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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노란봉투법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2-07-28 18:58:35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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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옥포만에 자리잡은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초일류 조선해양 전문기업’이라고 자랑한다. 세계 최대 100만t급 독과 900t 골리앗 크레인 등 설비를 바탕으로 기술개발을 거듭해 고난도 해양플랫폼 건조 능력, 대형 플랜트 프로젝트 관리 능력, 전투잠수함과 구축함을 건조하는 높은 기술력을 고루 갖췄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하청 노조의 51일 파업에서 보듯이 시설과 건조 능력과 달리 경영과 노사 관계에선 아쉬운 대목이 적잖다. 최근 10년 사이 누적 순손실이 7조7446억 원에 달한다. 게다가 2000년부터 이 회사의 실질적인 주인인 산업은행을 통해 투입된 공적자금 등이 11조8000억 원이다. 그 민낯이 하청업체 노조의 사상 첫 장기 파업이다.

공권력 투입이란 극단적인 상황을 피했다곤 하나 결말이 깔끔하지 않다. 찜찜한 봉합이다. 임금 30% 임상을 요구한 노조는 4.5% 인상안에 도장을 찍었다. 협력사는 51일 장기파업의 부담을 떠안게 됐고,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8000억 원대 손실을 입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문제는 이제부터 풀어야 할 실타래가 만만찮다는 점이다. 파업을 주도한 노조 집행부의 사법 처리와 원청 손실 처리 여부다. 파업 후유증을 극복하고자 휴가를 반납한 채 작업 중이지만 ‘법대로’ 돌아가는 상황은 노조에 큰 짐이다.

어제 대우조선해양과 이번 파업의 후폭풍을 가늠할 뉴스가 전해졌다. 우선 대우조선해양 분리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언급과 대우조선 노동조합인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의 반발이다. 강 회장은 “조선산업 경쟁력 제고와 구조조정이란 틀 내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고, 노조는 “구성원의 이해와 동의 없이 절대 진행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하나는 ‘노란봉투법’ 제정에 적극 나서겠다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발표다. 노란봉투법은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를 막자는 취지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말한다. 금속노조는 “손해배상 가압류의 노동 탄압을 해결하지 못한 미완의 과제를 남겼으나 이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투쟁의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노란봉투법 추진 입장에 힘입은 바 큰 듯하다.

합리적인 노사관계는 정의 실현은 물론 성숙한 사회를 위한 기본 과제다. ‘이대론 살 수 없다’는 하청 노조의 울림이 크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공정과 상식은 속절 없는 메아리다. 노란봉투법에 주목하는 이유다.

정상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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