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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성추문 ‘초록동색’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2-06-23 19:32:5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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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게 성추문은 치명적이다. 개인적인 명예 실추는 물론이고 소속된 정당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 한때 잘나가다가 성추문으로 공든 탑을 무너뜨린 정치인이 어디 한둘인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인턴 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에 1998년 하원에서 탄핵까지 당했다. 미국의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게리 하트는 1988년 대선을 앞두고 도나 라이스라는 금발 미인과의 불륜 사실이 밝혀져 정치 생명을 접었다. 정치인들의 성적 일탈은 자신이 원하고 요구하면 뭐든지 얻을 수 있다는 잘못된 권력 의식과 설마 밝혀지겠느냐는 안이한 생각 탓이 크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이 성추문으로 시끄럽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는 지난 22일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징계심의를 진행했다. 윤리위는 다음 달 7일 이 대표의 소명을 듣고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은 지난해 말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2013년 8월께 이 대표가 한 벤처기업 대표로부터 대전 유성의 한 호텔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이 제보자를 만나 ‘7억 원 투자유치 약속증서’를 줬다는 후속보도가 지난 4월 나왔다. 이 대표는 “성상납 자체가 없었고 따라서 증거인멸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번 사건이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과 자신 간 당권 다툼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항변한다.

민주당 온라인 회의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직권조사를 받은 최강욱 의원이 지난 21일 ‘당원권 정지 6개월’이란 중징계를 받았다. 최 의원은 “십자가에 매달렸다”며 재심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깊은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며 “한 없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등 광역단체장의 성비위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선거 때마다 ‘강도 높은 쇄신’을 언급했으나 성추문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정치인의 성추문 처벌은 ‘정치적 계산’을 해서는 안된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살피고 그에 합당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성인지 감수성을 높여야 할 때다. 여야 모두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다. 민생과 외교 등 산적한 현안을 외면한 채 누워서 침뱉기하는 형국이니 하는 말이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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