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1차 내각 인선을 발표하면서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남은 10개 부처 인선 구상이 주목된다. 해수부 장관 후보는 부산 출신의 이연승 전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부산 출신의 조승환 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충남 출신의 우예종 전 부산항만공사 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해수부 장관은 해운재건 사업을 공고히 하고 ‘신 해양강국 재도약’이라는 비전을 수행할 인사가 적임자이다. 또한 해양수산업계를 잘 이해하고 북항을 비롯한 항만재개발 사업 등을 제대로 이끌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 폐지된 해수부는 부산 시민의 노력과 염원으로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부활했다. 부산 시민이 해수부의 역할을 두고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이유다. 시민의 염원과 달리 해수부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수부는 지난해 5월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북항 1단계)’에 딴지 걸기식 감사를 진행해 논란이 됐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느닷없이 ‘트램 차량 비용은 부산시가 부담해야 한다’는 북항 1단계 재개발 제10차 사업계획 변경안을 들고 나와 시와 시민사회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 결국 법제처가 트램차량 비용은 해수부 부담이 옳다는 유권해석을 최근 내렸다. 해수부의 독선적인 태도로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 완료 시기가 예정보다 2년 이상 늦춰지게 됐다.

해수부의 이 같은 행위의 최종 책임은 문성혁 현 장관에게 있다. 문 장관은 해수부 역대 최장수(3년1개월) 기록을 가지고 있으나 재임 기간 성과엔 박한 평가가 많다. 정부 부처 수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새 해수부 장관은 해양수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해수부 관료들은 해양수산 감독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부산시, 부산항만공사(BPA)와 소모적인 논쟁을 벌였다. 지난해 북항 1단계 감사도 재개발 이익 환원을 주장하는 시의 입김에서 벗어나 해수부가 사업 주도권을 가지려 기획했다는 말이 나왔다. 북항재개발 1단계 과정에서 시민이 받은 고통이 크지만 개발이익은 지역사회에 환원되지 않고 기획재정부로 환수되고 있다.

시는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해양개발 및 관리 권한을 이양받으려고 노력했으나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이때문에 정권교체기에 시민단체들은 부산이 실질적인 해양수도가 되려면 제도적, 법적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해양특별자치시로 지정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각종 규제로 부두임대사업자로 전락한 BPA가 글로벌 항만들과 경쟁을 하려면 정부산하기관이 아닌 주식회사형 공기업이나 시 공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새 해수부 장관은 이런 시민의 염원에 귀를 기울여 해양·수산·항만 권한을 지역에 이양해 부산이 명실상부한 해양수도가 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