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인 비노 베리타스, 그리스와인

  •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  |   입력 : 2022-07-12 19:46:51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중해 사람들은 올리브와 포도나무를 재배할 줄 알게 되면서 비로소 미개함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

해발고도 1100m 높이의 가파른 경사면에 있는 그리스 서부 애기알리아(Aigialia) 지역의 포도밭.
역사적으로 그리스는 서구문명의 발상지일 뿐만 아니라 현대 와인문화의 발상지다. 과거 그리스에서 와인은 중요한 교역 상품 중 하나로 포도재배 및 와인양조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과 기록이 이루어졌다. 윤리학에서부터 정치학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서 고대 그리스의 영향력은 와인무역을 통해 지중해 전역에 전파됐다. 와인은 일상 식생활의 필요뿐만 아니라 그리스인들만의 격조 높은 문화적 기준으로 세계 와인문화를 형성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오늘날 지중해 서부유럽의 와인양조 및 포도재배에 대한 지식은 그리스의 가장 중요한 유산 중 하나다.

20세기는 그리스의 역사와 발전, 나아가 현대 그리스와인 생산에 관한 한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전 세계적으로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그리스는 황폐하고 가난한 국가로 전락한 시기였다. 당시 그리스와인은 대체로 질이 떨어지고 산화된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그리스 전역에 농업협동조합이 설립되면서 가능해졌다. 대규모 와이너리들이 신기술에 투자하고 최초의 그리스 브랜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1970년대 초 화학자이자 양조학자인 쿠라쿠-드라고나 박사의 참여에 힘입어 최초로 와인 등급 제도가 통과되면서 다른 유럽 경쟁국들과 함께 현대 와인법의 기초를 다지게 됐다. 1981년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대대적인 양조기술과 시설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그리스 국내외 대학에서 교육받은 열정적인 생산자들이 품질 향상을 추구하면서 그리스 와인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리스인의 삶의 질이 개선되면서 새로운 소비계층이 등장했다. 규모나 생산량보다 품질에 우선순위를 둔 소규모 와이너리들이 만든 다양한 ‘컬트와인’이 생겨나면서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시장 수요도 충족시키게 됐다. 해외의 유명 와인박람회와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지속해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세계 와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많은 와인애호가가 고대 그리스 역사와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같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작품 속 와인 관련 이야기를 통해 와인에 매료된다. 하지만 이제는 그 중심에 그리스의 와인이 자리할 때다.

다행히 그리스는 전 세계 와인애호가들이 찾고 있는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 다양한 떼루아, 흥미로운 토착 품종, 역사와 이야기가 있는 와인, 장인정신이 깃든 양조방식 등을 고대부터 유지하고 있다. 높은 고도, 가파른 비탈, 다양한 지형, 예상하기 어려운 강우량이 결합한 와인 산지는 매우 흥미로운 자연적 조건을 보여준다.

