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0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조직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르면 이번 주 정부조직법의 기본 틀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이후 진행할 국정 운영 방안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골자로 정부조직이 큰 폭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됐지만, 여소야대 국회 지형을 고려해 정권 초기의 여야 간 소모적인 정쟁을 줄이기 위해 소폭 개편에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교육부가 과학기술부처로 통폐합되고, 과학기술부총리까지 신설되는 안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직속 민관 합동 과학기술위원회 출범’을 약속했으며,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후보 시절 ‘과학기술부총리 신설’을 공약했다. 그만큼 과학기술 부문의 비중이 새 정부 내에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다음 정부가 과학기술 분야에 쏟는 관심이 지대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역균형발전과 자치분권 차원에서 정부 주도로 이뤄졌던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 분야가 경제와 사회 전반에 끼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늘어나는 현실에서 당연히 지역에서도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여기서 시대착오적인 수도권 일극주의가 과학기술 정책을 또다시 지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역에서도 중앙 종속을 거부하고 스스로 과학기술 역량을 키우고 끊임없이 혁신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지역과학기술발전 정책까지 구체적으로 마련해 실행할 수 있는 능력도 겸비해야 하겠다.
하지만 과학기술발전 정책을 지역 자체적으로 주도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를 안고 있어 문제다. 2020년 기준으로 부산시의 R&D(연구개발) 예산구조를 살펴본다면 열악한 지역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당시 공공 부문 R&D 예산 1조473억 원 가운데 부산시가 자체 기획과 권한으로 쓸 수 있는 돈은 165억 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대부분은 시가 관여할 수 없는 중앙정부 예산이었고, 시는 국비에 매칭된 일부만 부담했다. 결국 허울만 지역 발전을 내세웠지 사실은 중앙의 하청에 지나지 않는 구조였던 셈이다. 비단 부산에만 국한된 한계 상황이 아니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 분야의 조화로운 지역균형발전을 유도하는 토대가 될 수도 있는 다양성마저 실종됐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과학기술 발전으로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랐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오랜 기간 지속된 중앙정부 중심의 정책 패러다임에 변화를 줘야 할 때다. 이를 거부할 경우 시시각각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세계 흐름에 뒤쳐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점에서 부산이 혁신의 주체가 돼 다채로운 과학기술 발전을 이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시대 화두인 지역균형발전의 바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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