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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의 세상현미경]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  |   입력 : 2022-03-03 19:04:1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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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는 두 나라의 오랜 갈등에 있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으로부터 독립하기 이전부터 앙숙이었다. 스탈린 통치 시절 우크라이나는 소련의 식량기지로 착취를 당했고 이로 인해 식량부족에 빠지면서 국민의 3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서유럽 가스 수출 통관지대라는 것도 갈등을 키웠다. 두 나라는 가스통관 수수료 문제로 다퉜다.

2008년 조지아와 러시아 간 전쟁도 원인이다. 조지아는 1917년 러시아 제국이 무너지며 독립했다. 그런데 조지아의 영토였던 남오세티야가 독립을 선언하자 러시아가 이들을 지원했고 미국은 조지아를 지원했다. 조지아-러시아 전쟁이 일어났고 러시아가 이겼다. 이후 조지아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추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조지아 사태와 유사하다.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지역은 친러시아 반군이 활동하는 곳으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추진했다. 푸틴의 입장에서 보면 러시아가 나토군과 부딪힐 위험이 커짐을 의미한다. 푸틴의 옛 소련제국 건설 야망도 한몫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중국이 흥분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며칠 전 중국 함정은 호주 해상초계기에 레이저를 발사했다. 이를 통해 호주 조종사를 상해할 목적이었다고 호주는 주장했다. 러시아 침공 당일 중국은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전투기를 투입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자 중국 관영매체는 “북극곰 힘내라” “중국도 대만을 무력통일해야 한다”는 표현을 쏟아냈다. 중국의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군사력이 강한 대국에 소국이 대들면 우크라이나처럼 된다”는 악의적 표현이 등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첫째, 서방의 제재 위력을 살펴보고 있다. 전쟁이 나자 미국과 유럽은 즉각 제재에 나섰다. 하지만 러시아 역시 철저히 준비했다. 크름(크림)반도 병합 시 경제제재로부터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일단 외환보유고를 6310억 달러로 대폭 늘렸다. 외환보유고 중 달러 비중 역시 줄였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병합 때와 비교하면 47%에서 16%로 줄였다. 달러 결제 비중도 80% 수준에서 50%로 줄였다. 이 모든 것을 중국이 쳐다보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자신들은 미국과 서방의 제재를 받으며 내성을 키웠다. 외환보유고는 3조 달러가 넘어 러시아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 자신들이 더 준비돼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둘째,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살펴보고 있다. 만일 러시아가 속전속결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한다면 대만 침공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중국은 대만 침공 시 본토 미군이 대만에 오는 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시간 내 대만을 점령할 수 있으면 이후 미국과의 협상은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셋째, 한반도 문제를 계산하고 있다. 지금 북한은 핵무기를 제외하면 스스로 서기도 버거운 상태다. 이대로 가면 흡수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에는 악몽이다. 그래서 적당한 이유를 만들어 북한 일부를 점령하거나 독립국이 아닌 중국의 위성국가로 만들 계획을 짜고 있을 것이다.

물론 중국의 이런 생각은 오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서방세계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도가 매우 강하다. 시간이 갈수록 러시아의 경제상황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 루블화는 국제적으로는 휴지다. 러시아 국민의 경제적 동요도 심각하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4일이면 점령할 것 같았던 우크라이나가 똘똘 뭉쳐 결사항전하고 있다. 북한에 변고가 발생해도 중국군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서 보듯 한 국가를 침략하는 행위에 대한 전 세계의 저항이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오판한다면 중국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가 미국 주도의 제재에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성이 낮아서다. 미국과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첨단 부품 수출통제가 포함돼 있지만 주로 금융제재에 의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러시아의 가스와 석유수출을 막으면 효과는 극대화된다. 이것은 국제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도 크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미국 일본 한국 유럽에 대한 수출 비중이 매우 높다. 엄청난 무역흑자도 미국에서 얻고 있다. 서방세계에 대한 첨단 부품이나 장비의존도도 매우 높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대만 침공, 더 나아가 북한점령으로 제재를 받게 되면 파멸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시하고 준비해야 한다.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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