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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머스크의 인구론

  • 이경식 기자 yisg@kookje.co.kr
  •  |   입력 : 2022-05-10 19:05:32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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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관리는 국가 운영의 근본이다. 세금 징수와 병력 동원 등 자원 확보의 핵심 수단이어서다. 고대 로마제국 건설의 기초는 인구 관리였다. ‘켄소르(censor)’라는 관리가 5년 주기로 인구조사를 했다. 오늘날 인구주택총조사를 뜻하는 ‘센서스(census)’의 어원이다. 로마제국의 첫 황제인 아우구스투스는 인구를 늘리기 위해 미혼 여성에게 독신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그런 철저한 관리 덕분에 4대 황제인 클라우디우스 때는 인구가 1억2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로마제국 쇠망사’를 쓴 에드워드 기번은 “제국의 위력은 인구에 있다”고 했다. 쇠망의 원인 또한 인구에 있다. 로마제국 말기, 출산 기피 현상이 심해지면서 인구는 5000만여 명으로 줄었다.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출산 감소를 방치한 나라 중 부흥한 예가 없다”고 했다.

시오노의 조국 일본이 로마제국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15~2019년 주민이 0명이 되면서 소멸한 마을이 일본에 164곳이나 된다. 멀지 않아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마을도 3622곳에 달한다. 2014년 총리 산하에 관련 기구를 설치하고 국가적 대응에 나섰지만, 합계출산율(가임여성의 평균 출산 자녀수)이 현재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2.1명에 훨씬 못 미치는 1.34명(2021년)에 불과하다.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출산율이 사망률을 웃도는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존재하지 못할 것”이라고 소멸을 경고했다. 그는 “출산율이 늘어나지 않으면 인류 멸망은 막기 어렵다”고도 했다.

머스크의 경고는 이의를 제기할 여지가 없는 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1일 기준으로 일본 인구(1억1550만2000명)는 전년보다 64만4000명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2050년이면 9000만 명대로 급감할 전망이다. 일본은 그래도 우리나라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우리는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1명으로 추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 이하인 곳은 우리뿐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출산율이 이렇게 낮은 수준이면 경제 전반의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며 “그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어제 내놓은 윤 대통령의 취임사에도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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