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으로 인구 및 경제력 집중이 심해졌다는 소식이 또 들려 온다. 부산 인구는 1990년 380만 명에서 2021년 331만 명으로 줄어들었고 우리나라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8.9%에서 6.4%로 2.5%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수도권 인구는 1990년 1834만 명에서 2021년 2605만 명으로 증가했고,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2.8%에서 50.3%로 7.5% 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내총생산(GRDP)도 부산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의 7.0%에서 2020년 4.7%로 하락했으나 수도권은 같은 기간 47.3%에서 52.5%로 높아졌다.

정부는 1990년대부터 수도권 집중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아직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산이 구조적 경제문제를 극복해 앞으로도 계속 생존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행정·생활·경제·문화 공동체로 묶는 부울경 특별연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일정한 규모의 생산 및 소비 시장을 확보하고 정책 및 예산의 자율성을 증대시키면서 부산의 금융 및 서비스업과 울산과 경남의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의 산업이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만도시로서 명실상부한 국제적 운송 및 물류 중심지로 기반을 잡는데 필요한 인프라의 조성을 이른 시일 내에 완성해야 한다. 부산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24시간 운영 가능한 가덕신공항, 광역철도망 등을 연결하는 트라이포트와 배후물류단지 등이 조속히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생산, 고용 및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높은 2030 세계엑스포를 유치하고 경제발전의 모멘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실질적이고 선제적인 대응 역시 시급하다. 해양금융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선박항해 부문만 보더라도 2050년 국제해운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로 감축하기 위한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의 시행이 내년 초로 예정되어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기술·연료의 연구 및 개발, 상용화, 제도 마련 및 생태계 조성 등이 부울경 메가시티의 시스템 내에서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이루어지면서 디지털 금융의 발전 정도가 금융산업 선진화의 척도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디지털 전환이 금융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여 새로운 기술 기반의 서비스, 상품 등의 도입이 가져다줄 이익과 수반되는 위험 문제점 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금융혁신 테스트 센터를 부산의 중심에 설치하고, 기술개발 창업 등을 통한 디지털 혁신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고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관심이 있는 인력의 유치, 향후 핀테크 분야를 주도할 마이데이터, 대체불가능토큰(NFT), 후불결제시장 등에 대한 적극적 육성 등도 중요한 과제다. 이를 통해 자본과 인재가 집약된 미래 디지털 플랫폼의 국제금융중심지로 부울경 메가시티를 키워나가야 한다.

앞서 언급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지역균형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조달이 필요한 데 이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이다. 민간과 중앙 및 지방 정부가 머리를 맞대 치밀하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금융 수요의 성격에 따라 국내 정책 및 민간 금융기관과 외국 금융기관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물류 중심지 관련 인프라 구축을 통한 성장동력의 확보, 친환경 금융, 디지털 금융 등의 발전을 통한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금융이 한 단계 높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후변화 대응, 국제금융중심지로서의 발전 등은 예측 가능한 시기에 결과가 도출되거나 쉽게 성취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정부정책과 소속 구성원의 변화하려는 적극적 의지와 혁신 노력 등이 조화를 이루고, 여건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때에만 희망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부산이 국제적인 금융중심지로서 발전하고 부울경 지역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축의 하나로 자리매김하는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