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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환의 두잉세상] 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 두잉(Do-ing)

  • 전호환 동명대 총장
  •  |   입력 : 2022-05-12 19:41:3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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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코로나 팬데믹과 세계평화 위협 등으로 인류 사회가 위기라고 했다. 국내적으로는 초저성장, 대규모 실업, 양극화와 사회 갈등으로 위기라고 했다. 역사를 돌아보면 위기와 갈등이 없었던 적이 없다. 문제는 해법이고 실천인 두잉이었다. 모든 갈등은 이념이나 상대적 빈곤에서 비롯됐다. 자유시장경제는 성장이 해법이었다. 성장은 상대적 빈곤을 만들 수 있지만, 분배복지정책을 통해 해소해 왔다.

성장이 답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펼쳤다. 현 정부는 민간주도 자유시장주의로 방향을 틀었다. 자유시장주의의 창시자 아담 스미스는 1776년 ‘국부론’에서 ‘국가 부의 원천은 물질보다 노동, 특히 노동력의 개선’이라고 했다. 노동력의 개선은 증기기관 전기 컴퓨터 인공지능(AI) 등 과학 기술의 발달로 꾸준히 개선돼왔다. 이를 1, 2, 3, 4차 산업혁명으로 부른다.

4차 산업혁명은 노동력의 개선이 아니라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혁명이다. 이제 인간은 AI와 협업해야 한다. 노동력 개선은 교육으로 가능하다. 필자는 7회에 걸친 ‘전호환 교수의 신국부론, 교육혁명이 답이다’를 동아일보 연재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과는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국가과학기술자와 교육자로서 바라보는 지난 정부의 아쉬운 정책은 탈원전, 대학재정 동결 및 정책 부재, 자사고와 국제고 폐지, 출산율 급감과 대책 미비, 수도권 집중화 방치 등이다. 소득주도 성장의 방향은 맞을 수 있었다. 그러나 노동력 개선 없는 인건비 상승은 중소제조업의 붕괴를 초래했다.

기술의 유효 수명이 짧아져 속도가 경쟁인 시대가 됐다. 이러한 시대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통찰력과 빠른 의사결정이다. 통찰력은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고 현재의 데이터에서 나온다. 세상을 바꾼 것은 진실이었다. 진실은 과학적 데이터로 밝혀졌다. 1000년 이상 이념으로 믿었던 천동설은 과학적 진실인 지동설로 엎어졌다. 날씨 예보는 인공위성에서 수집한 기상 데이터로 한다. 지도자의 다른 중요한 덕목은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하는 용기다.

대통령은 위기를 ‘과학과 기술, 진실 및 혁신’으로 극복하겠다고 했다. ‘과학과 기술’은 무려 5번이나 취임사에서 언급했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 보고서에는 ‘모방에 의한 추격자에서 기초과학과 원천기술을 보유하는 선도자로의 발돋움’이라는 도전의 역사를 만들겠다고 했다. 110대 국정과제는 ‘국민께 드리는 20개의 약속’에 담았다.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공직자의 행동규범이자 판단기준’인 다음의 3가지를 ‘국정운영원칙’에 명시했다. ▷객관적 사실과 데이터에 기초해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 ▷선택된 정책이라도 사후 더 나은 대안이 나온다면 수정 보완 ▷수많은 가능성에 열린 자세로 다른 의견을 존중. 행동규범은 실천 즉, 두잉이 아닌가. 100% 공감한다. 모방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원전은 하루빨리 살려야 한다.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사망자가 가장 많은 자동차를 안전이라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았다. 안전은 신기술 개발로 극복할 수 있다.

한국의 저출산과 고령화는 전 세계 유례가 없는 속도로 진행돼왔다. 출생자는 1960년의 109만9000명을 정점으로 작년 26만500명으로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0.81로 OECD 국가 평균인 1.61명의 절반이다. 지방소멸, 노동인구 감소 등 예측되는 사회적 문제는 시한폭탄이다. 이 데이터로 보면 한국은 150년 내 소멸할 수밖에 없다. 데이터는 미래를 예측하지만 인구 데이터는 미래를 결정한다. 2006년 이후 16년 동안 정부가 저출산 대응 총 198조 원의 재정을 투입했다. 그런데도 효과가 없었다. 새로운 처방을 찾아야 한다.

한국호 침몰의 구체적 증상은 수도권 집중과 획일적 교육 정책이다. 지난 정부는 ‘연방정부에 버금가는 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국정과제로 택했다. 그러나 인구 대학 경제력은 수도권으로 더 쏠렸다. 지난 20년 동안 부산의 청년인구가 연평균 15만5000여 명이 떠났다. 향후 부산의 대학 23개 중 16개가 문을 닫는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제2의 도시 부산이 이럴진대 지방 도시는 어떠하겠는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모든 사람에게 일정한 경제적 기초,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했다. 이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분산시켜 국토를 다극 체제로 바꾸어야 가능하다. 첫 번째 시도가 부울경 메가시티다. 지난 정부에서 법안이 통과돼 추진 중이다. 부울경 메가시티의 안착은 호남 충청권으로 확산이 가능하다. 신정부는 ‘공간적 정의’를 실현해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 15개의 국정과제를 도출했다. 그리고 ‘지방대학시대’ 과제도 포함됐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유명대학이 전국에 골고루 흩어져 있다. 서울대학 10개 만드는 정책도 좋다.

인재 한 사람의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역량 있는 젊은 인재가 5명 이상의 능력을 발휘해야 국가의 경쟁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두잉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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