁전’ 품격이 달랐다
영화의전당 대표 연임…소통 외치는 현장에 귀 기울여야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아직 명당 덕을 덜 본 것일까?
노무현이 옳았다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신문은 살아 있고, 칼럼은 말을 건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공존과 양립으로서의 국악 컬래버
디아스포라의 노래 영천아리랑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천덕꾸러기’ 북항재개발 이대로는 안된다
소통을 이기는 무기는 없다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가덕신공항과 박형준의 정치적 미래
도청도설 [전체보기]
7급 유튜버 공무원
‘주 4일 근무’ 공론화
메디칼럼 [전체보기]
일하는 사람의 1차 의료, 근로자 건강진단
100세시대의 건강관리법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대만과 밀크피시
조식전쟁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腦力)을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
뇌, 팩트 체크!
사설 [전체보기]
‘언제’ 빠진 부산·경남 행정통합…넘어야 할 산 많다
종부세 폐지 논의 앞서 지방재정 피해 대책부터
세상읽기 [전체보기]
‘고립주의’ 미국, 돌아온 ‘정글’…한반도 해법은
부산 청년 수도권 유출, ICT 계열이 가장 심각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주치의 제도가 의료 개혁의 핵심인 이유
의대 입학정원 갈등의 올바른 해법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회의 바다, 우리네 함장은 어디로 키를 잡을까
부산항, 글로벌 물류 허브 플러스 알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12월의 기도편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경제문제가 풀려야 인구문제가 풀린다
중국의 한국시장 시장교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인문 정신은 언제나 곡선으로 간다
호모 사피엔스의 바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나만의 생각’을 길러주려면
한국교육의 새 지평을 여는 IB교육학회 창립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당원 중심주의’의 함정
비례대표 제도는 죄가 없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페라 와인
와인이란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로크 음악
낭만오페라의 종언! 푸치니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꽃피는 부산항’에서
처음 보는 ‘무릉도원’
CEO 칼럼 [전체보기]
우리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
드론으로 변화할 부산의 미래
  • 유콘서트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