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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칼럼] 모두가 나서야 할 연금개혁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5-26 19:44:09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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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의 방송토론에서 모든 후보가 연금개혁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이후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10대 국정과제에 연금개혁을 담았고, 임기 시작 6일째인 5월 16일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 과제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속가능한 복지제도를 구현하고 빈틈없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려면 연금개혁이 필요한데, 지금 추진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게 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야당의 협력을 요청했다. 그렇다. 더는 미룰 수 없다. 초고령사회의 노후소득보장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연금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2021년 OECD 보건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2019년 기준으로 83.3년인데, OECD 평균(81.0년)보다 2.3년, 미국(78.9년)보다 4.4년 길다. 독일(81.4년)과 프랑스(82.9년)보다 길고, 최장수 나라인 일본(84.4년)에 비해 단지 1.1년만 짧다. 대한민국은 확실히 장수시대를 맞았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저출생 때문에 고령화가 가장 빠르다. 우리나라는 2000년 노인인구 비율 7.3%로 고령화사회에 들어섰고, 2018년 고령사회를 거쳐 2025년 노인인구 비율 20.3%로 불과 25년 만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프랑스 154년, 영국 98년, 미국 94년, 독일 77년, 가장 빨랐다는 일본도 36년이 걸렸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노년부양비는 2020년 22.5%에서 2030년 40.0%로 약 2배가 되고, 2040년이면 63.4%로 약 3배가 된다. 확실히 지속가능성의 위기가 맞다.

예정된 인구위기에 대응하려면 경제·노동·복지의 전면적 구조개혁이 필요하지만, 여기서는 노후소득보장의 주축인 국민연금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만 다루기로 한다. 2018년 제출된 국민연금 제4차 재정추계에 따르면 2042년부터 적자가 발생하고 2057년 기금이 소진된다. 2023년엔 제5차 재정추계가 나오는데, 기금이 2039년 적자로 전환되고 2055년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의 현행 보험료율은 9%(노동자는 노사가 4.5%씩)인데, 국민연금 도입 첫해인 1988년 3%, 1993년 6%, 1998년 9%로 조정된 후 계속 그대로다. 이는 독일(18.6%), 미국(12.4%), 일본(18.3%) 등에 비해 턱없이 낮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가 지속될 리 만무하다. 제4차 재정추계에 의하면 국민연금의 현행 소득대체율(40년 가입에 40%)을 유지하기 위해 미래 세대가 납부해야 할 보험료율은 2057년 24.6%, 2088년 28.8%로 추정됐다. 미래 세대가 현 세대의 3배를 부담하는 것인데, 이는 작동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국민연금이 노후소득을 제대로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노후 생계가 빈곤하지 않으려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의 비율)이 적정해야 하는데,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전체 연금 수령자 582만 명의 월평균 연금액은 57만2000원에 불과했다. 이는 명목소득대체율이 선진국에 비해 낮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국민연금의 미성숙도 이유지만, 실질소득대체율이 낮은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소득대체율은 1988년 70%에서 1998년 60%로, ‘2007년 연금개혁’을 통해 2008년 50%로 낮아졌고 이후 20년 동안 매년 0.5%포인트씩 낮춰 2028년 40%(40년 가입 기준)에 도달하도록 했다. 20살에 가입해 의무가입연령인 60살 미만까지 계속 머물러야 40년 가입이 되고, 그럴 때라야 소득대체율 40%가 된다. 25년만 가입하면 소득대체율은 25%에 머문다. 그래서 실질소득대체율이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제4차 재정추계 이후 개혁 논의에 박차를 가했다. 2018년 8월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개혁 방안을 발표했고, 2018년 12월 보건복지부는 4가지 연금개혁 대안을 내놨다. 2019년 8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연금특위도 연금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해법은 분명하다.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면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또 국민연금이 노후소득보장에 도움이 되려면 실질소득대체율을 높여야 하며, 저임금 노동자 보험료 지원 확대, 도시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출산·실업 등 다양한 연금크레디트 확대, 노동시장 개선 등 지속적 가입 방안의 마련에 더해, 정년연장으로 더 길게 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연금의 의무가입연령을 선진국 수준인 65살로 높여야 한다.

전문가·관계자나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 내용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알면서도 개혁하지 않는 것, 바로 직무유기다. 2019년 8월 연금특위가 연금개혁 방안을 발표한 후 2020년 4월 총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총선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정부와 국회의 이런 책임 방기는 표(지지율)를 의식한 것인데, 그렇다면 그들의 직무유기는 결국 우리 모두의 탓이다. 이래서는 예정된 인구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원한다면 더는 미루지 못하도록 이번엔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

이상이 제주대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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