지역적 특성이 뚜렷한 와인을 생산하는 그리스. ‘IN VINO VERITAS(인 비노 베리타스)’. 기원전 7~6세기 그리스의 시인 알카에우스의 시구절처럼 그리스의 미래는 ‘와인 안에 진실이 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온 그리스와 그리스의 와인생산자들. 끝을 인정하면 새로운 시작이 되는 것처럼 그들은 그렇게 오랜 세월을 이겨내며 오늘의 영광을 만들어가고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찐尹’ PK 총선 출마설…국힘 현역들 예의주시
  2. 2임기 시작되자 자기 임금부터 올리는 기초의회
  3. 3‘분양가 인상’ 계산기 두드리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4. 4승학터널, 2024년초 착공…엑스포 전인 2029년 개통
  5. 5산업은행, 부산이전 준비단 발족
  6. 629일 지면 5강 희망 끝…푹 쉰 롯데, KIA 잡아라
  7. 7‘재건축 대장’ 삼익비치 사업시행계획인가 받았다
  8. 8근교산&그너머 <1299> 산청 보암산~수리봉
  9. 9영화 선정하고 채팅·치맥 관람까지…BIFF 주인공은 “나야 나”
  10. 10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상> 주민자치 새로운 실험
  1. 1‘찐尹’ PK 총선 출마설…국힘 현역들 예의주시
  2. 2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상> 주민자치 새로운 실험
  3. 3주민이 지자체 조직 설계하는 ‘구성 자치권’ 논의 지지부진
  4. 4‘술자리 만찬’ 권성동 징계 심의 내달 6일...이준석도 같은 날
  5. 5“기업하기 좋은 부산 위해 규제혁신 앞장설 것”
  6. 6박진 해임건의 추진에 尹 "어떤 것이 옳은지 국민이 아실 것"
  7. 7북한, 사흘 만에 또 탄도미사일 도발(종합)
  8. 8美 시장 권한 분산하는 개혁 추진…日 단체장 견제 행정위원회 운영
  9. 9윤 대통령, 해리스 미 부통령 접견...'외교 참사' 전환점 삼을 듯
  10. 10이재명,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 특위 구성 제안
  1. 1‘분양가 인상’ 계산기 두드리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2. 2산업은행, 부산이전 준비단 발족
  3. 3‘재건축 대장’ 삼익비치 사업시행계획인가 받았다
  4. 4증시도 환율도 ‘검은 수요일’ 비명
  5. 5한국 대표산업, 석유화학 → IT·전기전자
  6. 6주가지수- 2022냔 9월 28일
  7. 7그린데이터센터(에코델타시티 내) 입주기업 줄섰다…수도권 포화 반사이익
  8. 8대우조선 다음 민영화는 누구?...최대 실적 HMM 될까?
  9. 9르노 부산공장 XM3 20만대 생산 ‘재도약 가속페달’(종합)
  10. 10올해 1~7월 부산인구 8000명 자연감소…전년比 2배↑
  1. 1임기 시작되자 자기 임금부터 올리는 기초의회
  2. 2승학터널, 2024년초 착공…엑스포 전인 2029년 개통
  3. 3영도캠핑장과 시너지 기대… 청학수변공원 관광형 재단장
  4. 4생곡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 개선할 때 됐다
  5. 5부울경 낮 최저 14도 최고 29도...경남 안개 끼는 곳 많아
  6. 6위기가정 긴급 지원 <21> 직장암 투병 김영민 씨
  7. 7오늘의 날씨- 2022년 9월 29일
  8. 8경남도, 맞춤형 청년주택 ‘거북이집’ 사천에도 개소
  9. 9통영 장사도·욕지도, 거제 내도, 사천 월등도 ‘찾고싶은 가을 섬’ 선정
  10. 10부산판 여가부 폐지? 여성가족원 재편안에 시민사회 반발
  1. 129일 지면 5강 희망 끝…푹 쉰 롯데, KIA 잡아라
  2. 2벤투 ‘SON톱+더블 볼란치’ 카드, 본선서 ‘플랜A’ 될까
  3. 32022 전국체전 금메달 기대주 <3> 사이클 이혜진
  4. 4본선 상대 우루과이·가나 나란히 승전보
  5. 5LIV 시즌 최종전 총상금 715억 ‘돈잔치’
  6. 6“월드컵 우승 아르헨티나…한국은 조별 탈락”
  7. 7한발 더 앞서간 이의리, 김진욱의 시간은 올까
  8. 8우승 2억7000만 원…KLPGA 상금왕 판도 가를 빅매치 온다
  9. 92022 전국체전 금메달 기대주 <2> 사격 김장미
  10. 10LPGA 10개 대회 연속 무관…한국 선수들 우승가뭄 해소할까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주민자치 새로운 실험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복지환경위원회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제1부두서 부산비엔날레가 열린다고?
기고 [전체보기]
출발선 다른 청년정신장애인의 지원방향 묻다
사랑니는 꼭 빼야 하나요?
기명칼럼 [전체보기]
네옴시티와 행복도시
약자 복지와 보편적 복지
기자수첩 [전체보기]
표현도 가지각색, 부산 팬들의 뜨거운 롯데 사랑
김해시 현안, 전 시장 일이라도 수습을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민주당, 가망 있을까?
당신들의 세상이 아니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4차 산업혁명과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영화관을 지켜낼 수 있을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새로운 음악생태계 모색
유형과 무형의 문화유산이 만날 때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 조정대상지역 이번엔 해제될까
부산 역사 담은 롯데타워 되길
도청도설 [전체보기]
최동원 어록 펼침막
킹달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영암 어란
기장군 말미잘탕
사설 [전체보기]
엑스포 맞춰 다져가는 동남권 광역급행 신교통 체계
야당발 개헌 제안, 국민과 미래 위해 내실 있는 논의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인구가 많아야 부자국가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푸틴, 리더의 함정에 빠지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탈핵으로 가는 길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 두잉(Do-ing)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민주당, ‘닮은꼴’ 영국 노동당에 배울 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외로워
인 비노 베리타스, 그리스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국민 언니’의 원조 강수연 배우를 떠나보내며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베토벤의 머리카락
‘보리밭 사잇길로’ 윤용하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신명연의 ‘양귀비꽃’
민화에 대한 수상한 시선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