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은 제66주년 신문의 날이다. 필자는 이날이 오면 두가지 말이 생각난다.

“이 늙은이가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고기 없는 소에서 물을 퍼내는 수고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흙덩이를 좇는 개가 되지 말고, 흙덩이를 던지는 놈을 물어뜯는 사자가 되십시오.” (故 조오현 스님, 2002년 한국기자협회 창립 38주년 축하 말씀)

“카자흐스탄 기자들 사이에선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한 줄의 진실을 찾기 위해 사흘 밤낮을 걸었다’ 바로 이겁니다.” (2002년 11월 제1회 재외동포기자대회에 참석한 카자흐스탄 ‘고려일보’ 김성조 당시 편집국장이 청와대 간담회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건배사 제의를 받고)

20년 흐른 지금, 우리 모습을 되돌아본다. 흙덩이를 좇는 개는 아닌지, 사흘 밤낮은커녕 진실이란 단어와 담을 쌓고 있지는 않은지?

지난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언론의 현실을 속속들이 들여봤는지, 아니면 향후 5년간 그와 같은 관계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는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다. 앞으로 민심을 가장 정확히 읽는 언론 가까이에서 제언도, 쓴소리도 경청하겠다. 언론의 자유는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큰 동력이며 권력이 부패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은 기본이고 국가와 사회의 중요 자산인 다양성 확보에도 언론의 자유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 신문인들이 평소 갖고 있던 희망과 역할을 윤 당선인이 대신 밝혀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윤 당선인이 자신의 신문관 또는 언론관을 임기 내내 지켜주길 바란다.

신문의 날은 1896년 독립신문의 창간일을 기념해 1957년 처음 제정됐다. 독립신문은 “편벽하지 아니한 고로 무슨 당에도 상관이 없고 상하 귀천을 달리 대접하지 아니한다”고 창간사에서 밝혔다. 126년의 세월이 흘러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변하고 사람이 달라져도 신문은 신문이고 언론은 언론이다.

필자는 다시 태어나도 기자를 할 것이다. 기자는 내게 직업이기보다 소명(召命)에 가깝다. 누구 못지않게 기자의 일을 사랑하고 존중한다.

하여 세계가 한국의 문화·예술 분야 K드라마 K팝 K무비 등을 주목하듯 K미디어가 세계언론의 롤모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늘 간직하고 있다.

1947년 ‘산업신문’으로 창간해 1950년 ‘국제신보’, 1977년 오늘의 ‘국제신문’으로 제호를 변경하면서 발전·성숙해온 국제신문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컬’을 이끌어갈 길은 신문의 본질과 본령, 즉 객관적인 사실에 바탕해 공정하고 균형 있게 보도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필자는 굳게 믿는다.

신문은 하루하루 승부가 나는 단거리 경주인 동시에 호흡과 속도 조절이 요구되는 마라톤과 같다. 100리 길 외로이 달리는 마라토너가 바로 신문인이다. 이제 그들에게 ‘기레기’라고 손가락질하는 대신 그들의 역할과 사명을 이해하고 존중해주길 바란다. 신문인들만큼 책임감을 지닌 직업인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부산시민의 염원 ‘2030엑스포’ 유치에 앞장서는 국제신문과 독자들께 응원과 함께 분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